하느님의 목소리
김우중 신부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저는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편입니다.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를 사귀고 취미생활에 몰두하고 때론 여행을 떠나고 일에 매진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날에는 친구가 옆에 있는데도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즐겁게 해오던 일을 하는데도 외로웠습니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면서 홀로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것이 아마 제가 수도사제로 살아가기를 선택한 동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외로움을 흔히 ‘존재론적 외로움’ 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외로움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것은 하느님만이 채워주실 수 있습니다.
만약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하느님이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이미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외로움이라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돌고 돌아 결국 하느님을 찾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 여정의 끝에 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여전히 찾아 헤매며 하느님이 아닌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려 합니다.
하지만 외로움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외로울 때 더욱더 당신을 찾으라는 하느님의 부르심 같아서입니다.
저에게 외로움이란 당신에게서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입니다.
* 외로울 때 가장 먼저 무엇을 찾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