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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난다

작성자너나들이|작성시간24.05.11|조회수136 목록 댓글 4
(수필 : 2024-5-10)


일주일이 두 번씩 만난다 >


정영인-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는 친구들 모임이 있다월요일과 목요일에 만나서 월목회(月木會)’ 라 이름 지었다고정적으로 대개 6~7명은 나온다대학 동창에 주로 교사 출신들이다나이는 팔십 줄이다역사는 17년쯤 되었다.
우리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대단한 인연이라고 생각을 한다일주일에 두 번 만난다고 다른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한다하기야 형제지간에도 일 년에 서너 번 만나는 경우가 고작일 것이다.
전철역에서 만나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커피 봉사하는 친구가 있어 커피 한 잔하며 담소한다겨울에는 뜨거운 커피여름에는 냉커피를 가져오기도 한다늘 소소한 간식거리를 늘 가져오는 친구도 있다.


월요일 모임은 완전히 자기가 먹을 만큼 자기 부담이다밥값은 6,000소주 한 병이면 4,000원 도합 10,000원을 내야 한다목요일은 돌려가며 낸다월요일 모임은 들쑥날쑥 하지만 목요일 모임은 고정적이다대개 쌈직한 한식 뷔페를 이용한다그래서 단골 식당이 생겼다특별한 경우에는 중식당냉면집양평집순댓국집도 간다대개 만원의 행복에 머문다.
이젠 시세대로 더치페이가보시키갹출(醵出)이 대부분이다어떤 모임은 술을 안 먹는 친구에게는 만 원 정도 깎아준다고 한다갈수록 야박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더치페이하기 때문에 네 명이 먹어도 카드는 네 명이 들이미는 세상이다.




시절인연이다.
법정 스님은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고 하였다또 맺은 인연은 소중히 지키라고 하였다전에는 마당발 인연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함부로 인연을 맺지 않고 골라하는 인연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모임은 학창시절에 맺어진 시절인연이다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는 인연을 맺기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는 제2의 자신이다라고 했다그 사람의 친구들을 보면 그 사람의 면면을 엿볼 수가 있다.


따라서 우정(友情)“이라는 말은 쉽고도 어려운 말이 아닌가 한다알량한 우정 때문에 축의금 저울질 때문에 파탄 나기도 한다우정이라는 믿음 때문에 친구 보증으로 우정도 집안도 풍비박산 나는 경우를 흔히 보기도 한다우정은 그 말대로 (Friend Ship) 배와 같다우정이라는 배가 잘못 저어가면 산 위로 올라가거나 침몰할 수도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정에 대하여 과도한 기대과도한 부담과도한 요구는 금물이라고 생각을 한다우정의 사이도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또 우정을 담보로 빌미를 삼거나우정을 위하여 노력하여도 안 되면 내려놓아야 한다우정에도 금도(襟度)가 있어야 한다.
우정은 끼리끼리이기 때문에 유유상종(類類相從)이다그래서 친구는 제2의 자신이라고 하나 보다우정은 오래 사귀어 보아야 단단해지고 성숙해진다진정한 친구는 알아주는 이 없어도 상대방이 잘 되기를 바라는 그런 사람이다서로 다르면서 오랫동안 사귀어 가면서 동등한 관계로 태어나는 것이다.




오늘도 모여서 웃음꽃이 핀다집안에서는 별로 웃을 일이 없는데 여기서는 자마다 웃는다커피를 늘 준비해오는 친구사소한 간식거리를 늘 가져오는 친구도 있고 새로운 스마트 폰 사용법을 알아 가르쳐주는 친구도 있다좋은 노래를 골라 앱으로 연결해주는 친구도 있다사람이 술을 부르고 술이 사람을 부른다고 한 잔 술이 오고가기도 한다학교 동창이지만 별로 교유가 없다가 일주일에 두 번 만나 새로운 친구를 알게 되는 새로운 인연을 맺기도 한다.


가끔 가다가 자기 위주로 생각하여 삐그덕거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잘 굴러간다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모일 때도 있으니 말이다어찌 보면 우정도 당연한 것이 아니라 필요해서 모이는 것이 아닌가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한 발 다가서거나 한 발 물러선 그런 사소한 배려가 필요하다.




오늘고 우리는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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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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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걸레 | 작성시간 24.05.12 부럽습니다,
    건강하셔야 인연도 이어갈수있는것,행복하셔야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너나들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4 다 시절인연이지요. 사회 나와서 친구 사귀기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만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 작성자마이클 | 작성시간 24.05.13 저희도 일주일에 두번 만남니다. 고교동창
    수. 토
    오래 되니 경비 갹출에도 노하우가 쌓입니다.
    그래도 중요한 건 만남이지요.
    예의, 배려가 모임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인 듯 하더군요.
  • 답댓글 작성자너나들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4 대단하시군요. 저희들 같이 일주일에 두 번이나 만난다니ᆢᆢ그래서 그런지 한 주일 건너 뛰면 궁금증이 생기곤 합니다.
    더구나 고교 둥창생이 만난다니 말입니다. 말씀처럼 서로가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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