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의 정서情緖
錦城/김종순
빗물은 누리의 빗장을 풀려 하지 않는다
한 방울마저 잎새를 고독으로 옭아맸기에,
소리에는 움트는 섭리燮理가 있다
날개를 접은 빗방울이 입 맞추는 짓이다
귀 기울이는 풀 벌레면 어떠하랴
강줄기를 풀고 떠나는 한 겹의 나뭇잎
속삭임이 밀어蜜語인지 눈물방울 소리인지
백 년을 닮아 영혼까지 적신다는 것,
빗소리에 안기는 지긋한 정서情緖였다
우산을 펼쳐 든 내 안에 너,
그 위를 적시는
한 방울마저 앙상블(ensemble)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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