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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멋진 글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 김화영 역]

작성자didimdol33|작성시간20.12.18|조회수137 목록 댓글 0

70p

그녀의 삶은 마치 햇빛받이 창이 북쪽으로 나 있는 지붕 밑 골방처럼 냉랭했고

소리 없는 거미와도 같은 권태가 그녀의 마음 구석구석의 그늘 속에

거미줄을 치고 있었다.

 

148p

연애란 요란한 번개와 천둥과 더불어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에서 인간이 사는 땅 위로 떨어져 인생을 뒤집어엎고

인간의 의지를 나뭇잎인 양 뿌리째 뽑아버리며

마음을 송두리째 심연 속으로 몰고 가는 태풍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316p

너그러움만이 인간의 마음을 종교로 인도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468p

신부는 천주께서 불쌍히 여기소서와 용서하여 주옵소서의 기도를 올리고 나서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성유에 적셔서 종부성사를 시작했다.

 

우선 지상의 모든 영화를 그토록 갈망했던 두 눈에,

다음에는 따뜻한 미풍과 사랑의 냄새를 그토록 좋아했던 콧구멍에,

다음에는 거짓을 말하기 위해 벌어지고 오만에 전율하여 음란한 쾌락에 울부짖던 입에,

다음으로는 기분 좋은 감촉을 즐기던 두 손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그토록 빨리 달렸건만

이제는 이미 걸어다니지도 못할 발바닥에 성유를 발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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