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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창곡(愛唱曲) 변천사(變遷史)♬ -이지민-

작성자2천사|작성시간23.01.03|조회수80 목록 댓글 1

 

 

아침부터 날씨가 맑지도 흐리지도 않은 것이 영 시원찮다. 날씨 탓일까. 나도 힘이 빠진다.

그런데 길가 레코드 가게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귀와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짜짜라 짜라라라 짜짜짜~~’

더욱이 요즈음 내가 즐겨 듣고, 노래방 가면 0순위 곡이 아니던가? 아싸!

나도 가사를 따라하며 우울 모드에서 밝음 모드로 급전환 시켰다. 레코드 가게 앞에 가서 윙크 한 방 쏘며 고마워!” 라고 인사말도 빼놓지 않았다. 기분은 마음 먹기에 달렸음을 한 번 더 느끼면서.

애창곡(愛唱曲)이라 함은 특별히 좋아해서 즐겨 부르는 노래를 이른다.

나의 애창곡(愛唱曲) 변천사(變遷史)는 이렇게 시작된다.

여중생 시절 교통 사고로 병원에서 물리 치료를 받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기는 해야겠고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은 마음먹은 대로 따라주지 않으니 눈물이 내 그러렁 그러렁흘러내렸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울음이 날 때마다 내 머리를 친 그 노래, ‘Q’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사실 지금 와 말하지만 노래는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해놓고 수도꼭지에 물이 나오듯 참 많이도 울었다. 오죽 했으면 어머니가 니는 너거 엄마 죽어도 그래 섧게 울어댈까?”하고 놀려대기도 했으니.

병원에서 힘든 운동과 치료만 받고 친구들과 뛰어놀지도 못하고 책도 못 읽으니 외로워서 불렀던 노래가 있었다. ‘만화 캔디의 들장미소녀 캔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내 이름은 지민(원래 가사는 캔디인데 나는 지민이니 바꿔 부름)”이라며 불러댔다.

내가 즐겨 부른 건 아니지만 어머니가 병실에 혼자(1인실에 있었음) 있는 딸이 안돼 보였던지 홍난파가 작곡한 봉선화’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강수 오빠가 당시 유행하던 가요 테이프를 사주었는데 노랫말이 재미있어 즐겨불렀다. ‘희망사항’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라는 노래를 즐겨 불렀다.

퇴원하여 학교에 어렵게 복학했다.

체육 시간에 밖에서 뛰어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워 “~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며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 파란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나도 따라가고 싶어라는 새들처럼이라는 노래로 위로했다.

그렇게 공부와 치료와 운동을 하면서, 때때로는 힘들어 내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그럴 때 스스로를 위로하고 힘을 주고 싶어 나는 문제없어’ “너무 힘들고 외로워도 그건 연습일 뿐이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없어나는 숱하게 넘어졌기 때문에 넘어져도 일어날 거야 나는 문제없어 아자아자라고 노랫말을 바꾸어 불렀다.

최근에는 가사가 희망적이고 힘을 실어주는 노래가 내 귀를 살짝 노크하였다. ‘어이’ “~ 삐까뻔쩍 잘 살아보자(어이)~”

 

나의 애창곡들은 시절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밝고 즐거운 노래들이다그런 만큼 내 삶도 슬픔과 절망이 아니라 희망차고 밝고 즐거웠다.

말이 씨된다는 말이 있듯이, 노래는 말보다 더 쉽게 따라하게 되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를 즐겁고 웃게 만들어 준 내 애창곡들에게, 그 노래를 부른 가수들에게, 좋아하며 따라 부른 나에게도 감사하다.

얼쑤, 지화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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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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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민환 | 작성시간 23.11.30 세상에,
    많은 나날을 울며불며 몸부림치고
    세상을 비관하였었지요.
    울지 않았다면 사람이 아닙니다.
    잘 참아내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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