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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니다

이지민 하느님 권한 대행 -이지민

작성자2천사|작성시간23.01.12|조회수99 목록 댓글 1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나는 안경을 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안경을 끼면 네 개의 눈이 된다. 하지만 나는 사고로 한 눈을 잃어 안경을 껴야 겨우 두 개의 눈이 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안경을 끼지 않으면 당달봉사다.

목욕탕에서는 어정쩡한 하나의 눈 뿐이니, 다닐 때도 조심조심한다.

특별히 욕탕에 들어갈 때에는 ‘20분 반신욕을 꼭 하기 때문에 시간을 보아야 한다.

오늘도 눈이 어두침침하니, 옆에 앉아 있는 얼굴이 사뭇 곱상한 아주머니께 여쭈어 본다.

언니! 미안합니다. 제 눈이 좀 시원찮아 그럽니다. 지금 시간이 몇 분이 에요?”

버릇 없는 말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릇 제가 실례를 좀 해도 될까예?”

내 말에 아주머니는 사뭇 긴장된 표정이 역력하다. 나는 말도 하기 앞서 일을 저지르지 말까 잠깐 고민한다. 상대방이, 그것도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이 실례되고 버릇 없게 말한다는데 긴장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개별적인 태도가 아니라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남 생각을 할 줄 모르는 내 밖에 모르는 매우 이기적인 사람이다.

언니! 언니는 얼굴도 참 예쁜데다가 마음은 더 예쁜걸요. 하나도 가지지 못한 저를 본다면 하나도 아닌 두 개나 가진 언니는 욕심쟁이!”

내가 충격적인 이 말을 하기 전의 아주머니의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다.

대표적인 실례 하나만 들었을 뿐이지, ‘라는 사람의 이러한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하루에도 천사 대여섯 명은 나온다. 내가 만난, 바라본 모든 사람이 천사는 아닐진대, 만나거나 바라본 사람의 열에 아홉은 천사이다.

요즘 정국이 시끄러워 대통령 권한 대행이라는 말을 뉴스에서 자주 듣는다. 그래서 나도 이 문구 좀 따라해본다. 말이 되거나 말거나.

이지민 하느님 권한 대행”.

천사라고 명명하는 분은 저 위에 계신 하느님이다. 그런데 내가 버릇 없지만, 하느님 바쁘시다고 허락도 받지 않고 하느님 일 하나를 뺏들어 하고 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제대로 염치 없다

아무리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도 그렇지 하느님 일까지 탐을 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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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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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민환 | 작성시간 23.12.01 우리들의 육체에 필요하지 않은 곳이 한군데도 없어요.
    눈,
    귀,
    팔,
    다리,
    오두 다 소중합니다.
    얼마나 불편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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