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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우리에게 오시는 참 그리스도의 모습(대림 제3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6.12.11|조회수129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우리에게 오시는 참 그리스도의 모습(대림 제3주일)


복음 마태 11,2-11

그때에 2 요한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3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 5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6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7 그들이 떠나가자 예수님께서 요한을 두고 군중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8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고운 옷을 걸친 자들은 왕궁에 있다. 9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10 그는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 사람이다. ‘보라, 내가 네 앞에 나의 사자를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1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세례자 요한은 가장 강력한 선지자이십니다. 그분은 어떠한 힘과 권력에도 굴하지 않으셨고 단지 진실만을 보고 그 진실의 전달에만 충실하였습니다. 헤로데 왕이 의붓형의 아내를 빼앗고 아내로 맞이하는 부도덕한 행위를 맹렬히 공격하였기에 그는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예수님의 모습에 당황하여 끝내는 제자를 보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마태 11,3)

세례자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길을 열어 놓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분을 의심하게 되었을까요? 바로 이것이 세례자 요한의 나약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옥에 갇힌 고통스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믿음에 대한 의지가 흔들렸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느낀 당혹감은 다음에 기인했을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세례자 요한 자신이 선포했던 그리스도와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유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스도는 매우 위엄 있고 인류를 심판하러 오신다’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 속에 던져진다.’(마태 3,10)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하시어, 알곡은 곳간에 모아 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마태 3,12)

그의 말에 사람들을 공포스러워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장엄하지도, 권위를 드러내지도 않고 너무나 인자하신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이사 42,3)

그리스도는 심판하러 오실 것이라 선포하였지만 참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병자를 치료하고 죄인을 용서해 주기 위해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요한 12,47)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마태 9, 12)

이러한 그였기에 예수님의 모습에 의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세례자 요한은 감옥에서 죽음의 극한 상황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절망을 느꼈고 아마 그 동안 자신이 했던 모든 것이 실패했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의로움을 전파했건만 불의를 겪고 있고, 구원의 은혜를 전파했기에 포로가 되었습니다. 열정과 희망은 모두 타버려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자문하는 그의 말에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왜 그리스도께서는 나를 구하러 오지 않으십니까?

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사자인 저를 감옥에서 죽게 하시는지요?

왜 그리스도께서는 저를 경멸과 조롱을 받게 하십니까?

이사야의 말은 그에게 기대감을 부풀게 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죄인들을 해방시켜 줄 것입니다”

그러나 기다리고 기다려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온갖 폭행과 고통을 겪고 끝내 죽음을 목전에 둔 절망 속에서 그분은 그리스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을 것입니다. 의심이 그의 영혼을 흔들자 자신이 믿고 갔던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의심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제자들을 보내 직접 여쭤보게 되었습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마태11,3)

너무나 대담한 질문이지만 자신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직접적인 대답 대신 세례자 요한에게 이렇게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마태11,5)

즉 이사야의 회개의 말을 다시 새기고 그리스도의 모습에 대해 새롭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아니라 모든 인간과 같이 작은 씨앗으로 태어나신 아주 작은 어린양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호화로운 궁전의 왕이 아니라 외딴 마을에 살고 있는 가난한 목수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불과 같은 판결을 하는 판사가 아니라 죄인을 용서하고 나약한 사람들의 짐을 덜어주고 위안을 주고 상처를 치유하는 의사와 같은 분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왕의 화려한 승리의 행렬처럼 오신 것이 아니라 오래되고 친근한 친구처럼 조용하게 다가오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자와 권력자들을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하고 나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오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참 그리스도의 모습을 알려주셨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주님의 모습을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만일 교회가 나의 본질 그대로의 모습을 바란다면 어떠한 권력도, 돈도, 거짓도 없는 가장 소박한 교회를 세워라. 그리고 그 교회에 나의 모습인 겸손과 가난, 소박함과 사랑을 그대로 옮겨 놓아라. 나의 길을 따르고자 한다면, 권력을 피하고, 돈을 두려워하고 허영의 습관을 버려라.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일을 즐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언제나 가난한 사람 곁에 머무르며 모든 것의 시작은 사랑으로 시작해야 한다. 사랑만이 세계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주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천지가 진동하듯이 오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기적 속에 오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화려한 승리자의 모습으로 오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어떠한 위엄과 권력으로 오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아주 조용히 그리고 아주 작게 오시지만 따뜻하고 온화한 모습으로 오십니다. 주님께서는 단지 우리의 무거운 짐을 덜어 줄 두 손만을 가지고 오십니다. 주님께서는 자비의 눈빛으로 오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위안의 미소로 오실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아주 잠시 왔다 가실 것입니다.

어디에든 사랑의 표징이 있는 곳은 주님의 모습이 새겨진 곳입니다. 그러므로 깨어서 기다려야 합니다.

주님, 이번 성탄절에 저희가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주님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세례자 요한의 메시지는 무엇 입니까 ?

2. 세레자 요한의 메시지 중 지금 내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

3. 회개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절박함과 철저한 자기 반성입니다. 나의 회개는 어떠합니까 ?

4. 절제와 회개, 기도 속에서 통한 영적인 기쁨을 느껴 보았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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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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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강민주(요안나) | 작성시간 16.12.11 늘 부끄러운 질문에 드릴말씀이 없어 오늘도 아멘입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16.12.12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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