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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하느님의 어린양(연중 제2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7.01.15|조회수156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하느님의 어린양(연중 제2주일)


복음 요한 1,29-34

그때에 29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 쪽으로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30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하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 31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준 것은, 저분께서 이스라엘에 알려지시게 하려는 것이었다.”
32 요한은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33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34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우리는 미사를 드리는 동안‘하느님의 어린 양’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 세례자 요한께서 ‘바로 이러한 분이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라는 것을 정확히 알려줍니다. 성경에서 양은 착하고 인자한 사람들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최후의 심판에 대한 비유에서도 하느님께서는 많은 양떼들 무리 속에서 양과 염소를 가르시어, 양은 오른쪽에, 염소는 왼쪽에 두신다고 하셨습니다.

양이라는 의미에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과월절에 1년 미만의 흠이 없는 좋은 양 한 마리를 바치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것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됨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자신들을 출애굽의 노예로부터 해방시켜주신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출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며 고통스러운 노동을 강요 당하고, 학대 당했으며 심지어는 자신들의 맏아들을 살해해야 하는 고통 속에서 그들은 주님께 간절히 구원을 청했고 끝내 주님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주님께서는 모세를 보내시어 그들이 출애굽에서 탈출하여 약속의 땅으로 오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출애굽을 탈출한 날 밤에 어린 양의 고기를 먹고 그 피를 문에 바르게 하셨습니다. 그날 밤 성령이 내려오셔서 이스라엘 사람들을 고통스런 출애굽의 노예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이른 봄, 과월절이 다가오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과거 조상들을 구해 준 어린양을 생각합니다. 어린양이 죽어야만 자신들이 살 수 있었고 양의 피는 어둡고 긴 겨울로부터 벗어나 밝은 봄을 맞이하게 해 주는 희망입니다. 양의 피는 바로 악랄한 출애굽의 노예에서 벗어나 약속의 땅에서 영원한 자유의 삶을 보장하는 희망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구원의 은총을 받은 과월절은 주님께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신 날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나눈 날도 과월절입니다.

과월절에 인류의 구원을 위해 죽음을 맞이하신 주님께서는 바로 하느님의 어린양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참고 견디시는 착한 어린양이십니다. 스스로 인류를 위한 속죄의 재물이 되신 가장 겸손하신 분이십니다.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의 언어적인 해석입니다.

‘없애다’는 부드러운 표현이지만 원어의 의미를 전달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없애다’는 희랍어로 "airein", 라틴어로는 "tollit"입니다. 그 의미는 자신이 ‘짊어지다, 받아들이다’의 뜻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세상의 모든 죄를 짊어지신 어린양’ 이라고 해야 더 맞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없애다’는 것은 방관의 자세입니다. 주님께서는 방관자가 아니라 인간의 신분을 받아들이셨고 무엇보다 인류의 죄를 직접 받아들이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죄 없으신 그분께서 ‘인류의 모든 죄를 짊어지셨던’ 까닭에 요한에게 세례를 받기 위해 다른 죄지은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시며 자신을 낮추셨던 것입니다. ‘인류의 죄를 짊어지셨기에’죄지은 사람들과 등을 맞대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식사를 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인류의 죄를 짊어지셨기에’ 그분께서는 다른 죄인과 함께 판결을 받고 죽음을 당하는 치욕과 고통을 견디셔야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분께서 우리의 죄를 짊어지셨기에 우리는 용서받았습니다. 그분께서 낮추셨기에 우리는 높여졌습니다. 그분께서 가난해지셨기에 우리는 풍요로와졌습니다. 그분께서 사람의 자녀가 되셨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분께서 나약해지셨기에 우리는 강해졌습니다. 그분께서 굴욕을 당하셨기에 우리는 영광스러워졌습니다. 그분께서 노예가 되셨기에 우리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그분께서 죽음을 받아들이셨기에 우리는 생명을 얻었습니다. 우리들은 기도 중에 ‘주님의 어린양’이라고 부릅니다.

‘주님의 어린양’이라는 말에는 이러한 의미와 의무가 담겨있습니다.

그것은‘심판의 날에 그리스도인은 양으로 가려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의미입니다. 심판의 날에 왕 옆에 앉을 수 있다면 하늘 나라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어린양’에는 많은 의무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주님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양은 어미 양을 따라 겸손하고 인자로운 길로 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어린양은 주님이 드린 미사처럼 나 자신을 바쳐야 합니다. 또한 어린양은 슬픔과 고통, 기쁨을 형제들과 나눌 수 있도록 항상 사랑하고 화합하며 다른 사람의 운명도 짊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 저의 죄를 짊어지신 하느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하느님의 어린양’은 나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2.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3.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의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만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님을 소개한다면 어떤 칭호를 쓰는 것이 합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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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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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허니리니 | 작성시간 17.01.15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별하나☆ | 작성시간 17.01.21 주교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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