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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2015년 7월 5일 연중 제14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5.06.30|조회수351 목록 댓글 5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주님을 맞이 할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2015.07.05)


복음 마르 6,1-6

그때에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가셨는데 제자들도 그분을 따라갔다. 안식일이 되자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많은 이가 듣고는 놀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킬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중국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옥황상제는 어느 날 하늘 아래 세상이 궁금해서 나이 많은 신선을 땅으로 보냈습니다. 신선은 누더기를 걸친 거지로 변장하여 비 오는 추운 거리를 돌아 다니며 먹을 것과 머무를 곳을 구걸하였습니다.

처음 문을 두드린 집은 늑대가 사는 집이었습니다. 늑대가 문을 반쯤 열고 내다보니 누더기를 걸친 늙은 노인네가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늑대는 이빨을 으르렁대며 노인을 위협하자 노인은 놀라 줄행랑을 쳤습니다.

두 번째 집은 여우가 사는 집이었는데 여우도 심한 욕설을 퍼붓고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쫓아냈습니다. 음식은커녕 모멸감만 받고 쫓겨 난 노인은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또 다시 추운 거리를 배회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작은 집의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습니다. 그 집에는 아주 작고 하얀 연약한 토끼가 살고 있었습니다. 토끼는 비에 흠뻑 젖은 노인을 보자 문을 활짝 열고 모시고 들어 와 난로를 켜고 젖은 옷을 말려주었습니다. 노인은 다 죽어가는 소리로 “토끼님,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데 뭐 먹을 것 좀 주겠소?”하고 청하자 토끼가 대답했습니다.

“할아버지, 이번 겨울은 유난히 길어 모아두었던 야채를 모두 다 먹어 버렸어요.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든 제가 먹을 것을 구해 드릴께요”

토끼는 화로에 장작을 더 올려 불을 활활 지폈고 불이 활활 타오르자 그 불더미 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졌습니다. 한 순간 그 작은 집에 구수한 향기가 가득 번졌습니다. 노인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 것입니다.

하늘로 돌아간 신선은 옥황상제에게 이 이야기를 상세히 고했습니다. 옥황상제는 즉시 늑대와 여우, 토끼를 불러들여 늑대와 여우에게는 중벌을 내리고 토끼에게는 달나라에서 신으로 살 수 있는 상을 내렸습니다. 그 때부터 토끼는 달에 살게 되었기에 중국사람들은 달을 “옥토”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만일 늑대와 여우가 누더기를 입은 노인이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인줄 알았다고 해도 그렇게 푸대접을 했을까요? 그들은 옥황상제에게 불려가서야 그 누추한 노인이 바로 신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어 속죄할 기회도, 신이 될 기회도 모두 잃었습니다. 한번 잃은 기회는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나자렛 마을 역시 메시아를 맞이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 사람의 아들이 되어 자신들과 같이 사는 영광을 얻었지만 그들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단지 가난한 목수의 아들이라는 것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메시아를 맞이 할 크나 큰 영광을 잃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그들에게 어떠한 기적도 일으키실 수가 없으셨습니다. 그리고 나자렛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영광을 받을 마지막 기회였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매일 매일 주님을 맞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눈을 가리고 있는 우리는, 어렵고 고통 받는 사람들 속에 함께 하시는 주님을 보지 못하기에 주님을 맞이할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귀를 막고 있는 우리는, 고통 받는 사람들의 통곡의 소리를 듣지 못하기에 주님을 맞이할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는, 세상에서 저질러지는 온갖 불행의 피해자들을 외면하기에 주님을 맞이할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불행은, ‘참회하고 회개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수없이 많은 여러 방법을 통하여 일깨워 주십니다. 때로는 나의 윗사람이 되어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때로는 우리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의 비판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전하십니다. 그리고 때로는 참혹한 사고를 통하여 인류에게 경종을 울리고 계십니다. 오늘도 주님의 경고를 외면하고 있다면 이것이 마지막 기회란 것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나자렛 마을을 버리신 것처럼 우리를 영원히 버리실지도 모릅니다. 만일 이 마지막 기회를 버린다면 내 영혼은 영원히 구원받지 못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맞이할 수 있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믿음은 어둠을 밝혀주어 어둠 속에서 고통 받는 이웃과 함께 계시는 주님을 보게 할 것입니다.

열린 마음, 포용의 마음, 사랑의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사랑이 있을 때만이 내 영혼 깊숙이 울리는 주님의 작고 고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사랑이 있을 때만이 스쳐 지나가는 주님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고단한 일상에 일그러져 알아볼 수 없는 주님의 모습까지도 볼 수 있게 하여줍니다.




성 안드레아 김 대건 신부님이야말로 주님을 맞이하고 주님의 사랑에 응답할 어떤 기회도 져버리지 않으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주님을 맞이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당신의 영혼을 항상 열어 놓으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주님의 자녀가 되고자 열심히 세례를 청하셨습니다. 박해 시대에 주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더구나 사제가 된다는 것은 죽음까지도 견뎌야 함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을 따르고 다른 사람들을 주님의 자녀로 인도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을 인내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감옥에서의 모든 시간들을 교우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서한을 쓰고, 끊임없는 기도를 봉헌하면서 주님을 증거하는 기회로 삼으셨습니다.

더구나 죽음을 앞둔 공포의 순간마저도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죽음을 조롱하고 지켜보려 모인 가엾은 군중들에게 주님의 사랑과 참 행복을 일깨워 주는 데 사용하셨습니다.

“나의 마지막 시간이 다다랐으니 나의 말을 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외국인과 교제한 것은 다만 나의 종교를 위해서이고 나의 주님을 위해서입니다. 내가 죽는 것은 그분을 위해서입니다. 이제 영원한 생명이 시작되려 합니다. 여러분도 죽은 후에 행복하려면 천주를 믿으십시오. 천주께서는 당신을 알고도 공경하지 않는 자를 영원한 불로 벌하십니다.”

우리도 주님의 영광을 드높이고 주님을 맞이 할 기회를 잃지 않으신 성 김대건 신부님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 저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언제나 깨어 있게 하여주소서. 아멘.


베트남 하노이 대교구, 써끼엔 순교성지입니다. 이곳은 박해시대 인근에서 순교하신 수백 분의 유해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현재 순교성지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그 사람의 배경과 학식입니까? 아니면 그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보고 판단합니까?

2. 주님을 맞이 할 기회가 있었습니까? 왜 그 기회를 잃었습니까?

3. 주님을 맞이 할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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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별하나☆ | 작성시간 15.06.30 있을 때만이 내 영혼 깊숙이 울리는 주님의 작고 고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멘. 주교님 사랑합니다.
  • 작성자saigon | 작성시간 15.07.01 주교님의 묵상글 잘 읽었습니다...주교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소백산 | 작성시간 15.07.04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함을 느낌니다. 주교님 감사 합니다>
  • 작성자솔~♣ | 작성시간 15.07.05 '때로는 우리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의 비판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전하십니다.' 아멘!
  • 작성자potpot | 작성시간 15.07.05 아멘 ~
    주님을 만났지만, 잘 모르게 지났고.. 주님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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