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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우리가 가야 하는 길(연중 제19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7.08.13|조회수189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우리가 가야 하는 길(연중 제19주일)


복음 마태 14,22-33

군중이 배불리 먹은 다음, 22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23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24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25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26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27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28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29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30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 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31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2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33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빵과 물고기의 기적을 베푸신 후 제자들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도록 하시고 당신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밤새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하신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왜 제자들만 따로 강으로 보내셨을까요? 기적으로 군중의 마음과 신뢰를 얻고 권위를 드높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보내시고 당신 혼자만 떠나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이 부분에 대해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에는 없지만 요한 복음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요한 6,14-15)

예수님의 선택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왕위에 오르신 후 세상 곳곳을 자유롭게 다니시고 기적을 베푸시어 세상 모든 사람을 배불리 먹이신다면 사람들로부터 존경도 받고 편안하실 텐데 왜 그리하시지 않으셨을까요? 만일 그리하셨다면 기적을 본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주님을 따르게 될 것이고 세상은 결국 주님의 것이 될 텐데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많은 고통을 받으시며 복음을 전파하지 않아도 되셨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의 길은 우리 인간의 길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길은 교만의 길이지만 주님의 길은 겸손의 길입니다. 사람들은 출세를 위하여 노력하지만 주님께서는 당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십니다. 사람들은 주님처럼 성령이 되기를 갈망하지만 주님께서는 당신이 성령이란 것조차 잊으시고 평범한 사람이 되고자 하셨습니다. 심지어 비천한 사람의 신분이 되어 죄인으로 사셨습니다.

세상은 내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낮아져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류를 당신의 아들로 높여주기 위해 스스로 비천한 사람이 되셨습니다.

같은 계단을 사람과 하느님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사람들은 더 높게 올라가기 위해 그 계단을 사용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더 높은 물질적 삶을 추구하고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고 싶어하고 좋은 평판을 얻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높은 계단을 오르려고 평생을 애쓰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이 오르려고만 한 그 계단을 주님께서는 내려가는 데 사용하셨습니다. 높은 하늘에서 비천한 인간세상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 가난한 사람, 죄지은 사람, 이처럼 가장 낮은 신분까지 내려가셨습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길은 좀 더 넓고 편리한 길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선택하시는 길은 고행의 좁은 길입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쉽고 편리한 것을 추구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생을 적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편할까?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는 지 그런 길만을 찾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언제나 좁고 험한 길, 겸손의 길만을 선택하셨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광고들은 ‘고객에게 가장 편리한 것을 제공합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면 고통의 길로 가야 됨을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 24).

대학교에서 신입생 모집 시 이렇게 홍보합니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인정받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많은 봉급을 받는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루카 22, 26).

예수님께서는 넓고 편리한 길 대신 좁고 험한 길을 떠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놀랄만한 성공이나 세상을 발칵 뒤집는 기적으로 인간을 구원하려 하신 것이 아니라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 희생의 길로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셨습니다. 따라서 ‘빵과 물고기의 기적’에 들떠 있는 군중들이 당신을 왕으로 추앙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기에 그들을 떠나기로 결심하신 것입니다. 왕의 자리는 당신이 가고자 하는 겸양의 길, 고난의 길, 좁은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신의 제자들이 스승의 권위를 내 세워 그 권위만을 존경하는 제자가 되는 것을 우려하셨기에 제자들에게 먼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라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일생 동안 많은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사막에서는 마귀로부터 쉽고 평탄한 길, 영광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또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시는 예수님께 베드로는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마태 16,23)라며 예수님께서 죽음의 길을 가시는 것을 만류하였습니다.

겟세마니 언덕에서는 더 많은 유혹을 받으셨으나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마태 26, 39).

십자가에 못박히셨을 때 수석사제들은 “이스라엘의 임금님이라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시지” (마태 27, 42) 라고 유혹했습니다.

많은 유혹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따라 겸손의 길, 봉사의 길, 고난의 길인 성령의 길을 가셨기에 마침내 승리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충실한 삶을 살려면 오직 주님의 길만을 따라야 합니다. 그 외 다른 어떤 길도 없습니다.

과거 가톨릭 역사를 보면 권력과 부유한 교회는 쉽게 부패되고 해체의 위기를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난하고 박해를 받을 때일수록 교회는 크게 성장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가 주님의 길인 고난의 길을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제자로서 우리도 주님을 따라 자신을 잊는 겸양의 길, 좁고 험한 길, 십자가 고행의 길을 떠나야 합니다. 비록 그 길을 가는 동안 뜻하지 않은 많은 고난을 맞이하겠지만, 그 길은 주님의 길이기에 주님께서 우리를 인도하고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이 당신을 왕으로 떠받드는 것을 피해 제자들을 두고 산으로 오르셨습니다. 이런 상황을 맞이할 때 나도 주님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까?

2. 내가 다니는 교회가 어떤 모습이기를 바랍니까? 권위와 부유함을 지닌 교회? 아니면 가난하고 겸손한 교회를 원하십니까?

3. 지금 나는 주님의 길을 따를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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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17.08.14 감사합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수고해주심에
    감사드리고 건강하시고 행복한
    월요일 되세요^^
  • 작성자오늘사랑 | 작성시간 17.08.1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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