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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시련과 성장(부활 제6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9.05.26|조회수227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시련과 성장(부활 제6주일)


복음 요한 14,23ㄴ-2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3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24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25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이것들을 이야기하였다. 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27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28 ‘나는 갔다가 너희에게 돌아온다.’고 한 내 말을 너희는 들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보다 위대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29 나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다.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어느 날 나비와 나방을 채집하는 사람이 정원에서 기이하게 생긴 번데기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가지를 꺾어 번데기를 집으로 가지고 와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이 없자 칼로 번데기의 배를 살짝 열어주었습니다. 그러자 드디어 나비가 밖으로 기어 나오기 시작했고 기뻤습니다. 그러나 기쁨의 순간 나비는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를 본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비에게 스스로 성장할 능력을 주셨습니다. 세상 만물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과 투쟁을 통해서만이 이루어지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작고 큰 어려움이 많습니다. 작은 고통과 작은 불행이 아주 작은 돌이 되어 내 어깨 위에 쌓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쌓이기 시작한 돌이 이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꾸만 무거운 짐이 쌓이는데도 외면하는 하느님이 원망스럽습니다. 산을 옮길 정도로 굳건한 믿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통을 겪다 보니 이제 작은 조약돌 조차 옮기기 쉽지 않습니다. 주님의 사랑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변치 않는 사랑을 주십니다. 다만 주님께서는 우리들 스스로 성장할 단계를 알고 계시고 그것을 스스로 극복하는 것을 지켜보고 계실 뿐입니다. 마치 나비가 스스로 번데기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계신 것처럼.

우리는 시련이 닥치면 열심히 기도합니다. 먼저 노력하기보다 주님의 힘을 빌리고자 하는 사적인 의도로 주님께 다가갑니다. 이러한 기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잘못된 기도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기도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매뉴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언제나 마음을 다해 나의 마음을 주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와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고난과 불행이 닥쳤을 때는 더욱 간절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른 기도입니다.

지난 주일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우리에게 하늘나라의 국적을 주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시민이 될 수 있는 자격은 언어와 인종, 외형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 내면의 사랑으로 결정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국경은 어떻습니까?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하느님 나라는 산과 바다 등 지형적 조건이 아니라 사랑으로 구분 지어진 나라입니다. 산과 강이 아닌 사랑으로 둘러싸여있기에 경계가 없는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의 안과 밖이 아니라 사랑의 안과 밖입니다.

비록 교회 밖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사랑이 넘치는 삶, 인간다운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그 또한 주님의 나라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몸은 비록 교회 안에 있을지라도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이기적인 사랑을 한다면 그는 하느님 나라 밖에 사는 것과 같습니다.

신앙의 유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넓은 마음, 열린 사랑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아픔과 감동에 공감하고 나눔과 봉사를 아는 사람입니다. 좁고 협소한 마음, 닫힌 사랑, 이기적인 사람은 이웃과 함께 있음에도 그 이웃의 행복과 불행에 공감하지 못합니다. 스스로를 가두는 불행한 사람입니다.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주님께 돌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을 열심히 믿으면서도 악한 마음과 영혼으로 공동체의 일치를 무너뜨리고 이웃의 불행에 무관심하다면 그 사람은 주님의 나라에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예루살렘성을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예루살렘성은 세계 각처에서 몰려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사랑으로 만들어진 성이기에 신전은 없지만 사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사랑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예루살렘성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 들 중 한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참혹한 재해가 늘어날수록 자신의 안위보다는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사랑 안에서 주님의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상이라는 증거입니다.

주님, 저희 마음이 수정처럼 밝게 빛나고 단단한 돌이 되어 하느님께서 자리하실 새로운 예루살렘 성을 세우는 데 작은 힘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리고 저희가 주님의 사랑을 배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게 도와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언제 기도하고 있습니까? 시련이 닥쳤을 때 어떤 기도를 합니까? 주님께서 나의 기도를 듣고 계시다고 믿고 있습니까?

2.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는 사랑을 실천하는 이웃이 많습니다. 그 사람도 주님의 자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3. 교회의 안과 밖, 사랑의 안과 밖 중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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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별향기 | 작성시간 19.05.26 처음으로 신부님 강론을 접합니다.
    정말로 좋으신 말씀 마음깊이 새깁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작성자nordic | 작성시간 19.06.11 아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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