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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주님의 겸손한 세례(주님 세례 축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20.01.12|조회수185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주님의 겸손한 세례(주님 세례 축일)


복음 마태 3,13-17

1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에서 요르단으로 그를 찾아가셨다. 14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하면서 그분을 말렸다.
15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이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였다. 16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7 그리고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3대 복음에는 주님 세례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도 함께 예언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님의 세례는 참으로 겸손한 의식입니다. 그 당시 왕이 되는 사람은 3단계 의례를 거쳤는데 첫째 몸을 정화하고 향유와 기름을 바르고 마지막으로 왕위를 부여 받는 의식이었습니다.

오늘 주님 세례도 이와 같습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몸을 정화하기 위해 요르단 강에 들어가시고 세례를 받으셨으며 물에서 올라오시자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예수님 위로 내려오시어 기름을 부어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세상의 왕이심을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 묘사된 내용에서 깊은 통찰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늘이 열리고 하늘과 땅의 조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고대 유대인은 하느님은 가장 고귀하고 신성한 분이시지만 이와 반대로 인간은 가장 낮은 존재라고 생각했고 하늘은 닫혀있는 세상이므로 인간은 죄와 죽음의 어둠 속에 묻혀있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구약의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게 구원했습니다.

"주님, 하늘을 찢고 저희에게 오십시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침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늘과 땅의 조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약에서의 세례의 예언적 의미입니다. 세례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죄를 씻고 하느님 자녀로서의 지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존재인 인간이 하느님의 나라로 올라갈 수 있는 지위로 올려진 것입니다. 창세기에서는 영을 우주의 원리로 묘사했지만 마태복음에서는 성령을 비둘기로 묘사했습니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 위를 감돌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부활 하신 후 제자들에게 이르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을 받아라”

성령의 임하심은 인간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시어 하느님 은혜의 근원에서 온전히 살 수 있게 하여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 침례를 받으셨고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바로 우리에게 새 생명과 진정한 자유를 주시는 말씀이며 생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거룩한 진실을 죽음과 영광스러운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성탄절에 우리는 스스로 땅으로 내려오신 인간이 되신 하느님을 보았습니다. 마치 하느님의 사랑이 부족한 것처럼 가장 나약하고 가진 것 없는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이 땅에 내려 오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세례를 받기 위해 그 보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신 것입니다. 오늘이야말로 예수님의 공 생활이 시작된 날이며 복음의 시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스스로 요르단 강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비록 외형은 사람의 모습이며 사람의 옷을 입고 계셨지만 아직 인류와 가까워지지 않았다고 느끼셨기에 한 사람의 죄인처럼 더 깊이 내려가신 것입니다. 요르단 강에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주님이라는 고귀한 틀을 버리시고 그들과 같이 세례를 받고 인간 사이의 간극을 허물고 인간과 형제 자매가 되셨습니다. 겸손은 자신을 잊고, 자만심을 버리는 것이기에 겸손이야말로 진정한 세례입니다. 만일 주님과 멀다고 생각한다면 삶을 바꾸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 전례는 성탄 절기의 절정과 끝입니다. 성탄절기는 예수님 안에서 그분의 영광이 드러나심을 축하하는 계절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이 땅에 내려오신 아기 예수님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죄 없으신 분이지만 자신을 낮추고 이 땅의 사람들과 나란히 물속에 들어가심으로써 하늘과 땅의 조화를 몸소 나타내신 예수님의 겸손함을 따라야 합니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의식으로서의 침례가 아닌 겸손하고 거룩한 침례의 의미를 새기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참회의 겸손이야말로, 우리가 복음을 받아들이는 첫 걸음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고 효성스러운 아들의 마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들이신 예수님께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너희는 나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아들이다. 나는 네가 돌아온 것을 기뻐한다”

예수님, 저희가 참회의 겸손함으로 주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과 함께 하기 위햐여 끝없이 낮추셨습니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2. 아버지 주님의 ‘사랑스러운 아들’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3. 예수님과 같은 겸손한 세례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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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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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0.01.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nordic | 작성시간 20.01.21 아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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