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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엠마오로 가는 길(부활 제3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20.04.26|조회수174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엠마오로 가는 길(부활 제3주일)


복음 루카 24,13-35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예수님의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제자들은 하루 만에 엠마오를 갔다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가고 오는 길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종교의 중심인 예루살렘을 등지고 엠마오로 향하는 그들은 믿음을 버린 자책감과 스승을 잃은 절망과 두려움으로 비록 밝은 대낮이었지만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지치고 먼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안고 돌아오는 길은 어두운 한 밤이었지만 모든 것이 환하게 보여 한 걸음에 돌아왔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이제 어디에도 계십니다. 지금 우리를 보고 계실지도 모르고 바로 옆에 계실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그 분을 보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을 모든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먼저 주님의 말씀을 나누고 실천해야 합니다.

제자들은 혼자가 아니라 같이 떠났습니다. 비록 절망속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그들은 주님을 그리워하며 주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라는 당신의 말씀을 이루셨습니다.

다음은 사랑의 나눔입니다.

주님께서 더 멀리 가시려고 하시자 제자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하며 같이 머무시기를 청하였습니다. 짧은 여정 중에 비록 허름한 여관이지만 한 지붕에 머물기를 청하고 소박한 한 끼를 나누는 것은 참으로 따뜻한 모습입니다. 만일 그들의 나눔의 사랑이 없었다면 주님께서는 그대로 가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였기에 그들은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체의 나눔입니다.

주님께서는 식탁에 앉으시어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것은 마치 예수님의 성체 성사 모습 그대로였고 그제서야 제자들은 주님이심을 알아보았습니다. 성체를 통해 주님의 현존하심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후 제자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스승님이 하신 것처럼 주님의 말씀을 나누고 성체 성사를 통해 사랑의 공동체를 건설하였습니다.

성경을 읽은 만큼 저절로 믿음이 쌓이는 것은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을 깨닫고 실천해야 합니다. 복음안에서 주님의 신비를 찾고 주님의 존재 속에 복음을 읽어야 합니다. 간절함과 사랑의 마음으로 복음을 보아야 합니다. 말씀 안에서 주님의 희미한 그림자만이라도 뵙기를 간절히 기도하십시오.

복음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다면 ‘주님의 말씀’은 희망의 씨앗이 되어 의미와 가치를 지닌 삶이 될 것입니다. 그들이 엠마오로 가는 길에도 주님께서 함께 하셨지만 믿음을 잃은 제자들은 주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눈을 뜬 그들은 비록 주님께서 옆에 계시지 않아도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고 있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성체를 모심으로써 먼 길이 가까워지고, 슬픔의 길이 기쁨의 길이 되고 성체를 모시기에 언제나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바로 희망의 시작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희망의 싹을 키워주는 마음속에 뿌려진 씨앗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는 만큼의 거리입니다. 만일 희망이 없다면 한낮에도 깜깜한 밤과 같이 절망과 시련이 가득한 길로 아주 먼 길이 될 것입니다.

희망이 있다면 그 희망과 기쁨이 어두운 밤을 환히 밝혀주어 먼 길도 가깝게 느껴질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의 희망이십니다.

주님, 아무리 어려운 고난 속에서도 저희가 가는 길이 언제나 희망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주님께서 함께 하여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마음 속에 솟구치는 열정적인 사랑을 느껴보았습니까?

2) 힘들고 지칠 때 나의 믿음과 희망은 무엇입니까?

3)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바꾼 것은 무엇이었는 지 생각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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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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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0.04.2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nordic | 작성시간 20.04.27 아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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