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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으십시오(재의 수요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6.02.11|조회수227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으십시오.


복음 마태 6,1-6.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사순절은 머리에 재를 바르는 의식부터 시작됩니다.

이것은 유대인의 전통의식에서 시작된 것으로 그들은 참회할 때 거친 천의 허름한 옷을 입거나 옷을 찢은 채 머리에 재를 바르고 잿더미에 위에 앉은 채 회개를 했다고 합니다. 구약에는 이러한 의식을 여러 번 묘사하였습니다.

그 중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이 바로 니네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니네베는 번성한 큰 도시였지만 그곳 사람들은 탐욕만을 즐기고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없는 많은 죄를 저질렀기에 하느님께서는 그 도시를 태워버리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곧 심판을 내리실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그들은 죽음이 두려워 탐욕과 욕정의 생활을 버리고 금욕과 단식을 하고 허름하고 찢어진 옷을 입은 채 잿더미 위에 앉아 용서를 빌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진심 어린 참회로 하느님의 용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재를 바르고 허름한 옷을 입기에 앞서 먼저 자신이 지은 많은 죄를 자각하고 아파하고 슬퍼해야 할 것입니다. 죄지은 사람이 존중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죄지은 사람이 화려한 옷을 버리고 찢어진 옷을 입고 더러운 잿더미 위에서 보잘것없는 먼지처럼 밟히고 멸시당해 마땅한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인정해야 합니다.

재를 바르고 찢어진 옷을 입는 것은, 인간은 부초와 같은 덧없는 신분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의 삶은, 거센 바람이 불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먼지와 같은 덧없는 인생입니다. 어제 산 예쁜 새 옷도 하루가 지나면 헌 옷이 되어버리고, 멋있는 옷이었지만 이제 낡고 유행이 지나 입을 수 없는 옷이 되어버린 것과 같은 것이 사람의 인생입니다. 그러므로 ‘찢어진 옷을 입고 잿더미 위에 앉아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계처럼 틀에 짜인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제 이러한 의식은 형식적인 것이 되어 사람들에게 조금의 참회도 이루어지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예언자 요엘은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요옐2,12-13)

의식은 진실된 참회의 마음으로 이루어질 때만이 우리에게 변화를 주고 이로움을 줍니다. 마음 속 깊은 참회와 뉘우침 없이 재만 바른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죄를 참회하고 잘못된 것들을 버리지 않은 채 찢어진 옷만 입고 입으로만 참회를 한다면 그것은 위선입니다.

머리에 재를 바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재를 바르는 것입니다.

마음 속 깊은 곳의 죄를 씻고자 한다면 마음에 재를 발라야 합니다. 어린아이에게도 겸손하게 몸을 굽힐 수 있도록 오만한 습관에 재를 바르십시오.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할 수 있도록 나의 허황된 마음에 재를 바르십시오. 거짓된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다면 나의 미움과 적개심에 재를 바르십시오. 헤어짐과 미움의 상처를 씻고 화해할 수 있도록 마음에 재를 바르십시오. 나눔을 알 수 있도록 이기적인 마음에 재를 바르십시오. 진실된 자비심과 나눔의 정신으로 타인을 돌보아 줄 수 있도록 이기심이 가득한 나의 마음에 재를 바르십시오.

재를 바르는 것은 소금으로 심장을 문지르는 것처럼 쓰리고 아프겠지만 영혼을 깨끗이 씻어 줄 것입니다. 마음을 찢지 않고 단지 옷만 찢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이미 죄로 더럽혀져 있고 그 죄는 나의 영혼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한 부분을 털어버리려면 찢어야 합니다.

마음을 찢음으로써 욕망에 빠져들고 있는 나의 마음을 해방시켜주십시오. 마음을 찢어 황금을 탐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십시오. 마음을 찢어 권력의 노예로부터 벗어나십시오. 마음을 찢어 도박과 술에 빠지는 습관에서 벗어나십시오. 마음을 찢어 자만심과 자존심으로부터 벗어나십시오.

남의 지위를 빼앗고, 쾌락에 빠지고, 자신만을 사랑하고, 시기하고 분개하는 그 많은 잘못된 것들이 이제는 나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나의 일부가 되어 스스로를 헤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바로 이 모든 것들을 찢어버려야 합니다. 지금은 깊은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고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겠지만 독과 같은 종양이 제거되어야만 깨끗하고 가벼워진 영혼에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가득 받을 수 있습니다.

주님, 이번 사순절에는 나의 죄를 인정하고 마음에 재를 발라야 함을 알게 하여주시고 마음을 찢어야 함을 알게 하여주소서. 그리고 마음을 찢는 고통을 감내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재의 수요일 의식을 거행하면서 재를 바르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까?

2. 사순절을 맞이하며 어떤 새로운 결심을 하였습니까?

3. 나의 마음에 재를 발라야 한다면 그것은 나의 어떠한 마음입니까?

4. 오늘 나의 마음을 찢어야 한다면, 가장 아픈 상처는 무엇입니까? 또 그것을 씻기 위해 마음을 찢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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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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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미소여신 | 작성시간 16.02.11 아멘~!!
  • 작성자재산바다 | 작성시간 16.02.17 감사합니다. 다시한번 돌아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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