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에서 하늘나라의 시민으로 [연중 제11주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36-10,8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36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37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38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10,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2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3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4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5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6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예로부터 조국과 나라가 없는 사람들은 늘 불이익을 당해 왔습니다. 특히 옛날에는 외국인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고, 본토 사람들에게 냉대와 학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만물을 창조하신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여기시며, 작고 가난한 이들을 특별히 사랑하십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을 돌보시고 구원하시며, 그들의 품위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그러했습니다. 그들은 아직 하나의 민족도, 나라를 가진 백성도 아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노예가 되어 고된 노동과 학대를 당했고, 파라오는 히브리 남자아이들을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고통 속에서 그들이 부르짖자, 주님께서는 그들의 소리를 들으시고 모세를 보내시어 그들을 해방시키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땅을 주시고, 당신의 특별한 백성, 사제의 백성, 거룩한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 (탈출기 19,5-6)
그러나 이집트의 노예 살이는 악마와 죄에 종살이하는 영혼의 상태를 보여주는 예표입니다.
이집트의 노예 살이는 육신을 묶었지만, 악마의 멍에는 영혼을 묶었습니다. 이집트의 노예 생활에서 인간의 자유를 빼앗겼다면, 악마의 노예 살이에서는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품위를 빼앗습니다. 이집트의 노예살이가 일시적인 죽음을 가져왔다면, 죄의 노예살이는 영원한 죽음을 가져옵니다.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하기 위해 모세가 파라오와 싸웠다면, 인간을 죄와 악마의 권세에서 구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악마와 싸우셨습니다. 인간이 더 깊은 비참함에 빠질수록, 하느님께서는 더 큰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옛날에는 모세를 보내셨지만, 이제는 당신의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모세는 백성에게 자유와 땅을 주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인간에게 하늘나라를 열어 주시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품위를 주셨습니다.
우리가 아직 나약하고 죄인이었을 때,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입니다.
주님의 사랑은 인간을 점점 더 높은 품위로 들어 올립니다. 인간으로서의 품위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품위로, 세상 나라의 시민에서 하늘나라의 시민으로 부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시작하신 하늘나라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도들과 우리를 부르시어 하늘나라를 넓히는 일에 함께하라고 초대하십니다. 먼저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고, 그 다음에는 삶으로 하늘나라의 표징이 되어야 합니다. 하늘나라의 사도는 악마를 이기고, 죽음과 더러움과 나약함과 병의 흔적을 씻어 낸 사람이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하늘나라를 여셨지만, 우리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원한다면 악마와 결별해야 합니다. 곧 옛 죄를 회개하고, 옛 생활 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악마를 제압하시고 그 감옥을 무너뜨리셨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감옥에서 나오기를 원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그 길을 따라 주님과 함께 나아간다면, 마침내 하늘나라의 시민이 되어 영원한 생명과 행복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떼이어라.” 시편 100,3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내가 하느님께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살펴봅시다. 죄, 두려움, 욕심, 상처, 오래된 습관 등 나를 묶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2. 하느님께서 나를 “당신의 자녀”로 불러 주셨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봅시다. 이 부르심이 나의 삶과 자존감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묵상해 봅시다.
3. 가정과 공동체, 학교, 일터 안에서 하늘나라의 표징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나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자유와 평화와 생명을 전하고 있는지 묵상해 봅시다.
<사진 설명> 첫 영성체
Bui Chu 교구 Trung Lao 본당에서 거행된 161명의 어린이들의 첫 영성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