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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섬기는 자세(연중 제16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6.07.17|조회수209 목록 댓글 4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섬기는 자세(연중 제16주일)


복음 루카 10,38-42

그때에 38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39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41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42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오늘 복음은 ‘모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난 주에 ‘자비심 많은 사마리아 사람’과 같은 세심한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남을 도와주는 사람을 오히려 지적하셨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신을 모시기 위해 분주한 마르타가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신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 뜻을 이해하려면 오늘 복음뿐 아니라, 루카 복음 10절 전체를 읽어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강조하셨지만 그 ‘섬김’이란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규범 안에서의 봉사를 말하며 올바른 ‘섬김’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을 잊어야 합니다.

자신을 버리지 않는 섬김은 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바리사이와 세리가 기도하러 성전에 가서 한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오, 하느님!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버는 것에 대한 십일조를 바칩니다.’ (루카 18,12)

그는 비록 주님을 섬기고 규율을 지켰지만 자신을 버리지 않고 오만했습니다. 또한 자신을 버리지 않는 섬김은 질투와 배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사제이며 문학가로 많은 글을 쓰신 베트남의 부이 뚜언(Bui Tuan) 주교님은 촛불과 꽃을 비유해 다음과 같이 그 의미를 설명하셨습니다.

제단 위에 촛불과 꽃이 있습니다. 그러나 촛불이 스스로를 태우지 않고 옆에 있는 아름다운 꽃을 태운다면 참으로 안타까울 것입니다. 촛불은 다른 것을 태울 때가 아니라, 스스로 탈 때만이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을 따르면서도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면 쉽게 배척으로 이어집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섬김’이란 자신을 버리고 따르는 것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남을 따른다는 것은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른다 (마태 6,3)’는 것처럼 남이 모르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심리로 또 자기 만족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버리고 주님께 기쁨을 드리기 위한 봉사 곧 순종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버리고, 섬긴다는 것은 매우 겸손한 일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7, 10)

귀 기울여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자기 내면에 있는 자비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바오로 성인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모든 재산을 나누어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1코린 13, 3)

아무리 큰 일을 했다 해도 자비로운 마음으로 한 일이 아니라면 무의미한 일이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둘째, 내가 섬겨야 할 사람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상대방의 요구와 상황에 따른 시간과 장소, 그가 원하는 방법으로 행하는 것이 바로 봉사하는 자세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 가장 보람되고 의미 있는 섬김입니다.

주님의 뜻을 알기 원한다면 복음과 기도를 통해 성체 성사 안에서 주님의 뜻을 깨달아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은 우리가 가는 길을 비춰주실 것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인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주님의 인도로,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반석 위에 집을 짓는 것입니다.

남을 섬기면서도 자신의 영혼을 위해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나 자신을 위해 배려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들 생각합니다. 특히 신앙생활을 위해 투자할 시간은 더더구나 없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생활 속에서 사람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일만 하는 영혼이 없는 기계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영과 육의 균형을 잃고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복음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다시 한번 마르타에게 “너무 염려하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그 여인이 행한 일을 잘못 했다고 나무란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일만 열중하는 것과 지나치게 걱정하는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이르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자신의 영혼을 위한 휴식의 필요성’을 알려주셨습니다. 기도하며 휴식하고, 균형된 생활을 유지하며, 편안한 마음을 지니라고 하셨습니다.

기도는 바로 ‘주님 곁에서 쉬는 것’입니다.

기도는 자기자신을 되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고 이를 통하여 보다 성숙된 종교생활로 나아갈 수 있게 합니다. 주님 곁에서 기도하며 쉼으로써 주님의 뜻에 따라 올바른 섬김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하셨던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사는 것에 대해 너무 염려하고 걱정하지 마라. 아버지 곁에서 쉬어라. 아버지는 너에게 힘을 보태줄 것이다. 마리아처럼 가장 좋은 부분을 선택해라. 그것이 영원히 존재하는 보물창고이다.”

주님, 주님 곁에서 쉬라는 말씀에 귀 기울이도록 하여주소서. 주님의 보살핌 안에서, 주님의 뜻에 따라 저의 모든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언제나 주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게 하여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기도는 주님이 내게 하시는 말씀을 주의 깊게 듣는 것입니다. 기도 시간은 효성스러운 아들의 마음으로 아버지이신 주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지금 나는 어떻게 기도하고 있습니까?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까? 얼마나 많이 기도하고 있습니까? 어떠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까?

2.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성경을 읽고 있습니까? 성경에서 깨달음을 찾았습니까? 아니면 습관적으로 읽고 있습니까?

3. 진실로 자신을 잊고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도덕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 또는 다른 사람의 이목 때문에 봉사하고 있습니까?

4. 진실로 다른 사람을 섬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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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만나 | 작성시간 16.07.17 아멘 . 감사합니다~~
  • 작성자Anee | 작성시간 16.07.18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리아~ | 작성시간 16.07.25 주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강민주(요안나) | 작성시간 16.08.01 오늘도 주님 말씀 반성하며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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