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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겸손(연중 제22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16.08.28|조회수252 목록 댓글 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겸손(연중 제22주일)


복음 루카 14,1.7-14

1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다. 7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8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9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10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11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이에게도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13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14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 지도자의 초대를 받으셨습니다. 당시 유다인들에게는 여러 계층이 있었는 데 대지주와 사제로 대표되는 사두가이, 존경 받는 율법학자들, 로마의 통치에 저항하는 그룹, 시민의 지지를 받는 바리사이, 헤로데 왕의 신봉자들, 에쎄네파, 사마리아인과 억압받는 사람들 등 등 그 중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이 가장 율법을 잘 알고 그 율법대로 사는 대중의 스승이라고 자만하는 사람들로 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리사이 지도자의 초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 옆에 앉아 그에게 잘 보이려고 서로 윗자리를 두고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보고 계셨습니다. 덕분에 존경 받는 분들이야말로 어쩔 수없이 아랫자리에 앉아야 했습니다.

그들과 멀리 떨어져 가장 낮은 자리에 앉아계신 예수님을 본 주인은 상석에 앉아 있던 손님들을 아랫자리로 옮기게 하고 가장 좋은 자리에 예수님을 모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의도는 예수님의 권위에 대한 존중보다는 예수님의 설교를 대중 앞에서 비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허세에 물들어 있는 그들에게 겸손함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더 많은 인기를 얻고, 더 잘살고, 더 많은 권력을 원합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을 억압하고 짓밟곤 합니다. 모든 것을 가진 교만한 사람들 조차도 다른 교만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교만함만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사람들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중국 전국시대에 유명한 학자인 양주(楊朱)라는 사람이 잠시 송나라의 어느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집 주인에게는 두 명의 첩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예뻤지만 다른 한 명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양주가 살펴보니 집안 사람들 모두 예쁘지 않은 여자만 좋아했고, 예쁜 여인은 멸시를 당했습니다. 주인에게 그 까닭을 물으니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예쁜 부인은 스스로 예쁘다고 자만하고 교만하여 다른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데, 다른 여자는 자기가 예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겸손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여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의 얼굴이 아니라 그녀의 진실되고 겸손한 마음을 보고 그녀를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양주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능한 사람이 스스로 유능함을 자랑하지만 않는다면 그는 언제 어디서나 사랑과 존경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겸손을 이르셨습니다. 초대를 받으면 가장 낮은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러다 만일 주인이 더 높은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면 그것이 바로 영광인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윗자리에 앉았는데 주인이 낮은 자리로 옮기라고 하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은 세상의 도리가 아닌 하늘 나라의 도리를 말씀하셨습니다. 하늘 나라에서는 겸손한 사람일수록 존경을 받습니다. 겸손이야말로 주님께서 가신 길이며, 주님을 닮아 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제일 마지막 자리를 택하셨습니다. 고귀한 주님이시지만, 마땅히 받을 당신의 권위에 대한 대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죄 없으신 주님이시지만, 스스로 낮추어 우리와 같은 천한 신분이 되셨습니다.

“최후의 만찬”을 보십시오. 만찬에서 가장 존경을 받을 분이 누구십니까?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무릎을 꿇고 제자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처럼 인간 앞에 무릎을 꿇고 죄로 더럽혀진 인간의 발을 닦아 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깊은 겸손입니다. 교만한 인간은 감히 주님의 고귀함을 흉내 내고 그 자리에 오르고 싶어하지만 오히려 주님께서는 깊은 겸손함으로 스스로 인간이 되셨습니다.

비천하고 나약한 인간들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동안, 고귀하신 주님께서는 다른 사람들을 올려주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셨습니다.

자기를 낮추는 것이 바로 주님의 길입니다. 겸손은 주님의 얼굴입니다. 따라서 주님과 같이 겸손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늘 나라에서 주님과 같은 자리에 앉아 마땅할 것입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베푼 덕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인간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 덕분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높인다는 것은 가치 없는 일입니다. 또 다른 사람의 힘에 의해 자신을 높인다면 그 가치는 영원하지 못한 순간의 가치일 뿐입니다.

주님께서 올려주심을 받은 사람만이 영원히 고귀한 가치를 지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겸손한 사람만을 도와주십니다.

예수님의 겸손은 나약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자기를 낮춰 형제를 위해 봉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겸손은 종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을 섬기는 겸손은 바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어느 것에도 억압되지 않는 완전한 자유이며 고귀한 행동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를 낮추고 섬기는 겸손은, 이기적이고 편협한 자아에서 벗어나 비로소 주님과 하늘 나라의 자유로운 길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가식적인 겸손이 아니라 진실된 겸손은 무엇입니까?

2. 지금 나의 관심은 나보다 높은 사람입니까? 아니면 고통 받고 버림받은 사람들입니까?

3. 주님의 길인 겸손의 길을 가고 있습니까?

4.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은 어떤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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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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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허니리니 | 작성시간 16.08.28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지성율리 | 작성시간 16.09.01 아멘~~!!
    겸손 겸손 ~~
    주님의 마음 ~
    주님의 생각~
    닮아가고 싶습니다~
    주님~!!이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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