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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9월 11일 연중 제24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09.11|조회수222 목록 댓글 8

▥ 제1독서

<탈출기의 말씀 32,7-11.13-14>


그 무렵

7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어서 내려가거라.

네가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온 너의 백성이 타락하였다.
8 저들은 내가 명령한 길에서 빨리도 벗어나, 자기들을 위하여 수송아지 상을 부어 만들어 놓고서는, 그것에 절하고 제사 지내며, ‘이스라엘아, 이분이 너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너의 신이시다.’ 하고 말한다.”
9 주님께서 다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 백성을 보니,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
10 이제 너는 나를 말리지 마라.
그들에게 내 진노를 터뜨려 그들을 삼켜 버리게 하겠다.
그리고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
11 그러자 모세가 주 그의 하느님께 애원하였다.
“주님,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큰 힘과 강한 손으로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당신의 백성에게 진노를 터뜨리십니까?
13 당신 자신을 걸고, ‘너희 후손들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내가 약속한 이 땅을 모두 너희 후손들에게 주어, 상속 재산으로 길이 차지하게 하겠다.’ 하며 맹세하신 당신의 종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을 기억해 주십시오.”
14 그러자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다.

 

 

▥ 제2독서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1서 말씀 1,12-17>


사랑하는 그대여,

나는
12 나를 굳세게 해 주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께서는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여기시어 나에게 직무를 맡기셨습니다.
13 나는 전에 그분을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믿음이 없어서 모르고 한 일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14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우리 주님의 은총이 넘쳐흘렀습니다.
15 이 말은 확실하여 그대로 받아들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16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먼저 나를 당신의 한없는 인내로 대해 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당신을 믿게 될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하신 것입니다.
17 영원한 임금이시며 불사불멸하시고 눈에 보이지 않으시며 한 분뿐이신 하느님께 영예와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5,1-32>


그때에

1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2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8 또 어떤 부인이 은전 열 닢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닢을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쓸며 그것을 찾을 때까지 샅샅이 뒤지지 않느냐?
그러다가 그것을 찾으면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1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11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12 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 주었다.
13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14 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15 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16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17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18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19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20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21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22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 주어라.
23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24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25 그때에 큰아들은 들에 나가 있었다.
그가 집에 가까이 이르러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
26 그래서 하인 하나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묻자,
27 하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우님이 오셨습니다.
아우님이 몸성히 돌아오셨다고 하여 아버님이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28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 그를 타이르자,

29 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30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 주시는군요.
31 그러자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32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연중 24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는 '하느님의 자비'라 할 수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경배하여 하느님의 분노를 샀지만, 선조들과의 언약을 상기시키며 드리는 모세의 간절한 간청으로 재앙을 거두시는 하느님의 자비 전해주고 있습니다.

제2독서에서는 바오로가 교회를 모독하고 박해하고 학대했던 자신에게 베풀어진 하느님의 자비를 찬양하면서, 예수님께서 죄인을 구원하러 오신 분이시요 하느님의 자비를 전해주신 분으로 고백하며 감사드리는 장면입니다.

 

복음에서는 세 개의 비유를 통해, 길 잃은 양을 찾으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하느님의 기쁨이 무엇인지를 밝혀줍니다.

특히 세 번째의 비유인 '자비로우신 아버지와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서는 하느님의 기쁨이 되는 '회개'를 통한 거룩한 변모를 보여줍니다.

 

이 비유에서 작은 아들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루카 10,18)

 

참으로 벅찬 아름다움입니다.

죽어서 눕혀진 채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을 때 일어나 아버지께 가는 것이기에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출세해서 성공하여 가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러 가는 것이기에 더더욱 아름답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죄지었었음에 대해 뉘우치고 통탄해 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죄로부터 일어나 아버지께 돌아가는 행위 속에 있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회개는 ‘뉘우침’이라는 내면적인 통회와 ‘돌아옴’이라는 외면적인 행동을 요청한다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베드로와 가리옷 유다가 다 같이 스승을 배반하고 통탄해 했지만, 베드로는 예수님께 돌아와 구원의 길을 갔고, 유다는 돌아오지 않음으로써 파멸의 길을 간 것과 같습니다.

그러기에 ‘가서, 뉘우친 바를 행동으로 고백하는 일’,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바로 이 일을 두고, 오늘 복음에서는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단지 뉘우치는 것을 넘어, 아버지께로 돌아오는 행동을 넘어, 또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데 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요, 자신을 버리고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진정한 거룩한 변모가 일어납니다.

이것이 곧 양들을 맡기신 아버지께 대한 충실이요, 드락메를 결혼의 징표로 주신 신랑이신 예수님께 대한 신의가 됩니다.

 

오늘 복음의 또 하나의 주제는 죄인을 끝까지 찾아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신뢰와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신실하심과 충실하심(헤세드)과 무한하신 자비(르하밈)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결코 멈추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죄인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치 전부인 양 소중히 여기시는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입니다.

 

바로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이 오늘 복음에서는 잃은 양을 '찾아낼 때까지' 뒤쫓아 다니는 목자의 사랑이요, 잃은 드락메를 '찾아낼 때까지' 샅샅이 뒤지는 여인의 사랑이요,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비유됩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사랑은 ‘먼저’ 찾아오시고, ‘끝까지’ 찾으시고, ‘신실’하십니다.

이는 구원의 주체가 바로 당신이심과 당신의 사랑을 말해줍니다.

 

사실 유산을 챙겨 집을 떠나는 아들을 떠나보내는 아버지는 그 아들이 방종으로 유산을 다 탕진하리라는 것을 훤히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방탕한 생활로 재산을 허비할 때에도 그에게서 결코 신뢰를 거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니, 바로 그처럼 당신을 거부하고 배신할 때마저도 결코 그에게서 희망을 거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미리 마련해 두었던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반지를 끼워주고, 신발을 신겨줍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사실 우리는 바로 이 아름다운 장면의 주인공들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저희가 이 자리에 이렇게 있을 수 있음은 바로 당신께서 저희에게서 희망을 거두지 않으신 까닭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온갖 죄와 허물과 탓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마저도 결코 저희에게서 신뢰를 거두지 않으신 까닭입니다.

단지 죄를 용서하신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그 죄를 덮어주고 가려주고 보호해 주신 까닭입니다.

결코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결코 희망을 거두지 않으신 까닭입니다.

 

이는 우리도 그렇게 용서하라는 뜻이요, 단지 용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지켜주고 보살펴주라는 뜻입니다.

그에게서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뜻이요,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하시듯이 우리도 형제들을 먼저 사랑하고 끝까지 사랑하는 일입니다.

형제에게서 결코 신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요,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며, 결코 사랑을 거두지 않는 일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기쁨'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기쁨의 노래를 불러 봅니다.

 

"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리라.

가서 아버지를 뵈옵고,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말하리라.

아버지와 함께 형제들을 믿는다고, 희망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리라.

아빠, 아버지, 오늘 제가 비로소 아버지를 뵙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말하리라.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루카 15,18)

 

주님!

죽어 눕혀서가 아니라 살아서 제 발로 아버지께 돌아가게 하소서.

뉘우치고 돌아가서 행동으로 죄를 고백하게 하소서.

뻔히 알면서도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죄보다도 더 깊은 아버지의 사랑에 눈물 흘리며 돌아서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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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09.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Sfssesil | 작성시간 22.09.11 주님!

    죽어 눕혀서가 아니라 살아서 제 발로 아버지께 돌아가게 하소서.

    뉘우치고 돌아가서 행동으로 죄를 고백하게 하소서.

    아멘~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09.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09.11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예은 루치아 | 작성시간 22.09.13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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