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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9월 26일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09.26|조회수373 목록 댓글 10

▥ 제1독서

<욥기의 말씀 1,6-22>


6 하루는 하느님의 아들들이 모여 와 주님 앞에 섰다.

사탄도 그들과 함께 왔다.
7 주님께서 사탄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디에서 오는 길이냐?”
사탄이 주님께 “땅을 여기저기 두루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8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 욥을 눈여겨보았느냐?
그와 같이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땅 위에 다시 없다.”
9 이에 사탄이 주님께 대답하였다.

“욥이 까닭 없이 하느님을 경외하겠습니까?
10 당신께서 몸소 그와 그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를 사방으로 울타리 쳐 주지 않으셨습니까?
그의 손이 하는 일에 복을 내리셔서, 그의 재산이 땅 위에 넘쳐 나지 않습니까?
11 그렇지만 당신께서 손을 펴시어 그의 모든 소유를 쳐 보십시오.
그는 틀림없이 당신을 눈앞에서 저주할 것입니다.”
12 그러자 주님께서 사탄에게 이르셨다.
“좋다, 그의 모든 소유를 네 손에 넘긴다.

다만 그에게는 손을 대지 마라.”
이에 사탄은 주님 앞에서 물러갔다.
13 하루는 욥의 아들딸들이 맏형 집에서 먹고 마시고 있었다.
14 그런데 심부름꾼 하나가 욥에게 와서 아뢰었다.
“소들은 밭을 갈고 암나귀들은 그 부근에서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15 그런데 스바인들이 들이닥쳐 그것들을 약탈하고 머슴들을 칼로 쳐 죽였습니다.
저 혼자만 살아남아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6 그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다른 이가 와서 아뢰었다.
“하느님의 불이 하늘에서 떨어져 양 떼와 머슴들을 불살라 버렸습니다.
저 혼자만 살아남아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7 그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또 다른 이가 와서 아뢰었다.
“칼데아인들이 세 무리를 지어 낙타들을 덮쳐 약탈하고 머슴들을 칼로 쳐 죽였습니다.
저 혼자만 살아남아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8 그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또 다른 이가 와서 아뢰었다.
“나리의 아드님들과 따님들이 큰아드님 댁에서 먹고 마시고 있었습니다.
19 그런데 사막 건너편에서 큰 바람이 불어와 그 집 네 모서리를 치자, 자제분들 위로 집이 무너져 내려 모두 죽었습니다.
저 혼자만 살아남아 이렇게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20 그러자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를 깎았다.
그리고 땅에 엎드려

21 말하였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22 이 모든 일을 당하고도 욥은 죄를 짓지 않고 하느님께 부당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9,46-50>


그때에

46 제자들 가운데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그들 사이에 논쟁이 일어났다.
47 예수님께서는 그들 마음속의 생각을 아시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신 다음,

48 그들에게 이르셨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49 요한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와 함께 스승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50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너희들 가운데 가장 작은 사람이라야 가장 큰 사람이다.”>

 

오늘 복음의 전반부는 '가장 큰 사람'에 대한 말씀이고, 후반부는 어제 복음과 병렬구문으로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씀을 전해줍니다.

오늘은 전반부만 보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구둔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 너희들 가운데 가장 작은 사람이라야 가장 큰 사람이다.”

(루카 9,48)

이는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요, 동시에 작아질수록 커진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작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작은 이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시 말해서, ‘작은 큰 사람’이란?

 

단지 ‘작은 이’를 받아들이기만 한 것이라기보다 ‘작은 이’를 받아들여 같이 작아진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크기 때문에 큰 사람인 것이 아니라 ‘크면서도 작은 이인 사람’이 ‘진정 큰 사람’이라는 말씀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작은 이’를 사랑하여 그를 위하여 큰 것을 비우는 바람에 ‘작은 이’가 된 이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심을 비우고 낮아져 인간이 되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어린이’는 돌보아주지 않으면 곧 죽게 되는 무능하고 힘없는 약한 사람을 표상하며, 예수님께서는 발가벗고 나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인간이 되어 오셨습니다.

그러니 이는 ‘자신을 타인보다 위에 두지 않는 사람, 곧 높이 있어 우러름 받는 이가 아니라 아래에서 천대받는 이’로 오셨습니다.

 

따라서 ‘어린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력함과 낮아짐, 동시에 사회에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미천하고 버려진 이, 천대받고 소외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겸손은 큰 이, 지위 있는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이, 무능하고 비천한 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필리 2,3)

 

사실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방을 받아들이되 허물과 허약함이 있는 채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니, 나아가서 허물을 함께 지는 이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그러하셨습니다.

 

이토록 예수님께서는 모두가 높아지고 커지고 첫째가 되고자 안달인 이 시대에, 작아지고 낮아지고 꼴찌가 되라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앞에, 그리고 형제들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작아지는지가 진정한 큰 사람임을 말해줍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막지 마라. ~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마르 9,39)

주님!

다른 이들이 저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좋은 일을 막지 않게 하소서!

마치 좋은 일은 나만이 해야 될 것인 양 독점하지 않게 하소서!

오히려 그들이 더 좋은 일을 더 많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감사하게 하소서!

그들이 ‘우리’를 따르지 않는다 해서 당신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여기지 말게 하소서!

‘우리’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제외시켜버리는 일이 없게 하소서!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은 되고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은 안 된다는 독선을 부리지 않게 하소서!

‘우리’는 해도 되지만 너희는 해서는 안 된다고 편 가르지 않게 하소서!

‘우리’라는 특권으로 다른 이를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그들이 ‘우리’의 양떼가 아니라 당신의 양떼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스스로에게 갇히는 일 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게 하소서!

스스로를 가두는 울타리를 거두고 오히려 손짓하여 부르게 하소서!

비록 생각이 다르다 해도, 우리에게 속해 있지 않다 해도, 그들을 위하고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게 하소서!

우리의 이기와 이해타산을 떠나 손해 볼 줄을 알게 하소서!

우리를 따르지 않는다 해고 거부하거나 비방하지 않고, 오히려 형제로 여기고 사랑하게 하소서!

불신이 있는 곳에서 오히려 신뢰를 지키고, 긴장과 대립이 있는 곳에서 오히려 친교와 통교를 이루게 하소서!

타종교인이거나 타국인이거나 내치는 일 없이 반겨 끌어안게 하소서!

제가, 바로 그러하셨던 당신의 사람인 까닭입니다.

그러하셨던 당신의 제자인 까닭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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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09.26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2.09.26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 작성자예은 루치아 | 작성시간 22.09.26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09.2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09.26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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