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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0월 9일 연중 제28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0.09|조회수275 목록 댓글 9

▥ 제1독서

<열왕기 하권의 말씀 5,14-17>


그 무렵 시리아 사람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가

14 일러 준 대로, 요르단 강에 내려가서 일곱 번 몸을 담갔다.
그러자 나병 환자인 그는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다.
15 나아만은 수행원을 모두 거느리고 하느님의 사람에게로 되돌아가 그 앞에 서서 말하였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이 종이 드리는 선물을 부디 받아 주십시오.”
16 그러나 엘리사는 “내가 모시는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결코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하였다.
그래도 나아만이 그것을 받아 달라고 거듭 청하였지만 엘리사는 거절하였다.
17 그러자 나아만은 이렇게 말하였다.
“그러시다면, 나귀 두 마리에 실을 만큼의 흙을 이 종에게 주십시오.
이 종은 이제부터 주님 말고는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 제2독서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 2,8-13>


사랑하는 그대여,

8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그분께서는 다윗의 후손으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복음입니다.
9 이 복음을 위하여 나는 죄인처럼 감옥에 갇히는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10 그러므로 나는 선택된 이들을 위하여 이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그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받는 구원을 영원한 영광과 함께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11 이 말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그분과 함께 죽었으면 그분과 함께 살 것이고
12 우리가 견디어 내면 그분과 함께 다스릴 것이며 우리가 그분을 모른다고 하면 그분도 우리를 모른다고 하실 것입니다.
13 우리는 성실하지 못해도 그분께서는 언제나 성실하시니 그러한 당신 자신을 부정하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7,11-19>


11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12 그분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시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13 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14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15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16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18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19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오늘 말씀전례는 믿음과 순종, 그리고 감사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에서 이방 민족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은 예언자 엘리야가 일러준 대로, 요르단 강에 일곱 번 몸을 담그고, 나병이 나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나아만은 요르단 강에 몸을 일곱 번 담그고 씻으라는 엘리야의 전달을 받았을 때 무시당하는 것으로 여기고 화가 나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장군님, 만일 엘리야가 더 어려운 일을 시켰더라면 틀림없이 장군님은 그 일을 하셨을 것입니다. ~ 그러니 예언자가 시키는 대로 해 보시지요’라는 부하의 말을 듣고서, 마음을 바꿔 엘리야가 시키는 대로 순명하여 치유를 입었습니다.

 

그러니 그가 치유를 입은 것은 말씀에 순명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그는 돌아설 줄을 알고, 한없이 낮아질 줄 알며, 치유해주신 분께 감사할 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돌아와’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감사의 표현으로 선물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제2독서에서 초대교회 공동체에서 고백하던 찬미가(2티모 2,11-13)로서 바오로 사도는 죽음에서 되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복음으로 선언하면서, 그분의 죽음으로 영원한 생명이 주어졌음을 기억하고, 그분의 성실하심을 찬미하면서 복음에 대한 순명과 믿음의 행동을 권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던 길에 갈릴래아와 사마리아 사이의 어떤 마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나병환자 열 사람이 소리를 높여 말하였습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루카 17,13)

 

예수님께서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루카 17,14)라고 이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께서 시키는 대로 사제들에게 가던 중에 깨끗이 낫게 되었습니다.

마치 제1독서에서 나아만이 엘리야의 말을 믿고 순명하여 나병이 나았듯이, 나병환자 열 명도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순명하여 치유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치유 받은 열 사람 중에서 한 사람만이 ‘돌아와’, 하느님을 찬양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1독서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취급을 받던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물으십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루카 17,18)

 

만약 오늘 우리가 감사하지 않은 채 살고 있다면, 우리는 그 아홉 중에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감사하지 못하고 있다면, 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혹 자기 자신이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는 까닭은 아닐까요?

그래서 여전히 무엇인가를 채우고자 불평하고 원망하는 것은 아닐까요?

마치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32)에서 자비를 다 누리고 있으면서도 아버지께서 베푸는 잔치에 들어가지 않고 문밖에 서 있는 큰아들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마리아인에게 말씀하십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루카 17,19)

 

그렇습니다.

하느님 사랑에 대한 믿음이 하느님께 대한 찬양과 감사를 불러왔습니다.

그러니 치유가 구원인 것이 아니라, 그 치유가 하느님의 사랑임을 믿는 것이 구원입니다.

곧 믿고 하느님에게로 돌아오는 것이 구원입니다.

 

그러니 나병환자 아홉은 비록 자비를 입고 치유는 받았을지라도 그들에게 구원이 선언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마리아인에게는 구원이 선언되었습니다.

 

그러기에 비록 자비를 입고서도 그것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으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여전히 아버지의 집 문밖에 서 있을 뿐일 것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치유 자체가 아니라 은총을 주시는 분께 드리는 감사와 영광입니다.

 

곧 치유를 통하여 예수님을 만나는 일이 중요합니다.

치유를 주시는 분께 ‘돌아와’ 발 앞에 엎드리는 겸손한 자세로 감사하며 흠숭을 드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리하여 감사함이 곧 구원이 됩니다.

 

이를 우리는 오늘도 미사경문 감사송에서 고백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구원의 도리요 길이옵니다.”

 

오늘도 우리는 우리 주님의 자비를 믿으며, 이 감사제를 통하여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이토록 자비를 입었으니, 저희도 자비를 베풀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루카 17,16)

 

주님!

감사하게 하소서!

청하기도 전에 듣고 계시는 당신께 감사하게 하소서.

베풀어지기도 전에 이미 품으신 당신의 사랑에 감사하게 하소서.

치유보다 치유시키는 당신의 사랑에 감사하게 하소서.

모든 것 안에 깃든 당신의 자비와 사랑에 감사하게 하소서!

무감각하지 않게 하시어, 치유를 받고도 감사할 줄을 모르는 배은망덕은 말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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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0.09 아멘!
  • 작성자돈보스코 | 작성시간 22.10.09 아멘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0.0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동읍신방 | 작성시간 22.10.09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예은 루치아 | 작성시간 22.10.10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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