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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0월 17일 월요일 ·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0.17|조회수291 목록 댓글 6

▥ 제1독서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 2,1-10>


형제 여러분,

1 여러분도 전에는 잘못과 죄를 저질러 죽었던 사람입니다.
2 그 안에서 여러분은 한때 이 세상의 풍조에 따라, 공중을 다스리는 지배자, 곧 지금도 순종하지 않는 자들 안에서 작용하는 영을 따라 살았습니다.
3 우리도 다 한때 그들 가운데에서 우리 육의 욕망에 이끌려 살면서, 육과 감각이 원하는 것을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본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진노를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4 그러나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5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
─ 여러분은 이렇게 은총으로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
6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그분과 함께 일으키시고 그분과 함께 하늘에 앉히셨습니다.
7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호의로, 당신의 은총이 얼마나 엄청나게 풍성한지를 앞으로 올 모든 시대에 보여 주려고 하셨습니다.
8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9 인간의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
10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선행을 하며 살아가도록 그 선행을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13-21>


그때에

13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1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15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17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18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19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20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21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말하였습니다.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루카 12,1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루카 12,14)

 

그렇습니다.

우리는 자주 그러합니다.

형제들 사이에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해주기를 청합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자신의 옳음을 밝혀 주며, 자신을 지지해주고 상대의 부당함이 들추어지기를 도모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다면,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하거나 중재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맡기고 의탁하며,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우리가 응답하게 도와달라고 간청드려야 할 일입니다.

또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사랑할 수 있도록 자비와 용서를 청할 일입니다.

 

사실 이 아우는 겉으로는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재판과 중재를 요청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편이 되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이요, 예수님을 이용하여 자신의 탐욕을 채우고자 합니다.

만약에 탐욕이 아닌 사랑에 가득 찬 아우였다면,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주라고 일러 주십시오.”라고 말하지 않고, “스승님, 제 형더러 저의 유산을 가지라고 일러 주십시오.” 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재물에 대한 탐욕에 걸려 있고, 탐욕을 채우고자 하는 ‘자기 자신’을 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루카 12,15)

 

그렇습니다.

사람이 재물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재물이 사람에게 걸려 있듯, 사람의 생명 또한 자신에게 걸려 있지 않고 주인에게 걸려 있습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이 재산의 주인도 아닐 뿐더러 자기 생명의 주인도 아님을 알고,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떠나야 할 일입니다.

 

진정 주인께 달려 있는 이는 탐욕으로부터 뿐만 아니라 그 탐욕의 온상지인 ‘자기 자신’이라는 우상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사실 탐욕은 자기 자신을 채우고 자신을 주인으로 중히 여기는 데서 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님께 소유당한 사람은 탐욕으로부터 떠나게 되고, 탐욕을 채우는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탐욕으로부터 떠난 사람은 자신에게 소유당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소유당한 사람입니다.

묘한 것은 하느님께 소유당한 사람은 하느님을 소유하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의 소유가 되면서 하느님을 소유하게 됩니다.

 

결국 하느님은 우리를 소유하기에 우리의 주인이 되시지만, 동시에 우리를 소유하기에 우리의 소유가 되어 주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가지게 되면 다른 무엇들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됩니다.

 

데레사 성녀는 말합니다.

“나에게는 하느님 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그리고 안토니오 더블류는 말합니다.

“예수님을 가지면 전부를 가진 것이 됩니다.”

 

하오니 주님,

전부인 당신이 저를 차지하소서.

당신께 온전히 소유당한 자 되게 하소서!

제 마음의 곳간에 탐욕이 아니라 사랑을, 제 자신이 아니라 주님을 채우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루카 12,15)

 

주님!

모든 탐욕을 경계하게 하소서.

물질이나 재물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탐욕을 경계하게 하소서.

명예와 권력, 학문과 재능만 아니라 정신적, 영적 탐욕을 경계하게 하소서.

제 마음의 곳간에 탐욕이 아니라 사랑을 간직하게 하시고, 제 생명이 당신께 달려 있게 하소서.

주님, 저를 차지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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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0.1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0.17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2.10.17 감사합니다.~1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10.17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0.17 아멘 이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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