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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0월 21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0.20|조회수418 목록 댓글 9

▥ 제1독서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 4,1-6>


형제 여러분,
1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2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3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4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5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6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54-59>


그때에

54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55 또 남풍이 불면 ‘더워지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56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57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58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그러지 않으면 그가 너를 재판관에게 끌고 가, 재판관은 너를 옥리에게 넘기고 옥리는 너를 감옥에 가둘 것이다.
59 내가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오늘 복음은 '이 시대의' 징표를 풀이하고 대처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을 책망하여 말씀하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루카 12,56)

 

사실 군중들은 자연의 징표나 자신 몸의 징표는 잘 읽고 대처하면서 ‘시대의 징표’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바리사이들이나 율법학자들과 같은 거짓 지도자들의 판단에 의존하면서 책임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하고, 그들의 회피와 위선을 질책하십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시대의 징표’를 복음으로 읽어내지 않고 세상의 눈으로 읽으면서 그러한 눈으로 세상을 읽고 있는 언론에 의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는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루카 12,58)

 

바르게 행동하라는 엄한 경고입니다.

'징조'를 잘 읽고 행동하라는 말씀입니다.

곧 재판에 붙여지기 전에 화해라하는 말씀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역사의 징조를 읽으셨고, '때가 차자'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오시어 빛을 비추셨습니다.

또한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는 끊임없이 시대의 징조를 읽고 해석하고 응답해 왔습니다.

그것은 특별히 교종들의 <사회회칙>에서 잘 드러납니다.

 

예를 들면,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에 대응하여 레오 13세 교종께서 1891년에 <새로운 사태>라는 회칙을 발표하셨고, 이에 대한 교회의 응답을 촉구하는 비오 11세께서는 1931년에 회칙 <40주년>을 발표하셨습니다.

 

또 요한 23세 교종께서는 <지상의 평화>(1961)에서 냉전시대의 인권을, 바오로 6세께서는 <민족들의 발전>(1967)에서 식민화와 빈부격차와 문화 충돌을 대처하셨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노동하는 인간>(1981)과 <백주년>(1991)에서 '새로운 사태'의 90주년과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사회문제를 재해석하셨고, 베네딕도 16세께서는 <진리안의 사랑>(2009)에서 자본주의 확산과 세계화의 문제점을 지적하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환경을 주제로 한 첫 번째의 회칙인 <찬미받으소서>에서,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왜곡된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대화와 생태 교육을 촉구하셨습니다.

 

이처럼 교회는 끊임없이 '시대의 징조'를 읽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오늘의 사회, 윤리적인 문제에 적용하여 해석하고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종 프란치스코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모든 공동체가 시대의 징표를 주의 깊게 살피도록 권고”(51항)하셨습니다.

그리고 돈이 우상화된 신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물질만능의 물신주의의 병폐와 무관심의 세계화 등을 지적하시면서,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하는 교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난한 교회, 곧 함께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공빈(共貧)의 시대를 여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역시 '이 시대가 징표'를 읽고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라'는 예수님의 촉구에 응답하며, 이 시대의 빛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 할 줄 알면서, ~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루카 12,56)

 

주님!

거짓과 어둠이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세상의 빛이 되게 하소서! 

시대의 징조를 읽어내고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하게 하시고,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밀려나는 이 시대에 가난을 함께 살게 하소서.

말과 혀가 아니라 진리 안에서 행동으로 사랑하게 하시고, 위선자가 되지 않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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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10.21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감사하는 | 작성시간 22.10.21 아멘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0.21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2.10.21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0.21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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