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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0월 23일 연중 제30주일(전교 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0.22|조회수272 목록 댓글 10

▥ 제1독서

<이사야서의 말씀 2,1-5>


1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와 예루살렘에 관하여 환시로 받은 말씀.
2 세월이 흐른 뒤에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리라.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3 수많은 백성들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4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5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 제2독서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 10,9-18>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9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4 그런데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15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16 그러나 모든 사람이 복음에 순종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사야도 “주님, 저희가 전한 말을 누가 믿었습니까?” 하고 말합니다.
17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18 그러나 나는 묻습니다.
그들이 들은 적이 없다는 것입니까?

물론 들었습니다.
“그들의 소리는 온 땅으로, 그들의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 나갔다.”

 

 

✠ 복음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28,16-20>


그때에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오늘은 '민족들의 복음화 주일'입니다.

 

‘전교’ 혹은 ‘복음화’라는 말을 떠올릴 때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곧 ‘전교’ 혹은 ‘복음화’를 교회의 대형화와 거대화처럼 몸집 부풀리기로 알아들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왜냐하면 복음화는 커져가고 중심이 되어가고 힘을 길러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나누어지고 쪼개져서 번져가는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적으로 물리적으로 늘려가는 것만이 아니라 나아가서는 이미 복음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진정한 내면화와 성숙, 신앙의 실천도 포괄적 의미에서 복음화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미 신자가 된 우리 역시 여전히 복음화의 대상이라 할 수 있으며, ‘새 복음화’, ‘자기 복음화’라는 말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이 전파되어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을 이사야의 환시를 통해 보여줍니다.

제2독서에서는 바오로 사도가 복음이 전파되어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들에게 구원이 베풀어질 것을 선포합니다.

복음은 스승을 잃고 슬픔에 빠져 아직도 두려워하고 의심하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새로운 신원과 복음 전파의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절망하고 의심에 떨어져 있는 제자들에게 꾸짖고 책망할 만도 한데, 오히려 새로운 신원과 사명을 주십니다.

그만큼 당신께서는 언제나 제자들보다 더 사랑하시고, 더 믿고, 더 희망하십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항상 우리의 사랑보다 더 크신 우리 주님의 사랑을 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전권 선언'이요, 두 번째 부분은 '전도 명령'이요, 세 번째 부분은 '현존 약속'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고 전권을 선언하십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자신이 지니신 권능으로 가르치시고, 죄를 용서하시고,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부활하신 후 이 모든 권한으로 세상을 통치하심을 선언하십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전권으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면서 새로운 사명과 함께 새로운 신원을 부여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지키게 하여라.”

(마태 28,19-20)

이는 제자들에게 있어 두 가지 의미의 어마어마한 사실이었습니다.

곧 제자들의 새로운 신원과 새로운 사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단지 복음의 선포자로만이 아니라 사람들을 ‘제자로 삼는’ 새로운 신원인 ‘스승’으로의 사명을 주어 파견하십니다.

곧 '모든 민족', 유다민족이나 이방민족이나 우방이나 적국이나 구별 없이 모든 민족에게로 가서,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복음을 선포하라는 새로운 사명입니다.

 

그리고 그 사명, 곧 제자로 삼는 사명을 구체적으로 두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하나는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마태 28,19) 제자로 삼는 일이요, 또 하나는 “주님께서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마태 29,19) 제자로 삼는 일입니다.

 

곧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파견하신 분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일이요, 자신들의 제자가 아니라 파견하신 분의 제자로 삼는 일입니다.

이처럼 말씀을 실행하는 일이 곧 제자가 되고, 동시에 스승이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일을 위해서 당신께서는 언제나 제자들과 동행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

 

이는 ‘항상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신 당신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계시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당신의 동행에 대한 약속이요, 항상 우리와 함께 일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당신이 부여하신 사명을 동행하십니다.

복음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이지,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사실은 ‘복음을 선포하는 일’이 곧 자기 자신을 복음화시키는 일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만약 자신이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자신 역시 복음화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곧 제자되는 길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먼저 참된 제자가 되는 이가 참된 스승이 됩니다.

 

오늘 우리는 '전교주일'인 '민족들의 복음화 주일'을 맞이하여,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하신 말씀 하나를 되새겨 봅니다.

"우리가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복음화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복음화 시켜주기 때문이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마태 28,20)

 

주님!

가르치기에 앞서 먼저 가르침을 배워 익히고 지키는 자 되게 하소서!

당신께 뿌리박고 살아가게 하소서!

무엇을 하더라도 당신과 함께 하게 하시고, 어디에 있더라도 당신께 눈을 떼지 않고 당신께 속한 자 되게 하소서!

당신의 숨결이 되고 당신의 생명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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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감사하는 | 작성시간 22.10.23 아멘
  • 작성자돈보스코 | 작성시간 22.10.23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10.23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0.2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0.23 아멘 이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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