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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1월 4일 금요일 ·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1.03|조회수274 목록 댓글 8

▥ 제1독서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 3,17―4,1>


17 형제 여러분,

다 함께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다른 이들도 눈여겨보십시오.
18 내가 이미 여러분에게 자주 말하였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19 그들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들은 자기네 배를 하느님으로, 자기네 수치를 영광으로 삼으며 이 세상 것만 생각합니다.
20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세주로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합니다.
21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키실 수도 있는 그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4,1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6,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4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의 묵상글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 중의 하나는 우선 ‘돈’이라는 재물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복권을 사들고 일확천금을 꿈꾸기도 하고, 돈을 쫓다가 살인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돈이 주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그러나 돈의 역기능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인간을 파괴시키기도 합니다.

 

사실 재물은 우리에게 선물임과 동시에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약은 집사의 비유'는 재물과 맺는 관계가 하느님과 이웃들과의 관계 맺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해줍니다.

 

사실 주인의 재물을 맡아 관리하던 집사는 관리인으로서의 자신의 신원을 망각하고 관리를 맡긴 분의 뜻을 거역하고, 맡겨진 재물을 자신의 뜻에 따라 쓰고 낭비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이 그를 “집사 일을 그만두게” 하자, 그는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이 ‘원래 있던 자리’와 ‘지금 있는 자리’, 그리고 ‘앞으로 가야 할 자리’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합니다.

“어떻게 하지? ~ 옳지, 이렇게 하자.

~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루카 16,3-4)

 

그는 비록 불의한 관리인이었지만 지혜로운 길을 택했습니다.

그는 잔머리를 굴려 마지막 한 몫을 더 챙기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재물을 나누었습니다.

 

쌓아놓은 재물을 나누고, 움켜쥐었던 것을 내주었습니다.

횡령하고 착복했던 것을 아낌없이 퍼주었습니다.

주인처럼, 아버지처럼 아낌없이 베풀고 나누어줍니다.

 

이 비유는 우리에게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떤 사람이겠느냐?”(루카 12,42)라는 질문을 떠올려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이어지는 부분에서 이 비유를 해설하면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어주겠느냐?”

(루카 16,12)

 

그러니 이 비유는 결코 약삭빠른 청지기의 처신이나 비윤리적인 행위를 칭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의 자녀들도 닥쳐올 일에 대해 민첩하게 대처하건만, 그렇지 못하고 있는 빛의 자녀들의 삶에 대한 경고입니다.

 

사실 자신에게 맡겨진 재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고,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는 신앙의 진실성을 드러내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재물이 지금 우리에게 용서와 화해와 우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 사이에 압박과 침해와 불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가?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루카 16,13)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어떻게 하지? ~ 옳지, 이렇게 하자.”

(루카 16,3-4)

 

주님!

제가 당신께 죄를 지었습니다.

당신 재물과 소유를 횡령했습니다.

제 자신을 마치 저의 것인 양 횡령했습니다.

입으로는 당신을 주님이라 고백하면서도 제 자신을 주인인 양 섬겼습니다.

하오나 주님!

당신이 맡기신 이 몸은 당신의 것이오니, 당신이 저의 주님입니다.

저를 자애심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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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주주 | 작성시간 22.11.0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감사하는 | 작성시간 22.11.04 아멘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1.04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1.04 아멘!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1.04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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