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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1월 5일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1.04|조회수206 목록 댓글 8

▥ 제1독서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 4,10-19>


형제 여러분,
10 여러분이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을 마침내 다시 한번 보여 주었기에,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합니다.
사실 여러분은 줄곧 나를 생각해 주었지만 그것을 보여 줄 기회가 없었던 것입니다.
11 내가 궁핍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12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13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14 그러나 내가 겪는 환난에 여러분이 동참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15 필리피 신자 여러분,
복음 선포를 시작할 무렵 내가 마케도니아를 떠날 때, 여러분 외에는 나와 주고받는 관계에 있는 교회가 하나도 없었음을 여러분도 알고 있습니다.
16 내가 테살로니카에 있을 때에도 여러분은 두어 번 필요한 것을 보내 주었습니다.
17 물론 내가 선물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18 나는 모든 것을 다 받아 넉넉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에파프로디토스 편에 보낸 것을 받아 풍족합니다.
그것은 향기로운 예물이며 하느님 마음에 드는 훌륭한 제물입니다.
19 나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6,9ㄴ-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10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11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12 또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
13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14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
1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 마음을 아신다.
사실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오늘날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교육을 비롯하여 삶의 온 국면이 시장화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교회마저도 시장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돈’이 종교화 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돈’이 우상화 되고 신격화 된 것입니다.

 

이를 교종 프란치스코의 문헌 <복음의 기쁨>에서는 이렇게 갈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우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고대의 금송아지에 대한 숭배가 돈에 대한 물신주의라는, 그리고 참다운 인간적 목적이 없는 비인간적인 경제 독재라는 새롭고도 무자비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55항)

 

그래서 교종께서는 현대 자본주의의 물신숭배 풍토를 강도 높게 질책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으로 모는, 소위 말하는 '돈의 제국'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돈은 악마의 배설물이다.”(바실리오)라고 말씀하시고, “돈을 신처럼 숭상하는 경제제도는 극도로 높은 소비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연을 착취하고 또 착취하려 한다.”(국제민중운동회의, 2014.10.28)고 지적하시며, “사람이 돈을 숭배하면 결국 돈의 노예가 될 것”(이탈리아 협동조합연합회의)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돈에 대한 탐욕의 체계화가 단지 나쁜 것을 넘어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교묘한 독재”(볼리비아 방문)라고 질타하시고, “인간의 생명을 돈과 이윤의 제단에 갖다 바치는 정책을 철폐하고 가난한 자들을 돕는 인간 얼굴을 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추구하라.”(파라과이 방문에서 세계 지도자들에게)고 주문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루카 16,13)

 

그런데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습니다(루카 16,14).

혹 우리의 속마음도 그러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혹 돈에 지배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말입니다.

 

사실 돈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돈을 섬기고 있는 우리의 마음이 문제입니다.

만일 우리의 마음이 돈을 추구하고 있다면, 우리는 주님이신 하느님이 아니라 주님이 주신 선물을 섬기는 우상숭배에 빠진 꼴이 됩니다.

사실 재물을 섬기는 자들은 재물의 노예로 자신을 스스로 옭아맬 뿐입니다.

 

결국 '주님을 섬길 것인지, 우상을 섬길 것인지'는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하느님과 재물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는 이유는 주님은 오직 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돈에 매여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 매여 있는 존재이며, 소유하는 존재이기에 앞서 소유된 존재입니다.

곧 우리 자신을 관리할 뿐 소유할 수 없듯이, 재물도 관리할 뿐 소유할 수 없습니다.

우리 자신도 재물도 모두 그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사실 사람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다.”

(루카 16,15)

 

<오늘의 말 · 샘 기도>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루카 16,13)

 

주님!

당신보다 제 자신과 재물을 앞세우는 일이 없게 하소서

당신보다 당신의 선물을 섬기는 우상숭배에 빠지는 일이 없게 하소서.

소유하는 존재이기에 앞서 소유된 존재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재물도 자신도 관리할 뿐, 결코 소유할 수 없음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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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1.05 아멘 신부님, 좋은 강론 올려주시는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수아 | 작성시간 22.11.0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1.05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11.05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1.06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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