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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1월 11일 금요일 ·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1.11|조회수234 목록 댓글 9

▥ 제1독서
<요한 2서의 말씀 4-9>


선택받은 부인이여,
4 그대의 자녀들 가운데, 우리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계명대로 진리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나는 매우 기뻤습니다.
5 부인, 이제 내가 그대에게 당부합니다.
그러나 내가 그대에게 써 보내는 것은 무슨 새 계명이 아니라 우리가 처음부터 지녀 온 계명입니다. 

곧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6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가 그분의 계명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고, 그 계명은 그대들이 처음부터 들은 대로 그 사랑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7 속이는 자들이 세상으로 많이 나왔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으로 오셨다고 고백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그런 자는 속이는 자며 ‘그리스도의 적’입니다.
8 여러분은 우리가 일하여 이루어 놓은 것을 잃지 않고 충만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살피십시오.
9 그리스도의 가르침 안에 머물러 있지 않고 그것을 벗어나는 자는 아무도 하느님을 모시고 있지 않습니다.
이 가르침 안에 머물러 있는 이라야 아버지도 아드님도 모십니다.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7,26-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6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27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였는데, 홍수가 닥쳐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28 또한 롯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29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30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31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32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33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3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5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6)·37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어제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와 사람의 아들의 날'에 대한 때와 장소와 방식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이어서 오늘은 재림을 맞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듣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의 때에 벌어질 일을 물과 불에 의해 멸망하게 된 구약의 두 사건, 곧 노아(창세 6-7장)와 롯(창세 19장)때와 같을 것임을 말씀하시면서, ‘재림’의 준비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노아와 롯의 시대에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노아 때에 대해서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그저 평범하게 살아갔음을 말하고 있을 뿐, 특별한 죄나 부패를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들은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사랑에 소극적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죄가 아니라 그들이 장차 일어날 일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오직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는 일에만 몰두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가 그들처럼 비록 죄를 짓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인간적인 세속의 삶에 빠져 주님을 알려 하지도, 하느님을 경외하지도, 하느님의 의로움을 구하지도 않고, 타자를 향해 자신을 내놓은 사랑을 실현하지 않으면 멸망을 당하리라는 말씀입니다.

 

마태오복음 25장의 ‘심판의 비유’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들이 사랑하지 않았음이 문제였음을 말해줍니다(마태 25,31-47).

한편 롯의 때에는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불과 유황으로 멸망 당하였습니다.

롯도 노아와 마찬가지로 장차 닥쳐올 재앙을 미리 알고서 소돔을 떠나는 조처를 취하고 구원받을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집안에 있는 세간 곧 소유물에 대한 애착으로 뒤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루카 17,33)  

결국 이 두 이야기는 ‘사람의 아들의 날’을 미리 준비하라는 말씀입니다.

곧 먹고 마심과 자신의 소유와 목숨의 보존에 매이지 말고, 그 때를 준비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의 삶이 어디를 향하고 누구를 향하여 있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곧 죽음을 향하여 있는지 생명을 향하여 있는지를 보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루카 17,37)

 

<오늘의 말 · 샘 기도>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루카 17,33)  

주님!
제 자신이 아니라 당신을 향하여 살게 하소서. 
제 삶이 썩어 부패한 시체의 삶이 되지 않게 하소서.
당신 말씀이 살아 팔딱거리는 생명의 삶이 되게 하소서.
자신의 보존을 향한 죽음의 삶이 아니라 타인을 향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생명의 삶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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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감사하는 | 작성시간 22.11.11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11.11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돈보스코 | 작성시간 22.11.11 아멘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1.11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1.11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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