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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1월 24일 목요일 ·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1.23|조회수247 목록 댓글 9

▥ 제1독서

<요한 묵시록의 말씀 18,1-2.21-23; 19,1-3.9ㄱㄴ>


나 요한은

1 큰 권한을 가진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는데, 그의 광채로 땅이 환해졌습니다.
2 그가 힘찬 소리로 외쳤습니다.
“무너졌다, 무너졌다, 대바빌론이!

바빌론이 마귀들의 거처가 되고 온갖 더러운 영들의 소굴, 온갖 더러운 새들의 소굴, 더럽고 미움받는 온갖 짐승들의 소굴이 되고 말았다.”
21 또 큰 능력을 지닌 한 천사가 맷돌처럼 큰 돌을 들어 바다에 던지며 말하였습니다.
“큰 도성 바빌론이 이처럼 세차게 던져질 터이니 다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22 수금 타는 이들과 노래 부르는 이들, 피리 부는 이들과 나팔 부는 이들의 소리가 다시는 네 안에서 들리지 않고 어떠한 기술을 가진 장인도 다시는 네 안에서 찾아볼 수 없으며 맷돌 소리도 다시는 네 안에서 들리지 않을 것이다.
23 등불의 빛도 다시는 네 안에서 비치지 않고 신랑과 신부의 목소리도 다시는 네 안에서 들리지 않을 것이다.
너의 상인들이 땅의 세력가였기 때문이며 모든 민족들이 너의 마술에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다.”
19,1 그 뒤에 나는 하늘에 있는 많은 무리가 내는 큰 목소리 같은 것을 들었습니다.
“할렐루야! 구원과 영광과 권능은 우리 하느님의 것.
2 과연 그분의 심판은 참되고 의로우시다.
자기 불륜으로 땅을 파멸시킨 대탕녀를 심판하시고 그 손에 묻은 당신 종들의 피를 되갚아 주셨다.”
3 그들이 또 말하였습니다.
“할렐루야! 그 여자가 타는 연기가 영원무궁토록 올라간다.”
9 또 그 천사가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1,20-2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
21 그때에 유다에 있는 이들은 산으로 달아나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나가라.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
22 그때가 바로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이루어지는 징벌의 날이기 때문이다.
23 불행하여라, 그 무렵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
이 땅에 큰 재난이, 이 백성에게 진노가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24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지고 포로가 되어 모든 민족들에게 끌려갈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25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26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8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전례시기의 막바지에 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그날에 벌어질 무시무시한 표징들을 듣습니다.

곧 ‘예루살렘 멸망에 대한 예고’, 곧 종말과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 곧 재림에 대한 표징들입니다.

 

이는 종말, 곧 구원은 올 것이라는 사실과 하느님께서 그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동시에 그때에 그 어떤 시련을 당하더라도 절망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로, 그리스도께서 오실 길을 준비하도록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루카 21,28)

 

이는 종말, 그날이 우주의 파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생활이 새롭게 창조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그날의 대재앙은 단순히 미래를 앗아가는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를 '속량'하신다는 것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줍니다.

 

그래서 떼이야르 드 샤르뎅은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의 종말은 집단적 죽음이나 멸망, 결별이 아니라, 하나의 변형이 될 것입니다.

곧 인간의 종말은 분열과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탄생이 될 것입니다.

곧 대재앙이 아니라, 정신적 역전이 될 것입니다.

정신은 역전하고 다른 영역으로 들어갈 것이며, 세계는 순간적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 안에서의 희열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종말론적인 표현들을 미래의 세상 종말에 대한 지식을 전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삶에 대한 태도를 말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종말론적인 표징들은 우주론적인 표현이라기보다 신학적인 표현으로 알아들어야 할 일입니다.

 

사실 그분은 먼 미래에 오시는 분이 아니라, 이미 오셨고, 세상은 이미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완성의 때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그분을 맞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이를 헨리 나웬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주님은 오십니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 내년이 아니라 올해,

우리의 비침함이 다 지나가고 난 뒤에가 아니라 그 비참함 한가운데로,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이곳으로 주님은 오십니다.”

 

그리스도의 오심은 우리의 삶 안에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통하여 들어옵니다.

곧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질 때, 그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영광과 완성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때'에 결정적으로는 드러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루카 21,28)

 

주님!

새롭게 하소서.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게 하소서.

변형되게 하소서.

당신의 속량을 입게 하소서.

제 삶이 역전되고 당신 승리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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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11.24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1.24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1.24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1.2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2.11.24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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