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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2월 11일 대림 제3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2.10|조회수341 목록 댓글 6

▥ 제1독서
<이사야서의 말씀 35,1-6ㄴ.10>


1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2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레바논의 영광과, 카르멜과 사론의 영화가 그곳에 내려 그들이 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
3 너희는 맥 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4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복수가 들이닥친다, 하느님의 보복이!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5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6 그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10 주님께서 해방시키신 이들만 그리로 돌아오리라.
그들은 환호하며 시온에 들어서리니 끝없는 즐거움이 그들 머리 위에 넘치고 기쁨과 즐거움이 그들과 함께 하여 슬픔과 탄식이 사라지리라.

 


▥ 제2독서
<야고보서의 말씀 5,7-10>


7 형제 여러분, 

주님의 재림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를 보십시오.
그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아 곡식이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립니다.
8 여러분도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주님의 재림이 가까웠습니다.
9 형제 여러분, 

서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래야 심판받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심판자께서 문 앞에 서 계십니다.
10 형제 여러분,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예언자들을 고난과 끈기의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 복음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1,2-11>


그때에 

2 요한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3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7 그들이 떠나가자 예수님께서 요한을 두고 군중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고운 옷을 걸친 자들은 왕궁에 있다.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10 그는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 사람이다.
‘보라, 내가 네 앞에 나의 사자를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1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해가 뜨기 전 먼동이 터오듯, 참 빛이신 아기 예수의 탄생이 가까워지면서 세상에 희망의 동이 터옵니다. 

이토록 보랏빛 동녘 하늘 타오르는, 오늘은 기쁨 주일입니다. 

 

이 기쁨을 오늘 입당송에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도 기쁨을 선포합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이사 35,1-2)  

오늘 우리는 이 기쁨 주일에 핑크빛 옷을 입고서 설레이는 기다림과 고대하는 기쁨으로 벅차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광야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직도 감옥이라는 광야에 갇혀 있습니다.

 

감옥이라는 광야는 목을 내밀고 메시아를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장소입니다.

기다림만으로 온전히 꽉 찬 공간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지금 감옥에서 제자들을 보내어, 예수님께서 과연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인지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마태 11,3)

요한의 이 의구심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이 자신이 선포했던 메시아 상과는 달랐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타작마당에서 곡식을 가려 쭉정이를 불태울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나쁜 나무를 찍는 도끼의 심판이 아니라, 오히려 죄인과 함께 고통당하는 사랑을 말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불의를 징벌하고 정의를 세우는 심판자인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예수님은 죄인을 심판하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죄인을 구하기 위해 용서하였던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은 요한이 알고 기다리고 있었던 메시아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이 다급한 물음에, ‘나는 메시아다’라고 분명한 대답을 주지 않으십니다. 

그렇습니다. 

요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들을 통하여/, 신앙고백에 이르러야 했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마태 11,6)

이는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혼란에 빠지지 않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행복선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예수님의 활동 모습이 자신이 생각했던 메시아의 표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는 복되다는 진복선언입니다. 

 

동시에 이는 의심을 품지 말라는 아주 냉혹한 경고의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자신의 기존 표상과 관념에 따라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리는 질책과 경고의 말씀입니다.

아니 자신 안에서 먼저 자기 관념을 깨부수라는 철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마태 11,4) 이르시면서, ‘보고 들었던’ 내용을 이사야를 인용하여 표현하셨습니다.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마태 11,5)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생명의 길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고 보여주셨습니다. 

 

실로 인간 삶의 길과 하느님 생명의 길은 사뭇 다릅니다.

인간 삶의 길은 먼저 살고 나중에 죽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생명의 길은 먼저 죽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 항상 살기 위해서 애를 쓰며 모든 힘을 다 쏟습니다.

그러다가 모든 힘을 다 탕진하고 애를 쓸 힘이 더 이상 없으면 죽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살려고 옥신각신하다가 하는 수 없이 죽게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길은 먼저 죽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잃은 사람은 살릴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하느님 생명의 길을 따라 자신을 버리면, 진정 행복한 삶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다가 죽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죽고 다음에 살아간다면, 진정 하느님의 생명, 참된 생명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참된 기쁨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기쁨 주일인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선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마태 11,6)

 

주님!

먼저 죽고 나중에 사는 생명의 길을 가게 하소서.

먼저 떨어져 죽고, 나중에 열매 맺게 하소서.

살다가 죽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죽으면서 살아가게 하소서.

살기 위해서 모든 힘을 다 쏟고 난 후에서야 죽지 않고, 죽기 위해서 모든 힘을 다 쏟고 난 후에서야 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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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쉬리* | 작성시간 22.12.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2.12.11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2.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2.11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2.1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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