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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2월 12일 대림 제3주간 월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2.11|조회수313 목록 댓글 10

▥ 제1독서
<민수기의 말씀 24,2-7.15-17>


그 무렵 

2 발라암은 눈을 들어 지파별로 자리 잡은 이스라엘을 보았다.
그때에 하느님의 영이 그에게 내렸다.
3 그리하여 그는 신탁을 선포하였다.
“브오르의 아들 발라암의 말이다.
열린 눈을 가진 사람의 말이며 

4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의 말이다.
전능하신 분의 환시를 보고 쓰러지지만 눈은 뜨이게 된다.
5 야곱아, 너의 천막들이, 이스라엘아, 너의 거처가 어찌 그리 좋으냐!
6 골짜기처럼 뻗어 있고 강가의 동산 같구나.
주님께서 심으신 침향나무 같고 물가의 향백나무 같구나.
7 그의 물통에서는 물이 넘치고 그의 씨는 물을 흠뻑 먹으리라.
그들의 임금은 아각보다 뛰어나고 그들의 왕국은 위세를 떨치리라.”
15 그러고 나서 그는 신탁을 선포하였다.
“브오르의 아들 발라암의 말이다.
열린 눈을 가진 사람의 말이며
16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지식을 아는 이의 말이다.
전능하신 분의 환시를 보고 쓰러지지만 눈은 뜨이게 된다.
17 나는 한 모습을 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나는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가깝지는 않다.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고 이스라엘에게서 왕홀이 일어난다.
그는 모압의 관자놀이를, 셋의 모든 자손의 정수리를 부수리라.”

 


✠ 복음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21,23-27>


23 예수님께서 성전에 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24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묻겠다.
너희가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25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하고 우리에게 말할 것이오.
26 그렇다고 ‘사람에게서 왔다.’ 하자니 군중이 두렵소.
그들이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27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성탄이 곧 다가옵니다. 

이제 열흘 남짓 남았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발라암은 신탁을 통해 선포합니다.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고, 이스라엘에게서 왕홀이 일어난다.”

(민수 24,17)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권한에 대한 논쟁을 전해줍니다.

주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이 주님을 두고 저울질을 합니다.

곧 예수님의 성전정화에 대한 권한을 따집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요?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마태 21,23)

원래 ‘권한’ 혹은 ‘권위’를 말할 때, '권'은 저울을 말한다고 합니다.

저울의 눈금은 어느 것이 딱 들어맞고 어느 것이 딱 들어맞지 않는 것인지를 판가름해 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저울은 ‘하늘’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늘의 저울은 사람의 저울과는 사뭇 다릅니다.

사람의 저울은 물건의 경중을 가려서 판가름해 내지만, 하늘의 저울은 '하늘의 뜻'을 따르고 있는지를 판가름해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이 주님을 두고 저울질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반문하십니다.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마태 21,25) 

그들은 자신들의 대답이 가져올 위험을 생각하며 망설였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모르겠소.” 하고 대답합니다. 

“모르겠소.”라는 이 말마디가 가슴을 쿵 내리칩니다. 

이는 진실하지도 솔직하지도 못하고, 비겁하고 위선적이고, 눈치 보며 회피하는 계산적인 평소의 나의 말마디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둠에 가린 제 마음을 질책하십니다. 

가려진 거짓을 들추시고, 제 오만함을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십니다. 

 

그리고 죄를 일깨워주십니다. 

제가 저 자신의 저울로 예수님을 저울질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는 오늘도 제 자신의 저울로 다른 이들을 저울질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게 합니다. 

 

사실 타인을 저울질 하다가 제 자신이 저울질 당하게 됩니다.

은밀히 감추어진 속내가 드러나게 됩니다.

오만함으로 쌓여 있는 속셈이 들통나게 됩니다.

 

결국 타인을 저울질 하다가 자신이 저울질 당하게 됩니다.

사실 저울질하는 바로 그 순간, 막상 저울에 올려진 이는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가려진 제 자신의 위선의 무게 뿐일 것입니다.

 

그러니 오만함과 자신의 속셈과 거짓과 위선으로 치장하고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제는 저울 위에 타인을 올려놓기보다 자기 자신을 올려놓아야 할 일입니다. 

이제는 남을 저울질하기보다 자신이 주님의 저울인 '아버지의 뜻'에 합당하게 처신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일입니다.

 

오늘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사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의 권한을 따지기보다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을 따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그에게 나의 사랑이 얼마나 필요한지 볼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마태 21,23)

주님!

타인의 권한을 따지기보다 그에 대한 내 사랑의 무게를 따지게 하소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나의 사랑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가리게 하소서.

저울질하는 바로 그 순간 막상 저울에 올려진 이는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가려진 제 자신의 위선의 무게임을 알게 하소서.

저울 위에 타인을 올려놓기보다 저 자신을 올려놓고 오만함으로 쌓여 있는 제 속셈과 거짓과 위선을 들여다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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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쉬리* | 작성시간 22.12.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2.12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2.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2.12.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2.12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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