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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2.13|조회수251 목록 댓글 9

▥ 제1독서
<이사야서의 말씀 45,6ㄴ-8.18.21ㅁ-25>


6 내가 주님이고 다른 이가 없다.
7 나는 빛을 만드는 이요 어둠을 창조하는 이다.
나는 행복을 주는 이요 불행을 일으키는 이다.
나 주님이 이 모든 것을 이룬다.
8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구름아, 의로움을 뿌려라.
땅은 열려 구원이 피어나게, 의로움도 함께 싹트게 하여라.
나 주님이 이것을 창조하였다.
18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하늘을 창조하신 분, 그분께서 하느님이시다.
땅을 빚으시고 땅을 만드신 분, 그분께서 그것을 굳게 세우셨다.
그분께서는 그것을 혼돈으로 창조하지 않으시고 살 수 있는 곳으로 빚어 만드셨다.
내가 주님이다. 

다른 이가 없다.
21 나 주님이 아니냐? 

나밖에는 다른 신이 아무도 없다.
의롭고 구원을 베푸는 하느님,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
22 땅끝들아, 모두 나에게 돌아와 구원을 받아라.
나는 하느님, 다른 이가 없다.
23 내가 나 자신을 두고 맹세한다.
내 입에서 의로운 말이 나갔으니 그 말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정녕 모두 나에게 무릎을 꿇고 입으로 맹세하며 

24 말하리라.
“주님께만 의로움과 권능이 있다.
그분께 격분하는 자들은 모두 그분 앞에 와서 부끄러운 일을 당하리라.
25 이스라엘의 모든 후손들은 주님 안에서 승리와 영예를 얻으리라.”

 


✠ 복음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7,18ㄴ-23>

 

그때에

18 요한은 자기 제자들 가운데에서 두 사람을 불러
19 주님께 보내며,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여쭙게 하였다.
20 그 사람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세례자 요한이 저희를 보내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여쭈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2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질병과 병고와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또 많은 눈먼 이를 볼 수 있게 해 주셨다.
2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23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질문합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루카 7,19)
“오실 분”은 메시아를 가리킵니다(시 118,26; 다니 7,13;9,25-27; 말라 3,1;사도 19,4; 히브 10,37; 묵시 1,8;4,8).

 

그런데 요한의 이 의구심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아마도 그는 감옥에서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전해 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혼란에 빠졌고, 예수님께서 과연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인지 확인하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마도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이 자신이 선포했던 ‘메시아 상’과는 달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요한은 타작마당에서 곡식을 가려 쭉정이를 불태울 심판자인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나쁜 나무를 찍는 도끼의 심판이 아니라, 오히려 죄인과 함께 고통당하는 사랑을 말씀하셨고, 죄인을 심판하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죄인을 구하기 위해 용서하셨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메시아 예수님께 대한 의혹과 혼란에 휩싸였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의 혼란과 의구심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메시아 상’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의 이 다급한 물음, 곧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라는 물음에 예수님께서는 ‘그렇다. 내가 그다’라는 분명한 대답을 주지 않으시고, 예언된 말씀의 실행을 통해, 자신이 “오실 분”임을 증언하십니다.

곧 당신이 손수 하신 일을 이사야서를 인용하여 증언하십니다.

그리하여 당신이 하시는 일을 보고 사람들이 당신이 누구신지를 깨달아 알도록 인도하십니다. 

“눈 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걷고,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듣고, 죽은 이들이 일어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루카 7,22)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루카 7,23)

이는 의심을 품지 말라는 아주 냉혹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또한 예수님을 자신의 기존 표상과 관념에 따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내리는 질책과 경고의 말씀입니다. 

자신 안에서 먼저 자기 관념을 깨부수라는 철퇴입니다. 

 

동시에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혼란에 빠지지 않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행복 선언입니다. 

곧 자신이 생각했던 메시아의 표상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이는 복되다는 진복 선언입니다. 

오늘 우리는 “의심을 품지 않는 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예수님처럼 말씀의 실행을 통해 자신의 신원을 증언하는 일일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루카 7,23)

 

주님!

먼저 죽고 나중에 사는 당신의 생명의 길을 가게 하소서.

살기 위해서 애쓰다가 나중에 모든 힘을 다 쏟고 나서 죽지 않게 하소서.

힘을 다 탕진하고 나중에 하는 수 없어서 죽지 않게 하소서.

살려고 옥신각신 하다가 나중에 애를 쓸 힘이 더 이상 없어서 죽지 않게 하소서.

살다가 죽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죽으면서 살아가게 하소서.

먼저 떨어져 죽고 나중에 열매 맺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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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2.14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감사하는 | 작성시간 22.12.14 아멘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2.14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2.1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stranger | 작성시간 22.12.14 아멘--'--신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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