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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2년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 - 낮 미사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2.12.25|조회수213 목록 댓글 6

▥ 제1독서
<이사야서의 말씀 52,7-10>


7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
“너의 하느님은 임금님이시다.” 하고 시온에게 말하는구나.
8 들어 보아라. 

너의 파수꾼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다 함께 환성을 올린다.
주님께서 시온으로 돌아오심을 그들은 직접 눈으로 본다.
9 예루살렘의 폐허들아, 다 함께 기뻐하며 환성을 올려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예루살렘을 구원하셨다.
10 주님께서 모든 민족들이 보는 앞에서 당신의 거룩한 팔을 걷어붙이시니 땅끝들이 모두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제2독서
<히브리서의 말씀 1,1-6>


1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2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만물의 상속자로 삼으셨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통하여 온 세상을 만들기까지 하셨습니다.
3 아드님은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 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십니다.
그분께서 죄를 깨끗이 없애신 다음, 하늘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4 그분께서는 천사들보다 뛰어난 이름을 상속받으시어, 그만큼 그들보다 위대하게 되셨습니다.
5 하느님께서 천사들 가운데 그 누구에게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또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되리라.” 하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까?
6 또 맏아드님을 저세상에 데리고 들어가실 때에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천사들은 모두 그에게 경배하여라.”

 


✠ 복음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1-18>


1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2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4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8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10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12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13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14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15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쳤다.
“그분은 내가 이렇게 말한 분이시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16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17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18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축하합니다. 우리 주님의 탄생을! 

오늘 입당송에서는 대체 오늘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왜 기쁜지를 이사야 예언서의 9장 5절을 통해 이렇게 들려줍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네.”

(이사 9,5) 

그런데 “한 아기”, “한 아들”이 태어난 일, 그것은 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제1독서와 화담송에서는 그 “한 아기”가 ‘구원자’임을, 제2독서에서는 그 “한 아들”이 ‘하느님의 아들’임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그 “한 아기”, “한 아들”이 그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 말씀’임을 밝혀줍니다.

오늘은 이 “한 아기”, “한 아들”의 탄생일입니다.

곧 예수님의 출산일입니다.

그러니 오늘의 주인공은 당연히 ‘아기 예수님’입니다.

 

그런데 또 한 분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아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아기 예수님의 출산 속에 숨겨진 마리아의 신비’ 두 가지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먼저 질문해 봅니다. 

“마리아는 ‘출산의 진통’을 겪었을까요?, 겪지 안했을까요?”

이에 대해 구약성경은 모순적인 두 가지 예언을 전해줍니다.

곧 ‘고통 없는 메시아 출산’(이사 66,7-8)과 ‘메시아 해산의 고통’(미카 5,1-2)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곧 이사야 예언자는 메시아의 어머니가 해산의 고통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다음과 같이 예언합니다. 
“진통을 겪기 전에 해산하고 산고가 오기 전에 사내아이를 출산한다. 
누가 이런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누가 이런 일을 본 적이 있느냐?”

(이사 66,7)

그런데 미카 예언자는 메시아의 어머니가 ‘해산의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이렇게 예언합니다.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 서 보잘 것 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

... 해산할 여인이 아기를 낳을 때까지 주님은 그들을 내버려 두리라.”

(미카 5,1-2)

여기서 이사야 예언서는 ‘메시아 탄생에 대한 예언’으로, 새로운 창조의 때가 오면 여인이 아이를 낳을 것인데, 새 창조에 속하는 ‘해산의 고통 없이’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에 미카 예언서는 ‘메시아의 어머니에 관해 예언’하면서 ‘해산의 고통’을 겪으리라고 전하는데, 이는 구원의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겪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을 가리키는 ‘메시아 해산의 진통’에 대한 예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전자는 ‘예수님 탄생의 신비’를, 후자는 ‘예수님 죽음의 신비’를 가리킵니다. 
결국 마리아는 베들레헴에서 ‘출산의 고통’을 겪지 않았으며, 대신 갈바리아에서 그 고통을 겪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적적인 ‘출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사실 구약성경의 눈으로 보면, ‘해산의 진통’은 원죄의 결과입니다(창세 3,16).

그러니 ‘원죄 없으신 마리아’께서 ‘해산의 진통이 없는 출산’을 하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이는 “태어난 아기”가 ‘원죄 없으신 분’이신 까닭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정으로 잉태하신 마리아’께서 그리스도를 ‘동정인 채 출산’하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그래서 출산하셨지만 여전히 동정이신 것입니다.

이는 “태어난 아들”이 ‘태우지 않으면서 타오르는 불꽃’(탈출 3,2)으로 ‘자신을 드러내 분의 아들’이신 까닭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신비인지요.

참으로 놀라운 신비입니다.

이에 대해, 2세기의 리옹의 이레네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의 출생과 관련하여, 같은 예언자(이사야)는 다른 곳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진통이 오기 전에, 산고가 오기 전에, 그녀가 사내아이를 낳았다.’(이사 66,7) 

이렇게 예언자는 동정녀로부터 예상치 못한 기적적인 출생을 예고했다.”

(사도적 가르침의 논증, 54)

또 8세기의 다마스커스의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 잉태되신 분께서 잉태한 분을 동정으로 머물도록 지켜주셨듯이, 태어나신 분께서 단지 지나가셨을 뿐 닫아두어 그녀의 동정이 손상되지 않게 하셨다.”

(정통신앙, 4.14)

그러니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은 둘 다 기적이었습니다.

곧 ‘원죄 없으신 잉태’와 ‘동정 잉태’와 ‘진통 없는 출산’과 ‘동정을 잃지 않는 출산’이라는 기적입니다.

이는 단지 기적일 뿐만 아니라 예언의 성취이며, 둘 다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탄생 그 자체가 ‘새로운 창조’의 시작입니다. 

그리하여 사도 바오로가 말했듯이 예수님은 “많은 형제 가운데 맏이”(로마 8,29)가 되십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맏이’라면,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일 뿐 아니라 예수님의 동생인 우리들의 어머니가 되십니다. 

하니, 이 얼마나 복된 날인지요!!

오, 멋진 형인 나의 아기 예수님! 
오늘 인간이 되어 오셨으니, 당신 사랑으로 온 세상을 가득 채우소서! 
이 세상에 평화와 구원을 이루어 기쁨이 차오르게 하시고 당신 영광의 광채를 뒤덮으소서!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

(요한 1,9)

 

주님!

오늘 제가 빛을 입었으니 일어나 빛을 비추게 하소서.

자비를 입었으니 자비를 베풀게 하소서.

생명을 얻었으니 생명을 꽃피게 하소서.

당신께서 내려오시니 저도 따라 내려가게 하소서.

당신께서 비우시니 저도 비우게 하소서.

당신께서 가난해지셨으니 저도 가난해지게 하소서.

참 생명을 받았으니 새 인간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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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2.12.25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성탄 축하드립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2.12.25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12.2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2.12.25 아멘! 감사합니다! 성탄 축하드립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2.12.26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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