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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월 7일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1.07|조회수199 목록 댓글 8

▥ 제1독서
<요한 1서의 말씀 5,14-21>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14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15 우리가 무엇을 청하든지 그분께서 들어 주신다는 것을 알면, 우리가 그분께 청한 것을 받는다는 것도 압니다.
16 누구든지 자기 형제가 죄를 짓는 것을 볼 때에 그것이 죽을죄가 아니면, 그를 위하여 청하십시오.
하느님께서 그에게 생명을 주실 것입니다.
이는 죽을죄가 아닌 죄를 짓는 이들에게 해당됩니다.
죽을죄가 있는데, 그러한 죄 때문에 간구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17 모든 불의는 죄입니다.
그러나 죽을죄가 아닌 것도 있습니다.
18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나신 분께서 그를 지켜 주시어 악마가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합니다.
19 우리는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이고 온 세상은 악마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을 압니다.
20 또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신 것도 압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21 자녀 여러분, 우상을 조심하십시오.

 


✠ 복음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2,1-11>


그때에 

1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2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
3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4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5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6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7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
9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방장이 신랑을 불러 

10 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11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포도주가 없구나.”>


오늘 복음에는 참으로 풍부한 의미들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일 '주님 공현 대축일'을 앞두고, 아기가 결정적으로 구세주로 드러나는 “때”를 드러냅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의 핵심적인 단어는 “때”, 곧 “그리스도의 때”라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등장하는 “때”는 혼인잔치가 벌어진 날입니다.

곧 “사흘째 되는 날”(요한 2,1)입니다.

 

“사흘째 되는 날”(요한 2,1), 이 날은 시나이 계약과 연결됩니다.

곧 주님께서 모세에게 “셋째 날에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시나이 산에 내릴 것이다.”(탈출 19,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영광이 시나이산에서 드러났듯이, 카나의 혼인잔치에서도 ‘예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때’임을 알려줍니다.

동시에 이 날은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사흘”만에 일어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신 사건을 가리킵니다. 

또한 이날은 세례자 요한이 증언한 날로부터는 일곱째 되는 날로서, ‘새 창조’의 날입니다.

요한복음은 “첫 번째 표징”을 통해 예수님의 공생활의 시작을 바로 새로운 인류의 출현으로 알려줍니다. 

두 번째 등장하는 “때”에 대한 암시는 마리아께서 알아채신 “포도주가 다 떨어진 때”(요한 2,3)입니다.

곧 옛 계약이 의미를 상실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곧 새 포도주, 곧 새 사랑이 필요해졌고, ‘새 계약의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마리아께서는 포도주가 다 떨어진 바로 이 사실에서 “그리스도의 때”가 왔음을 보았던 것입니다. 

이는 동시에 혼인잔치 집에 놓여 있었던 “유다인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요한 2,6)가 암시해주는 “때”이기도 합니다.

‘여섯 개의 돌 항아리’는 가혹하고 엄격한 율법주의의 경직성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곧 하느님과의 맺는 관계에 사랑이 결핍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돌 항아리’는 결핍을 나타내는 숫자인 ‘여섯 개’ 이며, 모두 비어 있어서 더 이상 줄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결국 결정적으로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일곱 번째의 항아리’에서 새 포도주가 흘러나와 온 세상을 적셔줄 “때”를 향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등장하는 “때”는 바로 예수님께서 직접 밝히시는 ‘당신의 때’ 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라고 말씀하시면서, “예수님 자신의 때”가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십니다.

 

이는 당신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일을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욕구에 의해서 활동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뜻대로 활동하신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네 번째의 “때”는 과방장이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서 이 “좋은 포도주를 이제까지 보관하고 계셨군요.”(요한 2,10)라고 선포한 “때”입니다.

그러나 이 혼인잔치에서는 과방장이 단지 포도주의 맛을 보았을 뿐, 그 누구도 아직은 포도주를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요한 2,11).
결국 카나에서 드러내신 이 표징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이에게 드러나게 될 ‘예수님의 영광’을 미리 밝혀줍니다.

 

과연 이제 우리가 새 포도주를 마셔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함께 혼인잔치를 거행할 때가 도래한 것입니다.

우리는 곧 “성찬례”에서 이 은혜로운 ‘사랑의 포도주, 새 계약의 포도주’를 마시게 될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거룩한 일인지요!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포도주가 없구나.”

(요한 2,3)

 

주님!

새 포도주가 필요합니다.

제 안에 당신 사랑이 필요합니다.

당신 사랑에 취하게 하소서.

당신이 나의 님, 나의 신랑인 까닭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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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01.07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1.07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01.07 감사합니다.~
    주말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작성자stranger | 작성시간 23.01.07 아멘, 신부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1.07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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