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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1월 22일 설(하느님의 말씀 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1.21|조회수258 목록 댓글 8

<제1독서>
▥ 민수기의 말씀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제2독서>
▥ 야고보서의 말씀 4,13-15

 

사랑하는 여러분,
13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14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15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고, 은혜를 베푸시고,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말합니다.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 축복하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 

...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은혜를 베푸시리라. 

...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평화를 베푸시리라.”

(민수 6,22-26)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주인의 귀환을 깨어 기다리는 종들이 복을 받는다는 말씀(루카 12,35-38)입니다.

사실 루카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위하여 남겨주신 최후의 행위는 ‘축복’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 장면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루카 24,50-51)

그렇습니다. 

우리는 ‘축복받은 존재’입니다. 

하느님의 생명과 자비를 입은 존재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입은 존재입니다. 

나아가 우리 주님께서는 당신 생명을 주시고, 당신 존재를 건네주셨습니다. 

‘복’이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깨닫는 일입니다.

곧 지금도 우리와 ‘동행하시는 주님’을 깨닫는 일입니다.

 

따라서 축복받은 사람이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존재와 자비에 깨어있는 사람입니다.

결국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에 깨어있는 만큼, 꼭 그만큼 축복받은 사람이 됩니다. 

성경에서 ‘축복’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놀라우신 자비를 말합니다.

‘축복’을 뜻하는 히브리어 단어(바르크, 브라크하)는 ‘어떤 것을 선사함’, ‘주어진 선물’, 곧 자비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축복’은 무엇보다도 말씀과 그 말씀의 신비를 통해 표현되고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곧 축복은 ‘말씀’입니다.

그러니 ‘말씀’이 ‘축복’인 것입니다.

 

곧 ‘좋은 말’(εύλογία, benedictio), 좋게 되기를 빌어주는 말이요, 좋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말입니다.

곧 상대를 ‘위하여’ 건네주는 말입니다. 

“설”인 오늘 우리는 서로에게 축복을 빌어 줍니다. 

사실 축복을 빌어주면 빌어주는 이에게 축복이 먼저 옵니다.

왜냐하면 축복을 비는 행위가 이미 ‘축복을 비는 축복’을 입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축복하는 행위’가 곧 축복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축복’을 어떻게 빌어주는가? 

곧 ‘축복기도’는 어떻게 하는가? 

 

이렇게 하면 됩니다.


"주님, 그를 축복해주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축복이 이루어지도록 그가 응답하게 도와주십시오! 
또한 그 축복이 이루어지도록 제가 협조자가 되게 하소서. 

주님, 저도 그를 축복합니다."  

참 묘한 것은 상대를 축복해주는 순간 변화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이미 축복하는 이와 함께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축복하는 이 안에 ‘먼저’ ‘위하는 마음’(호의, 선의)을 북돋으신 것입니다.

 

그러니 축복하는 이가 먼저 축복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축복받은 이가 축복을 주는 이가 됩니다.

 

이처럼 이 소박한 기도인 ‘축복기도’는 우리 안에 그분의 자비가 흘러들게 하고, 그분 존재를 건네받게 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대를 통하여 세상의 모든 이가 복을 받을 것입니다.”(창세 12,3)

다시 한 번, 축복을 빕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받아 누리는 축복’이 한 해 내내토록 차고 넘치길 바랍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오늘 말할 수 없이 소중한 선물인 “축복”을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베풀어진 이 ‘축복’이

일 년 내내 토록 날마다 여러분의 가슴 속을 따뜻하게 지피고

올 한 해를 사는 힘과 용기의 샘이 되게 하소서.

또한 당신께 축복을 받은 이들이

한 해 내내 참된 행복 안에 머물고

이웃에게 사랑과 행복을 나누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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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1.22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3.01.22 아멘. 감사합니다~신부님 새해 설날에 주님의 은총과 축복으로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stranger | 작성시간 23.01.22 아멘, 신부님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1.22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1.22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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