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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2월 5일 연중 제5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2.04|조회수267 목록 댓글 8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 58,7-10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7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8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9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10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 2,1-5

 

1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2 나는 여러분 가운데에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3 사실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또 무척 떨렸습니다.
4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5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5,13-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15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16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오늘 말씀전례는 우리에게 폭탄선언과 같습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예언합니다.

“너의 빛이 새벽처럼 터져나오리라.”

(이사 58,8)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이사 58,10)

 

그리고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합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 5,16)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마태 5,14)

사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1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참으로 당혹스럽게도 ‘우리의 빛’, 더 나아가서 ‘우리가 빛’이라고 선언합니다.

 

곧 ‘우리 안’에 빛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존재가 곧 ‘빛’이라는 선언입니다.

우리가 단지 빛을 들고서 비추는 것도 아니고 빛을 반조해서 비추는 것도 아닌 우리의 빛을 비추는 것이라니, 이 얼마나 놀랍고 영광된 존재입니까? 

그런데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빛의 자녀”(요한 12,36; 에페 5,8)이니 ‘빛의 존재’임에는 틀림없고, 그리고 “세상의 빛”임에도 분명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세상에 타오르는 않고 있는 불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빛은 타올라야 빛이 되는데, 그리고 타오르려면 자신을 태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직 밝게 환히 타오르지 못하고 있는 불이고 맙니다.

소금이 타인 안으로 들어가 녹아야 부패를 막고 맛을 돋우고, 빛은 자신을 태워야 세상을 품고 어둠을 몰아내고 빛을 밝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너희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 함은 세상 안에 살되 세상에 속하지 않는 신원을 말해줍니다.

곧 ‘소금’은 타인 안에서 녹고, 빛은 타인을 품고 비춥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세상 안에 살되 세상의 정신이 아닌 하느님 나라의 정신, 곧 복음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세상의 영혼”(<디오그네투스에게>)으로서의 삶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저 ‘피안의 세상’이 아닌, 바로 이곳의 이 세상에 당신을 내어주시어 빛의 하늘나라를 건설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분명한 것은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장소가 ‘이 세상’이라는 사실입니다.

곧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위해서만 살거나, 세상과 결별하고서 피안의 세계에만 몰두하고 사는 이들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촉구하십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 5,16)

이러한 ‘세상의 빛’에 대해서 제1독서에서는 구체적으로 이렇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이사 58,10)

이러한 착한 행실에 우리의 사명이 있음을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 5,16)

이는 우리의 본질적인 사명이 단지 어둠을 피하거나 막거나 몰아내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서 선을 보호하고 행하고 하늘나라를 건설하는 일꾼이 되는 데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일꾼을 불꽃으로 삼으십니다.’(히브 1,7 참조)

그런데 우리가 이처럼 여전히 세상에서 타오르지 않기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루카 12,49)

이 불은 바로 말씀이요 말씀의 영이신 성령의 불이요, 빛입니다. 

이제 성령을 받은 우리에게서도 말씀의 불꽃이 타올라야 할 일입니다. 

마치 초대교회에서 사도들이 그렇게 성령의 타오르는 불꽃으로 살았듯이 말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코린 2,4)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마태 5,16)

 

주님!

빛이 불타오르게 하소서.

제 안에 심으신 심지에 불을 붙이시고 제 몸을 녹여 빛이 되게 하소서.

어둠을 피하지만 말고 막고 부수게 하소서.

빛을 비추지만 말고 껴안고 이끌게 하소서.

제 행실이 사람들을 비추고 세상이 당신을 찬양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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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2.05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2.05 아멘!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02.05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2.0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2.05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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