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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2월 12일 연중 제6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2.11|조회수282 목록 댓글 7

제1독서
▥ 집회서의 말씀 15,15-20

 

15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16 그분께서 네 앞에 물과 불을 놓으셨으니 손을 뻗어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라.
17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있으니 어느 것이나 바라는 대로 받으리라.
18 참으로 주님의 지혜는 위대하니 그분께서는 능력이 넘치시고 모든 것을 보신다.
19 그분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을 굽어보시고 사람의 행위를 낱낱이 아신다.
20 그분께서는 아무에게도 불경하게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죄를 지으라고 허락하신 적이 없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 2,6-10

 

형제 여러분,

6 성숙한 이들 가운데에서는 우리도 지혜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지혜는 이 세상의 것도 아니고 파멸하게 되어 있는 이 세상 우두머리들의 것도 아닙니다.
7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롭고 또 감추어져 있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8 이 세상 우두머리들은 아무도 그 지혜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9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되었습니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
10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그것들을 바로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5,17-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2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27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29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0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1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3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33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 하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또 들었다.
3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35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36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37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는 “주님의 지혜‘입니다. 

제1독서에서 ‘주님의 지혜’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참으로 주님의 지혜는 위대하니 그분께서는 능력이 넘치시고 모든 것을 보신다.”

(집회 15,18)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주님의 지혜’를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1코린 2,7)로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1코린 2,9)고 말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지혜’는 복음에서 ‘율법의 완성’으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것으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마태 5,17) 

사실 히브리인들은 시나이 율법을 통하여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하느님의 백성, 거룩한(의로운) 백성이 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하느님과 맺었던 십계명은 차차 613항으로 늘어났고, 그들의 삶을 율법으로 옭아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초기부터 안식일법, 정결법, 단식법 등을 통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과 논쟁을 하며 대립되었고, 마치 율법의 거부자 혹은 파괴자로 여겨졌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율법은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게 되도록,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감시자 노릇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온 뒤로 우리는 더 이상 감시자 아래에 있지 않습니다.”

(갈라 3,34-35)

그렇다면 대체 ‘율법의 완성’은 어디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제1독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집회 15,15)

그리고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 계명들 가운데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으로 불릴 것이다.”

(마태 5,19)

이는 율법은 지켜질 때라야 비로소 그 ‘행위’ 안에서 성취된다는 말씀입니다.

곧 알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로만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에게서 ‘율법이 완성’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하는 것이 곧 계명을 주신 분을 사랑하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내 계명을 받아들이고 지키는 사람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요한 14,21)라고 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됩니다.”

(1요한 2,5)

그렇습니다. 

결국 사랑이 율법을 완성합니다.

곧 ‘사랑’이야말로 옛 율법을 완성하는 ‘새로운 의로움’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마태 5,20) 

이 ‘새로운 의로움’을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여섯 가지로 제시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그 중 첫 번째에서 네 번째 의로움에 대한 말씀입니다.

곧 살인, 간음, 이혼, 맹세에 대한 옛 율법을 넘어서는 ‘새로운 의로움’에 대한 말씀입니다.

첫째 의로움에서 ‘살인’에 대한 것으로 외적 행동의 의로움을 넘어서, 죄의 뿌리인 내적 지향의 의로움을 말씀하십니다.

동시에 율법의 본질이 ‘화해’에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마태 5,23-24)

둘째와 셋째 의로움에서도 ‘간음’의 내적 뿌리가 마음에 있음과 이혼이 불륜을 불러오는 뿌리라고 말하면서, 죄를 뿌리에서부터 잘라내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곧 죄를 불러오는 마음의 눈과 손을 잘라버리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네 눈이 맑으면 온몸도 환하다.”

(마태 6,22)

넷째 의로움은 ‘맹세’에 대한 것으로, 예수님께서는 거짓 맹세뿐만 아니라, “아예 맹세하지 마라.”(마태 5,34)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느님만이 자신을 보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진리인 것이 아니라 단지 진리에 응답하는 사람들이기에 “예”할 것은 “예”(ναι ναι)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οû οû)라고 응답하라고 하십니다.

곧 응답하되 맹세가 아니라 행동으로 응답하고, 행동하되 진리 안에서 행동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이렇게 권고합니다.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하십시다.”

(1요한 3,18)
그러니 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은 우리의 응답 곧 원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제1독서의 말씀을 되새겨 봅니다.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집회 15,15)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

(마태 5,19)

주님!

제 안에 새겨진 사랑의 법이 제 행동의 뿌리가 되게 하소서!

제가 행동으로 가르치게 하시고, 가르친 바를 행동으로 파괴하지 않게 하소서!

말이 아니라, 행실로 사랑하게 하시고, 작은 일에도 사랑을 담아 행하게 하소서.

행실로 사랑하되, 진리 안에서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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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쉬리* | 작성시간 23.02.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02.12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2.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2.12 아멘!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2.12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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