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2월 15일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2.15|조회수259 목록 댓글 10

제1독서
▥ 창세기의 말씀 8,6-13.20-22

 

6 사십 일이 지난 뒤에 노아는 자기가 만든 방주의 창을 열고 

7 까마귀를 내보냈다.
까마귀는 밖으로 나가 땅에 물이 마를 때까지 왔다 갔다 하였다.
8 그는 또 물이 땅에서 빠졌는지 보려고 비둘기를 내보냈다.
9 그러나 비둘기는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하고 방주로 노아에게 돌아왔다.
온 땅에 아직도 물이 있었던 것이다.
노아는 손을 내밀어 그것을 잡아 방주 안으로 들여놓았다.
10 그는 이레를 더 기다리다가 다시 그 비둘기를 방주에서 내보냈다.
11 저녁때가 되어 비둘기가 그에게 돌아왔는데, 싱싱한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물고 있었다.
그래서 노아는 땅에서 물이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12 노아는 이레를 더 기다려 그 비둘기를 내보냈다.
그러자 비둘기는 그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13 노아가 육백한 살이 되던 해, 첫째 달 초하룻날에 땅의 물이 말랐다.
노아가 방주 뚜껑을 열고 내다보니 과연 땅바닥이 말라 있었다.
20 노아는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모든 정결한 새들 가운데에서 
번제물을 골라 그 제단 위에서 바쳤다.
21 주님께서 그 향내를 맡으시고 마음속으로 생각하셨다.
‘사람의 마음은 어려서부터 악한 뜻을 품기 마련 내가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이번에 한 것처럼 다시는 어떤 생물도 파멸시키지 않으리라.
22 땅이 있는 한, 씨뿌리기와 거두기,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 낮과 밤이 그치지 않으리라.’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8,22-26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22 벳사이다로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23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24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 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5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무엇이 보이느냐?”>

 

오늘 복음에는 ‘눈먼 이’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눈먼 이’란 어떤 사람인가? 
그냥 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기보다는, 보되 눈이 가려져 있어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이, 곧 어둠에 덮여 빛을 보지 못하는 이입니다.

 

그는 마치 장미꽃을 그 가시로 찔러 상처를 주는 것으로 알 뿐, 그 꽃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 불이 자신을 뜨겁게 태워 상처 입히는 것으로 알 뿐, 주변을 환히 밝혀준다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상처를 볼 뿐, 상처에서 흘러나온 구원을 보지 못하는 이입니다.

 

이처럼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요한 1,5), 그 빛을 보지 못하는 이가 바로 ‘눈먼 이’입니다.

곧 진리이신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한 이가 바로 눈먼 이입니다. 

대체 무엇이 가리고 있는 것일까요? 

어제 복음인 앞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마르 8,18)하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보다’라는 동사는 단순하게 시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깨달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진리를 볼 수 있는 ‘영의 눈’이 필요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세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보는 ‘육안’, 속을 들여다보는 보는 ‘심안’(마음의 눈), 그리고 복음의 빛으로 보는 신앙의 눈인 ‘영안’(영의 눈)입니다.

이 신앙이 깊어가면서 ‘영의 눈’이 밝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편에서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니다.”(시 35,10)라고 노래하고 있듯이, 성령의 인도로 하느님의 신비를 보는 눈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눈먼 이의 두 눈에 당신의 ‘침’을 바르십니다.

이는 ‘귀 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치신 이야기’(마르 7,31-37)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손가락에 ‘침’을 발라 귀먹고 말 더듬는 이의 혀에 대신 것처럼(마르 7,34), 성령의 도유를 말합니다.

곧 영으로 도유되어 치유된 눈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이 보이느냐?”

(마르 8,23).

혹 사람들만 보이나요? 

이제는 ‘육안’으로 사람의 형상만 보지 말고, ‘심안’으로 그 사람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 보고, ‘영안’으로 그 사람 안에서 구원을 펼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우리의 두 눈에 손을 얹어주시기를 청해야 할 일입니다. 

 

겉 형상의 사람만 보지 않고, 그 사람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 볼 줄 알고, 나아가서 그 사람 안에 구원을 펼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풀 한 포기에서도 하느님의 능력을 보며, 그분의 말씀에서 하느님 나라와 사랑을 보는 눈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그분을 보는 눈 말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무엇이 보이느냐?”

(마르 8,23)

 

주님!

제 눈이 상처를 볼 뿐,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구원을 보지 못했습니다.

빛이 어둠을 들통 내도 어둠을 볼 뿐,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오니 이제는 겉 형상만 보지 말고 그 안에 펼쳐지는 구원을 보게 하소서.

당신의 영으로 제 영혼을 도유하소서.

당신의 빛으로 제 눈이 밝아지게 하소서.

하여, 바로 지금 이 자리에 함께 계시는 당신을 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2.15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2.15 아멘!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2.1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02.15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2.15 아멘.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