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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2월 17일 연중 제6주간 금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2.16|조회수397 목록 댓글 7

제1독서
▥ 창세기의 말씀 11,1-9

 

1 온 세상이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낱말들을 쓰고 있었다.
2 사람들이 동쪽에서 이주해 오다가 신아르 지방에서 한 벌판을 만나 거기에 자리 잡고 살았다.
3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 단단히 구워 내자.”
그리하여 그들은 돌 대신 벽돌을 쓰고, 진흙 대신 역청을 쓰게 되었다.
4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날리자.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온 땅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자.”
5 그러자 주님께서 내려오시어 사람들이 세운 성읍과 탑을 보시고 

6 말씀하셨다.
“보라, 저들은 한 겨레이고 모두 같은 말을 쓰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하려는 일의 시작일 뿐, 이제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의 말을 뒤섞어 놓아, 서로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자.”
8 주님께서는 그들을 거기에서 온 땅으로 흩어 버리셨다.
그래서 그들은 그 성읍을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9 그리하여 그곳의 이름을 바벨이라 하였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땅의 말을 뒤섞어 놓으시고, 사람들을 온 땅으로 흩어 버리셨기 때문이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8,34-9.1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38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9,1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면자신을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마르코복음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본다면, 어제 복음까지는 주로 예수님의 정체성을, 오늘 복음에서부터는 예수님을 따르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길, 곧 제자 되는 길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마르 8,34)

이 말씀은 “나를 따르려면”에서, 먼저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기를 원하는 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그러니 이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것이 참된 것인지, 원해야 할 것을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지를 깨닫는 일입니다. 

 

결국 이 말씀은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제시되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먼저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진정으로 예수님 따르기를 원하고 있는가?”

오늘 복음은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 두 가지를 말해줍니다.

곧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려고 하는 이들에게서 드러나는 두 가지의 표시입니다.

그것은 ‘자신을 버리는 일’과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입니다.

 

우선 예수님을 따르려는 이는 집과 가족 곧 소유와 사람들로부터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떠나는 일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지금 ‘자신으로부터 이미 떠났는지’, 적어도 지금 ‘자신을 버리고 있는지’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버린다는 것,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단순히 자신으로부터 떠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릇을 비웠는지보다, 무엇을 채웠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그릇의 정체성을 의미합니다. 

곧 보석을 채우고 있으면 보석그릇이 되는 것이요, 쓰레기를 채우고 있으면 쓰레기통이 되듯이, 자신을 버리고 빛이신 그리스도를 채우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곧 예수님을 받아들여 ‘예수님의 그릇’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나는 진정 예수님을 받아들여 따르고 있는가?

사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비울 수가 없으며, 이미 자신을 비우신 그분에 의해서 비워질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분을 빋이들이고, 그분께 의탁하여 그 길을 가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스스로를 비운다면 그렇게 하고자 하는 자신을 실현하는 꼴이 되겠지만, 그분께 신뢰를 두고 의탁하는 신앙의 행위로 인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는 신앙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짊어질 때, 비로소 구원의 십자가가 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마르 8,34)

주님!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게 하소서!

고통을 피하지도 않으며,

없애버리거나 해결하려 하지도 않으며,

극복하거나 초월하려 하지도 않으며,

타협하거나 무관심하지도 말게 하소서!

고통과 함께 사랑하게 하소서.

고통 속에서 사랑하게 하소서.

고통 가운데 계시는 당신을 통하여 사랑하게 하소서.

죄의 용서를 끌어안고 사랑의 십자가를 품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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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02.17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02.17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2.17 아멘!
  • 작성자stranger | 작성시간 23.02.17 아멘, 신부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2.17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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