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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2월 21일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2.21|조회수263 목록 댓글 10

제1독서
▥ 집회서의 말씀 2,1-11

 

1 얘야, 주님을 섬기러 나아갈 때 너 자신을 시련에 대비시켜라.
2 네 마음을 바로잡고 확고히 다지며 재난이 닥칠 때 허둥대지 마라.
3 주님께 매달려 떨어지지 마라. 

네가 마지막에 번창하리라.
4 너에게 닥친 것은 무엇이나 받아들이고 처지가 바뀌어 비천해지더라도 참고 견뎌라.
5 금은 불로 단련되고 주님께 맞갖은 이들은 비천의 도가니에서 단련된다.
질병과 가난 속에서도 그분을 신뢰하여라.
6 그분을 믿어라, 그분께서 너를 도우시리라.
너의 길을 바로잡고 그분께 희망을 두어라.
7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그분의 자비를 기다려라.
빗나가지 마라. 

넘어질까 두렵다.
8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그분을 믿어라.
너희 상급을 결코 잃지 않으리라.
9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좋은 것들과 영원한 즐거움과 자비를 바라라.
그분의 보상은 기쁨을 곁들인 영원한 선물이다.
10 지난 세대를 살펴보아라.
누가 주님을 믿고서 부끄러운 일을 당한 적이 있느냐?
누가 그분을 경외하면서 지내다가 버림받은 적이 있느냐?
누가 주님께 부르짖는데 소홀히 하신 적이 있느냐?
11 주님께서는 너그럽고 자비하시며 죄를 용서하시고 재난의 때에 구해 주신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9,30-37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30 갈릴래아를 가로질러 갔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31 그분께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35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36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37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 예고에 대한 말씀이고, 뒷부분은 수난과 죽음을 향하여 가는 예수님과는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는 제자들에게 행하신 “가장 큰 사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인가?”에 대해 논쟁을 벌인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마르 9,35) 

이는 ‘첫째’가 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첫째’가 누구인가를 가르쳐줍니다. 

 

나아가, ‘진정한 첫째’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꼴찌’가 되고 ‘종’이 되는 길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꼴찌가 된다는 것’과 ‘종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꼴찌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타인보다 ‘뒤에’ 두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을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두는 사람이요, ‘으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천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단지 자신을 앞세우지 말라고만 하지 않으십니다. 

나아가서, 남 ‘밑에’ 두라고 하십니다. 

 

‘모든 이의 종이 되라’ 하십니다. 

‘종’이 되되, 지체 높은 이들의 종이 아니라 ‘모든 이의 종’이 되라 하십니다. 

곧 미천한 이들의 종도 되라고 하십니다.

‘종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타인보다 아래에 두는 일입니다.

자신을 채우려 하지 않는 사람, 곧 자기 실현을 내려놓은 자요, 오히려 타인의 실현, 곧 주인의 뜻을 실현하는 일을 하는 일이요, 자신이 아니라 주인을 섬기는 일이요, 주인을 위하여 자신을 바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르 9,37)
곧 어린이처럼 무력하고 미천한 이를 받아들여 섬기는 일이 바로 ‘당신을 받아들여 섬기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오늘 복음의 앞부분에서 예고하신 무력한 어린이처럼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게”(마르 9,31) 될 바로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과 연관됩니다.

곧 그렇게 ‘무력한 당신’을 받아들이는 일이 ‘당신을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일이 될 것’(마르 9,37 참조)이고, 바로 그렇게 하는 이가 ‘첫째’가 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나 높아지고 ‘갑’이 되어 지배하고자 하는 이 시대에 ‘을’이 되어 섬기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진정한 첫째’가 되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사실 이는 세속 정신이 다스리는 이 세상에 대한 일종의 반역이요 혁명입니다.

그러나 ‘섬김’이 다스리는 ‘섬김의 나라’에서는 ‘섬기는 이’가 첫째가 될 것입니다.

곧 ‘섬김’은 ‘사랑’이 다스리는 하느님 나라의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마르 9,35)

주님!

자신을 앞세우지도, 위에 두지도 않게 하소서.

이기기보다 질 줄을 알며, 억누르기보다 뒤집어쓸 줄을 알고, 업신여기기보다 존경하게 하소서.

자신을 낮추되 작은이나 무능한 이에게도 낮추고, 타인을 섬기되 낮은 이나 힘없는 이도 섬기게 하소서.

자신을 실현하기보다 자신을 내려놓고,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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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2.21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02.21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stranger | 작성시간 23.02.21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3.02.2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2.21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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