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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2월 24일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2.23|조회수322 목록 댓글 9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 58,1-9ㄴ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목청껏 소리쳐라, 망설이지 마라. 

나팔처럼 네 목소리를 높여라.
내 백성에게 그들의 악행을, 야곱 집안에 그들의 죄악을 알려라.
2 그들은 마치 정의를 실천하고 자기 하느님의 공정을 저버리지 않는 민족인 양 날마다 나를 찾으며 나의 길 알기를 갈망한다.
그들은 나에게 의로운 법규들을 물으며 하느님께 가까이 있기를 갈망한다.
3 ‘저희가 단식하는데 왜 보아 주지 않으십니까?
저희가 고행하는데 왜 알아주지 않으십니까?’
보라, 너희는 너희 단식일에 제 일만 찾고 너희 일꾼들을 다그친다.
4 보라, 너희는 단식한다면서 다투고 싸우며 못된 주먹질이나 하고 있다.
저 높은 곳에 너희 목소리를 들리게 하려거든 지금처럼 단식하여서는 안 된다.
5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단식이냐? 

사람이 고행한다는 날이 이러하냐?
제 머리를 골풀처럼 숙이고 자루옷과 먼지를 깔고 눕는 것이냐?
너는 이것을 단식이라고, 주님이 반기는 날이라고 말하느냐?
6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7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8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9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9,14-15

 

14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오늘 말씀 전례는 ‘참된 단식’에 대한 말씀입니다.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그릇된 단식, 곧 당시의 유대인들의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단식을 질타하면서, ‘참된 단식’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불의한 결박을 풀어주고 멍에 줄을 끌러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사 58,6-7) 

이는 ‘참된 단식’이란 곡기를 끊고 생명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을 살리는 일임을 말해줍니다. 

곧 단식의 참된 정신이 타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에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오늘 입당송에서는 “들으소서.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라고 하고, 화답송에서는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주소서.” 라고 노래합니다. 

사실 단식은 레위기(16,29-3)에 따르면, 잘못을 속죄하고 정결해지기 위해 행하는 것이었고, 예수님께서도 단식을 배척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미 우리가 ‘재의 수요일’ 복음에서 보았듯이, 예수님께서는 단식을 기도와 자선과 함께 경건한 생활의 핵심으로 인정하셨습니다.

단지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단식을 배척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단식을 앞세우던 요한의 제자들이 단식을 하지 않는 예수님께 따졌고, 예수님께서는 단식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마태 9,15)

예수님께서는 ‘단식하지 않는 이유’를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슬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는 당신이 ‘신랑’(묵시 19,6-9)임을 계시합니다. 

 

사실 구약성경 여러 곳에서 하느님을 ‘신랑’으로 계시하고 있고(이사 54,5-6;62,4-5; 호세 2,16-20),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을 ‘신랑’(요한 3,29)이라 불렀으며, 예수님 스스로도 하늘나라를 혼인잔치에 비유하시면서 당신을 ‘신랑’(마태 22,2)으로 비유하셨고,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과 교회 혹은 신자들과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의 관계로 비유하고 있습니다(2고린 11,2; 에페 5,23-32).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단식해야 할 이유’를 이렇게 밝혀주십니다.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마태 9,15)

이는 ‘단식해야 할 이유’와 함께 당신의 수난 예고와 당신이 수난 받는 야훼의 종인 메시아임을 계시합니다. 

곧 오늘날의 우리가 단식을 해야 할 이유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수난에 감사드리며, 다시 오실 신랑이신 예수님을 사랑하여 드리는 단식이 되어야 함을 말해줍니다. 

 

이는 새로운 의미의 단식으로, 결국 단식은 사랑임을 말해줍니다. 

곧 사랑으로 행하는 단식이어야 함을 말해줍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으십니까?”

(마태 9,14)

 

주님!

몸으로는 단식하면서도 마음은 다투고 주먹질하지 않게 하소서.

제 마음 속 부자유의 멍에를 풀고 불의의 결박을 부수소서.

당신의 선물인 생명을 제 것인 양 독식하지 않게 하소서.

생명을 내어놓음으로 생명을 살리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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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2.24 아멘!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2.24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02.24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2.2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2.24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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