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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2월 27일 사순 제1주간 월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2.26|조회수371 목록 댓글 10

제1독서
▥ 레위기의 말씀 19,1-2.11-18


1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일러라.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11 너희는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속여서는 안 된다.
동족끼리 사기해서는 안 된다.
12 너희는 나의 이름으로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너희는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더럽히게 된다. 

나는 주님이다.
13 너희는 이웃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
이웃의 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너희는 품팔이꾼의 품삯을 다음 날 아침까지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
14 너희는 귀먹은 이에게 악담해서는 안 된다.
눈먼 이 앞에 장애물을 놓아서는 안 된다.
너희는 하느님을 경외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15 너희는 재판할 때 불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너희는 가난한 이라고 두둔해서도 안 되고, 세력 있는 이라고 우대해서도 안 된다.
너희 동족을 정의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
16 너희는 중상하러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
너희 이웃의 생명을 걸고 나서서는 안 된다. 

나는 주님이다.
17 너희는 마음속으로 형제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
동족의 잘못을 서슴없이 꾸짖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그 사람 때문에 죄를 짊어지지 않는다.
18 너희는 동포에게 앙갚음하거나 앙심을 품어서는 안 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25,31-4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1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이다.
32 그리고 모든 민족들이 사람의 아들 앞으로 모일 터인데,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가를 것이다.
33 그렇게 하여 양들은 자기 오른쪽에, 염소들은 왼쪽에 세울 것이다.
34 그때에 임금이 자기 오른쪽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35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36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37 그러면 그 의인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신 것을 보고 먹을 것을 드렸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38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고,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39 언제 주님께서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찾아가 뵈었습니까?’
40 그러면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41 그때에 임금은 왼쪽에 있는 자들에게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42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43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이지 않았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병들었을 때와 감옥에 있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
44 그러면 그들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시거나 목마르시거나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또 헐벗으시거나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시중들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45 그때에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46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


오늘 우리는 사순 첫 주간 월요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레위 19,2)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는 성덕으로의 부르심은 나중에 바오로 사도에 의해 “아버지의 뜻”으로 선포됩니다. 

곧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1테살 4,3)

그리고 이 부르심은 오늘 복음에서 ‘자비와 사랑을 실행한 사람’으로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은 최후의 심판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심판의 기준’이 무엇인지 눈여겨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 기준은 신앙이나 종파가 아닙니다.

당시의 유대인들이 믿었던 것처럼, 이스라엘인이냐 이방인이냐도 아니요, 죄를 지었느냐 짓지 않았느냐도 아닙니다.

 

초월적인 신비 체험이나 관상도 아니요, 기적이나 예배도 아닙니다.

교리나 신심도, 신분이나 성공도, 부나 힘도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사랑과 자비의 실천일 뿐입니다.

특별히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마태 25,40)에게 해준 사랑과 자비의 실천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해 준 것이 곧 예수님께 해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를 분명히 말해줍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 25,40)

그렇습니다. 

그분께서는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당신의 ‘형제’라고 부르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해준 것이 당신에게 해준 것이라고 하시고 그들과 당신을 동일시하십니다. 

그래서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이 되고, 하느님을 인간들 사이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마더 데레사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외면하는 버려진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보았다."

이를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요한 4,20)

한편, 이 심판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처벌을 받은 왼편의 사람들이 어떤 큰 범죄나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단지 무관심하고 소극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처벌을 받은 것은 그들이 특별한 죄를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적극적인 사랑을 하지 않은 사실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사랑하지 않음, 곧 자비를 베풀지 않음이 죄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죄짓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하려고 애쓰는 일일 것입니다.

 

사도 야고보는 말합니다.
“좋은 일을 할 줄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곧 죄가 됩니다.”

(야고 4,17) 

그런데 이 심판에는 또 하나의 특이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을 베푼 이든, 베풀지 않는 이든, 그들은 자신들이 행한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이 둘은 정반대의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을 베풀지 않은 이가 자신이 행한 것을 모름은 마치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에서처럼, 자신에게 빠져 타인에게 무관심하여 회개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반면에 사랑을 베푼 이가 자신이 행한 것조차 모름은 이기적인 자신을 떠나서 온전히 이타적인 사랑을 베푼 것임을 말해줍니다.

 

전자는 자신에게 푹 빠져 어둠에 갇혀 눈이 멀어져 버린 경우요, 후자는 자신에게서 빠져나와 자신이 사라지고 빛이 되어버린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마태 25,40)

 

주님!

어느 누구에게나 무관심하지 않게 하소서.

어느 누구든지 하잖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나에게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가 존귀하기에 귀중하게 여길 줄 알게 하소서.

결코 당신의 선물을 보잘 것 없이 여기지는 말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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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2.27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3.02.27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2.2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2.2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2.27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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