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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3월 12일 사순 제3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3.11|조회수282 목록 댓글 8

제1독서
▥ 탈출기의 말씀 17,3-7

 

그 무렵 백성은 

3 목이 말라, 모세에게 불평하며 말하였다.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왔소?
우리와 우리 자식들과 가축들을 목말라 죽게 하려고 그랬소?”
4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 백성에게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제 조금만 있으면 저에게 돌을 던질 것 같습니다.”
5 그러자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의 원로들 가운데 몇 사람을 데리고 백성보다 앞서 나아가거라.
나일 강을 친 너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가거라.
6 이제 내가 저기 호렙의 바위 위에서 네 앞에 서 있겠다.
네가 그 바위를 치면 그곳에서 물이 터져 나와, 백성이 그것을 마시게 될 것이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하였다.
7 그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시비하였다 해서, 그리고 그들이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계시는가, 계시지 않는가?” 하면서 주님을 시험하였다 해서, 그곳의 이름을 마싸와 므리바라 하였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 5,1-2.5-8

 

형제 여러분,
1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2 믿음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서 있는 이 은총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5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6 우리가 아직 나약하던 시절, 그리스도께서는 정해진 때에 불경한 자들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7 의로운 이를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죽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8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4,5-42

 

그때에 

5 예수님께서는 야곱이 자기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시카르라는 사마리아의 한 고을에 이르셨다.
6 그곳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그 우물가에 앉으셨다. 

때는 정오 무렵이었다.
7 마침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왔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하고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고을에 가 있었다.
9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사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 상종하지 않았다.
10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11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두레박도 가지고 계시지 않고 우물도 깊은데, 어디에서 그 생수를 마련하시렵니까?
12 선생님이 저희 조상 야곱보다 더 훌륭한 분이시라는 말씀입니까?
그분께서 저희에게 이 우물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물론 그분의 자녀들과 가축들도 이 우물물을 마셨습니다.”
13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14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15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또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16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이리 함께 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17 그 여자가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는 남편이 없습니다.’ 한 것은 맞는 말이다.
18 너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지만 지금 함께 사는 남자도 남편이 아니니, 너는 바른대로 말하였다.”
19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제 보니 선생님은 예언자시군요.
20 저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네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합니다.”
21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아,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22 너희는 알지도 못하는 분께 예배를 드리지만, 우리는 우리가 아는 분께 예배를 드린다.
구원은 유다인들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23 그러나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
24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25 그 여자가 예수님께, “저는 그리스도라고도 하는 메시아께서 오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분께서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시겠지요.” 하였다.
26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27 바로 그때에 제자들이 돌아와 예수님께서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아무도 “무엇을 찾고 계십니까?”, 또는 “저 여자와 무슨 이야기를 하십니까?” 하고 묻지 않았다.
28 그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고을로 가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29 “제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힌 사람이 있습니다. 

와서 보십시오.
그분이 그리스도가 아니실까요?”
30 그리하여 그들이 고을에서 나와 예수님께 모여 왔다.
31 그러는 동안 제자들은 예수님께 “스승님, 잡수십시오.” 하고 권하였다.
32 그러나 예수님께서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 하시자,
33 제자들은 서로 “누가 스승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리기라도 하였다는 말인가?” 하고 말하였다.
34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35 너희는 ‘아직도 넉 달이 지나야 수확 때가 온다.’ 하고 말하지 않느냐?
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눈을 들어 저 밭들을 보아라.
곡식이 다 익어 수확 때가 되었다. 

이미 

36 수확하는 이가 삯을 받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알곡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리하여 씨 뿌리는 이도 수확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게 되었다.
37 과연 ‘씨 뿌리는 이가 다르고 수확하는 이가 다르다.’는 말이 옳다.
38 나는 너희가 애쓰지 않은 것을 수확하라고 너희를 보냈다.
사실 수고는 다른 이들이 하였는데, 너희가 그 수고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39 그 고을에 사는 많은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그 여자가 “저분은 제가 한 일을 모두 알아맞혔습니다.” 하고 증언하는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40 이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르시기를 청하자, 그분께서는 거기에서 이틀을 머무르셨다.
41 그리하여 더 많은 사람이 그분의 말씀을 듣고 믿게 되었다.
42 그들이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믿는 것은 이제 당신이 한 말 때문이 아니오.
우리가 직접 듣고 이분께서 참으로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알게 되었소.”

 

 

 

 

 

 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의 묵상글

 

<“마실 물을 좀 다오”>


오늘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의 장면을 들었습니다. 

다섯 번이나 결혼하고 여섯 번째 남편과 살고 있지만, 결코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목마름으로 빈 물동이를 들고 우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한 사마리아 여인과 자신을 내어주고 내어주어도 결코 다할 수 없는 사랑의 목마름으로 퍼주는 샘솟는 물을 들고 우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그렇게도 목말랐던 이 여인은 이제 마침내 일곱 번째 남자, 완전한 남자, 완전한 사람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이 목마른 두 영혼의 만남, 이 아름다운 만남은 곧 십자가에 메달리신 예수님과의 만남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사랑과 생명에 대한 목마름으로, 영과 진리에 대한 목마름으로, 여기 ‘양주 올리베타노 수도원’이라는 우물에 물을 기르러 와 있습니다. 

우리의 주님께서 주시는 “샘솟는 물”(요한 4,10)을 마시겠다고 이 ‘거룩한 미사’에 함께 모였습니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만남입니다. 

이제 우리는 지금 바로 “샘솟는 물”(요한 4,10)을 주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진정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목마르다.”(요한 19,28)라고 하셨던 것처럼, 사마리아 여인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 라고 청하면서, 바로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십니다.

 

이 아름다운 만남의 때는 십자가에서처럼 우물가에서도 “정오 무렵이었습니다.”(요한 4,6)

우리에게는 “바로 지금이 그때입니다.”(요한 4,23)

 

바로 이때가 서로 상종하지도 않던 사마리아인과 유대인 사이의 장벽이 무너진 때요, 십자가에서 성전 휘장을 찢으신 때요(마태 27,51), 당신의 말씀과 몸을 쪼개어 오시는 ‘바로 지금’입니다. 

바로 지금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선물이 무엇인지, 또 네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요한 4,10)
이 질문은 목말라하고 있는 우리가 ‘진정 참된 목마름이 무엇인지’, ‘대체 무엇에 목말라해야 하는지’, ‘그것을 채워줄 자가 누구인지’를 깨우쳐줍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첫째 주제’는 하느님의 선물이 무엇이지에 대한 것이요, ‘둘째 주제’는 그 선물을 주신 분이 누구신지에 대한 것입니다. 

‘첫쩨 주제’인 ‘하느님의 선물’은 바로 짧은 복음에서는 “샘솟는 물”(요한 4,10)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선물인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라고 하십니다.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은 하느님 아닌 것에는 그 어떤 것에도 더 이상 목마르지 않으며, 동시에 모든 것을 통하여 하느님만을 만나게 되는 일을 말해주며,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라는 말씀은 자기를 내어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예수님의 목마름이 솟아오름이요, 그 물이 그 사람 안에서 샘물처럼 솟아올라 이웃에게 번져감이요, 우리를 새로운 삶에로 변화시키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시킴을 말해줍니다. 

바로 이 물이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쏟아진 그 물이요(요한 19,34), 예수님으로 말미암은 생명이요, 영이며 진리요, 곧 구원입니다.

 바로 이 물이 제1독서에서 예표된 호렙의 바위에서 터져 나온 그 물입니다(출애 17,6). 

그래서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주셨습니다.”

(로마 5,5)

“이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사랑을 확실히 보여주셨습니다.”

(로마 5,8)

오늘 복음의 ‘둘째 주제’는 ‘예수님의 신원’에 관한 것입니다.

곧 참된 예배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주실 분, 메시아인 그리스도라는 계시입니다(요한 4,25).

 

참된 예배는 장소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드리는가, 그리고 영과 진리로 드리는가의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지금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드릴 때”(요한 4,23)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영이요 진리이신 당신을 통하여 아버지께 참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드리는 이 미사가 십자가에 제헌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드리는 참된 예배입니다. 

그래서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지금의 이 은총을 누리게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과의 평화를 누리게 되었다.’(로마 5,1-2)

이제 이 아름다운 만남의 마지막 장면을 보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만남의 마지막은 신앙고백으로 마무리 됩니다.

 

십자가 아래에서 이방인 백부장이 “이분이야말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6,39)라고 고백했듯이, 이방인으로 취급되었던 사마리아인들이 신앙을 고백합니다.

“이분이야말로 진정 세상의 구원자이십니다.”(요한 4,42)

이처럼 만나는 이를 믿는 일, 그리고 주님으로 고백하는 일, 이토록 아름다운 만남은 없을 것입니다.

이 만남이 바로 오늘 복음의 우물에서의 만남이요, 또한 십자가에서의 만남이요, 바로 이 거룩한 미사에서의 만남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들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남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 부분인 ‘짧은 복음’만을 살펴보았습니다.

‘긴 복음’에서는 제자들과의 대화 부분입니다.

여기에서는 ‘물’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제자들과의 대화인 ‘긴 복음’에서는 ‘빵’(양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곧 예수님께는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 4,34)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우리는 이 거룩한 미사 중에 당신 자신을 “샘솟는 물”(요한 4,10)로 주심에 감사드리며, 그 은총의 삶을 살아야 할 일입니다.

곧 내 안에서 ‘하느님의 선물’이 이루어지는 일, 그래서 하느님 아닌 그 어떤 것에는 목마르지 않는 일, 동시에 모든 일에서 하느님만을 찾는 일, 그리고 하느님이 내 안에서 샘솟게 하는 그 물을 이웃에게 퍼주는 일, 그리하여 이웃들과 함께 “이분이야말로 진정 세상의 구원자이십니다.”(요한 4,42)라고 고백하고, 영과 진리로 아빠 아버지께 참된 예배를 드리는 일을 몸소 실행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요한 4,7)

 

주님!

빈 물동이의 목마름으로 우물에 긷게 하소서.

당신을 만남이 믿는 일, 사랑을 고백하는 일, 그 아름다운 일이 되게 하소서.

십자가의 우물에서 샘솟는 물을 마시게 하소서.

몸을 쪼개는 일, 장벽이 무너지는 일, 그 아름다운 일이 되게 하소서.

제 몸을 부수어 샘솟는 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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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일라이 | 작성시간 23.03.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3.12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3.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stranger | 작성시간 23.03.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3.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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