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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5월 4일 부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5.04|조회수239 목록 댓글 4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 13,13-25

 

13 바오로 일행은 파포스에서 배를 타고 팜필리아의 페르게로 가고, 요한은 그들과 헤어져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14 그들은 페르게에서 더 나아가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에 이르러,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앉았다.
15 율법과 예언서 봉독이 끝나자 회당장들이 그들에게 사람을 보내어, “형제들이여, 백성을 격려할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16 그러자 바오로가 일어나 조용히 하라고 손짓한 다음 이렇게 말하였다.
“이스라엘인 여러분,
그리고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러분, 

내 말을 들어 보십시오.
17 이 이스라엘 백성의 하느님께서는 우리 조상들을 선택하시고, 이집트 땅에서 나그네살이할 때에 그들을 큰 백성으로 키워 주셨으며, 권능의 팔로 그들을 거기에서 데리고 나오셨습니다.
18 그리고 약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그들의 소행을 참아 주시고,
19 가나안 땅에서 일곱 민족을 멸하시어 그 땅을 그들의 상속 재산으로 주셨는데,
20 그때까지 약 사백오십 년이 걸렸습니다.
그 뒤에 사무엘 예언자 때까지 판관들을 세워 주시고,
21 그다음에 그들이 임금을 요구하자, 하느님께서는 벤야민 지파 사람으로서 키스의 아들인 사울을 그들에게 사십 년 동안 임금으로 세워 주셨습니다.
22 그러고 나서 그를 물리치시고 그들에게 다윗을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내가 이사이의 아들 다윗을 찾아냈으니,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나의 뜻을 모두 실천할 것이다.’ 하고 증언해 주셨습니다.
23 이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이스라엘에 보내셨습니다.
24 이분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이스라엘 온 백성에게 회개의 세례를 미리 선포하였습니다.
25 요한은 사명을 다 마칠 무렵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3,16-20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17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8 내가 너희를 모두 가리켜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뽑은 이들을 나는 안다.
그러나 ‘제 빵을 먹던 그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저에게 대들었습니다.’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져야 한다.
19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내가 미리 너희에게 말해 둔다.
일이 일어날 때에 내가 나임을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예수님께서는 최후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다음, 말씀하셨습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요한 13,16-17) 

분명 ‘종’이 주인보다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체가 높은 주인이 지체가 낮은 종을 섬긴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아는 이가 복된 것이 아니라, ‘이것을 알고 실천하는 이’가 복되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섬김의 도’는 ‘실행하는 이’만이 배울 수 있는 ‘도’(깨달음의 길)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가르치시기만 하신 것이 아니라 섬김을 배우는 방법도 가르쳐주셨고, ‘사랑하라’고 ‘용서하라’고 가르치시기만 하신 것이 아니라 그 방법도 가르쳐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 방법은 유일한 단 한 가지 방법입니다. 

그것은 섬기면서 섬김을 배우고, 사랑하면서 사랑을 배우고, 용서하면서 용서를 배우는, 곧 ‘실천을 통해’ 배우는 방법입니다. 

마치 수영을 하지 않고서는 결코 수영을 배울 수 없고, 자전거를 타지 않고서는 결코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수 없듯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 실천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원천은 무엇인가? 

아니 어디로부터 나오는 힘이어야 하는가? 

 

그렇습니다. 

그것은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진정으로 깨달아 알고 그것에 전적으로 승복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종’이라는 사실, 다름 아닌 주님의 소유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 알고, 그것에 대한 전폭적인 승복에 달려 있는 일입니다. 

 

나아가서 ‘파견받은 자’로서의 사명 실천에 달려있는 일입니다.

곧 ‘주인의 뜻’을 깊이 깨달아 알고 ‘실행’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행하면 너희는 행복하다.”(요한 13,16-17)고 하십니다.

선을 알되 행하지 않으면 선이 실현되지 않듯, 실행되지 않은 섬김은 섬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공관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마태 20,28; 마르 10,45)

이토록 주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섬기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실행하라’고 하십니다.

서로에게 “종이 되어라” 하십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신을 “종들의 종”이라고 칭하신 그레고리오 교종은 참으로 본연의 자리를 갈파하신 분이십니다.

이 말은 ‘종들 중의 으뜸’, ‘종들의 대빵’이라는 말이 아니라, ‘종들을 섬기는 종의 종’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앞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면서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요한 13,8)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주님의 섬김을 받은 이들이요, 이미 섬김의 “몫”을 받은 이들입니다. 

결국 진정 섬김을 받은 자만이 진정 섬기게 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먼저 섬기는 이가 섬김을 받고, 먼저 존경하는 이가 존경을 받게 됩니다. 

분명 그럴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요한 13,20)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요한 13,17)

 

<오늘의 말·샘 기도>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요한 13,17)

 

주님!

저희가 서로 발을 씻어주게 하소서.

서로에게 종이 되게 하소서.

서로를 존귀하게 여기게 하소서.

선을 알되 행하지 않으면 선이 아니 듯, 아는 것을 실천하게 하소서.

실천하여 진정 알게 됨이 저의 행복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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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05.04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5.0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5.0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5.04 아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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