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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5월 6일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5.06|조회수276 목록 댓글 9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 13,44-52

 

44 그다음 안식일에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도시 사람들이 거의 다 모여들었다.
45 그 군중을 보고 유다인들은 시기심으로 가득 차 모독하는 말을 하며 바오로의 말을 반박하였다.
46 그러나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담대히 말하였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스스로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
47 사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셨습니다.
‘땅끝까지 구원을 가져다주도록 내가 너를 다른 민족들의 빛으로 세웠다.’”
48 다른 민족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주님의 말씀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정해진 사람들은 모두 믿게 되었다.
49 그리하여 주님의 말씀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다.
50 그러나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섬기는 귀부인들과 그 도시의 유지들을 선동하여,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박해하게 만들고 그 지방에서 그들을 내쫓았다.
51 그들은 발의 먼지를 털어 버리고 나서 이코니온으로 갔다.
52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4,7-1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다음,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 뿐이다.”(요한 13,33)라는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세 번째 반응이 이어집니다.

 

곧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요한 13,36)라는 베드로의 반응과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요한 14,5)라는 토마스의 반응에 이어, 필립보가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요한 14,8) 하고 간청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필립보야,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 내가 ~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도 믿어라.”

(요한 14,9-11)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안다’는 것과 ‘본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의 관계를 밝혀주십니다.

여기서 ‘보다’라는 뜻은 ‘예수님을 보고 그가 누구인지를 안 사람은 하느님을 본 것이며, 하느님을 안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보고서도 보지 못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니 꿰뚫어 깨달아 알아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헤엄쳐 다니면서도 자신이 헤엄쳐 다닐 수 있음이 물이 있었음을 모르듯,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면서도 자신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하늘이 있기 때문임을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숨을 쉬면서도 숨쉬는 줄을 모르듯, 서울에 와 서울을 보고 있으면서도 서울이 어디냐고 묻는 꼴입니다.

곧 지금 ‘와 있는 곳’, 보고 있는 것이 서울임을 모르는 꼴입니다.

거기에는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아버지와 예수님의 하나 됨을 믿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필립보의 무지를 꾸짖으신 후, 참을성 있게 이전의 가르침을 되풀이 하십니다. 

당신이 그들과 함께 보낸 긴 시간을 돌아보게 하십니다. 

 

사실 제자들은 이미 예수님이 아버지 안에 계시고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계시며, 당신이 하신 말씀은 모두 아버지의 말씀(참조:3,34; 8,18.28.38.47; 12,49)이시고, 당신이 하신 일은 모두 아버지께서 하신 일(참조:5,19.36; 9,3-4;10,25.32.37-38)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이 이를 믿지 못했던 것입니다.

결국 믿음이 관건입니다.

곧 ‘믿음으로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믿음의 눈’, 그것은 감각의 기능과 지성의 기능을 통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어떤 만남이 벌어지는 것으로, 존재 자체로 보는 눈입니다.

이를 우리는 관상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무지가 여전히 믿음의 부족에 있음을 밝히시며 말씀하십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요한 14,12)

그러니 당신이 제자들을 떠나더라도 당신이 하신 일, 곧 구원하는 일과 하느님을 세상에 알리는 일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 일은 궁극적으로는 제자들을 통해서 예수님이 하시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하는 일 안에서 당신의 권능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반복하여 강조하시면서, 당신을 믿고 당신께 의탁하면, 당신의 권능으로 다 이루어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주겠다.”

(요한 14,13.14)

 

결국 ‘믿음’이 전능을 가져올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 ‘믿음’ 안에서 당신이 일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주겠다.”

(요한 14,14)

주님!

제가 여전히 이루지 못함은 여전히 죽지 못한 까닭입니다.

당신의 뜻이 아니라, 제 뜻을 이루려 한 까닭입니다.

사랑으로 죽게 하시어, 저의 믿음이 아니라 당신의 믿음을 이루소서!

사실, 제가 이 자리에 아직 남아 있음은 당신께 대한 저의 믿음이 아니라 저에 대한 당신의 믿음 때문입니다.

오늘도 늘 저보다 더 믿으시는 당신의 믿음을 찬미하나이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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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05.06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stranger | 작성시간 23.05.06 아면, 신부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5.0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5.0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5.06 아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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