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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5월 21일 주님 승천 대축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5.21|조회수259 목록 댓글 5

제1독서
▥ 사도행전의 시작 1,1-11

 

1 테오필로스 님,
첫 번째 책에서 저는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처음부터 다 다루었습니다.
2 예수님께서 당신이 뽑으신 사도들에게 성령을 통하여 분부를 내리시고 나서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다 다루었습니다.
3 그분께서는 수난을 받으신 뒤, 당신이 살아 계신 분이심을 여러 가지 증거로 사도들에게 드러내셨습니다.
그러면서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여러 번 나타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4 예수님께서는 사도들과 함께 계실 때에 그들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
6 사도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에 예수님께 물었다.
“주님, 지금이 주님께서 이스라엘에 다시 나라를 일으키실 때입니까?”
7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권한으로 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신 다음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10 예수님께서 올라가시는 동안 그들이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는데, 갑자기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11 이렇게 말하였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제2독서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 1,17-23


형제 여러분, 

1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여러분이 그분을 알게 되고,
18 여러분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빕니다.
19 또 우리 믿는 이들을 위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그분의 강한 능력의 활동으로 알게 되기를 빕니다.
20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능력을 펼치시어,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습니다.
21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과 주권 위에, 그리고 현세만이 아니라 내세에서도 불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22 또한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로 주셨습니다.
23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의 끝 28,16-20

 

그때에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오늘은 주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신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우리에게 하늘나라의 문을 열어주신 날입니다. 

그 누구도 열지 못했던, 아벨의 의로운 피로도, 아브라함의 굳은 믿음으로도, 모세의 열성으로도, 예언자들의 충성으로도, 결코 그 누구도 열 수 없었던,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닫힌 하늘의 문을 그리스도께서 열어주신 날입니다.

오늘 말씀의 전례는 모두 ‘승천’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는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시는 장면인데, 예수님께서 승천하시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제자들에게 흰옷을 입은 사람 둘이 나타나 말합니다.

“왜 하늘만 쳐다보고 서 있느냐?”

(사도 1,11)

하늘, 그것은 지붕이 없는 저 위 어디쯤의 어느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계신 곳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아니 계신 곳이 없이 무소부재하시니, 그 모든 곳이 하늘입니다.

 

특별히 하느님이 내 안에도 계시니, 내 자신이 하늘입니다.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거처이니 말입니다.

 

제2독서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 편에 앉히심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복음은 승천하시어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가지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을 전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는 승천에 대한 이야기가 몇 군데 있습니다.

 

창세기에서는 아담의 6대 후손인 에녹이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하느님께서 데려가셨는데(5,24), 이를 두고 히브리서에서는 에녹은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늘나라로 옮아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1,5).

열왕기 하권에는 예언자 엘리야를 하느님께서 회오리바람에 태워 하늘로 데려 올라가셨고(2,11), 토비트서에서는 라파엘이 하늘로 올라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2,20).

그런데 승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곧 사도신경의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심을 믿나이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하늘”이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듯, “승천”도 물리적인 하늘의 어느 공간에 좌정하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승천”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존재로 어느 한 장소로 있던 예수님께서 이제는 어느 공간에서나 같이 계시는 새로운 모습으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되심을 의미합니다.

 

곧 승천을 통해서 육신의 모습은 사라지셨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오신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심과 동시에 우리에게도 그 영광을 주시려 찾아오심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

이처럼 “승천”은 떠나감이 아니라 오히려 오시어 함께 계심을 말합니다.

그러니 그리스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시요, 벗이요, 동반자이십니다.

 

그러니 영광의 왕이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 이 식탁의 자리에 와 계십니다.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시고 당신의 몸과 피를 먹이십니다.

 

이토록 “주님 승천 대축일”인 오늘은 우리에게 복이 내리는 날이요, 우리가 영광을 입은 날입니다. 

“승천”은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능을 받았다.”(마태 28,18)라고 말씀하셨듯이, 영광스럽게 하늘나라에 들어가시어 모든 것의 주님이 되신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지상 삶의 완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분의 삶은 우리가 단지 기억할 수 있는 과거의 에피소드가 아니라, 현양되신 주님께서는 이제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시며, 항상 우리에게 가까이 현존하심을 의미합니다. 

곧 세상 끝까지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며, 권능을 지니신 주님으로 살아계시고, 당신의 일을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 영광을 모든 민족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마태 28,19-20)

오늘은 홍보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의사소통의 참된 힘은 ‘이웃되기’(제48차 홍보주일 담화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이웃이 될 수 있는가를 답하셨습니다.

곧 어려운 형제를 돌보아주는 것이 이웃이 되는 길임을 밝히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사소통이 고통을 달래주는 향유가 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맛좋은 포도주가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이웃되기’가 바로 오늘 우리가 사는 승천의 삶이 될 것입니다. 

 

곧 땅을 딛고 걷되 하늘을 바라보며 걸으며, 동료와 손을 잡고 걷되 다름 아닌 그분과 함께 걷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에 살되 세상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사는 것이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마태 28,20)

 

주님!

가르치기에 앞서 먼저 가르침을 배워 익히고 지키는 자 되게 하소서!

당신께 뿌리박고 살아가게 하소서!

무엇을 하더라도 당신과 함께 하게 하시고, 어디에 있더라도 당신께 눈을 떼지 않고 당신께 속한 자 되게 하소서!

당신의 숨결이 되고 당신의 생명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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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05.21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손빈Youn | 작성시간 23.05.21 감사합니다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3.05.21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5.2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5.21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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