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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7월 1일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6.30|조회수213 목록 댓글 8

제1독서
▥ 창세기의 말씀 18,1-15

 

그 무렵 

1 주님께서는 마므레의 참나무들 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아브라함은 한창 더운 대낮에 천막 어귀에 앉아 있었다.
2 그가 눈을 들어 보니 자기 앞에 세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그들을 보자 천막 어귀에서 달려 나가 그들을 맞으면서 땅에 엎드려

 3 말하였다.
“나리, 제가 나리 눈에 든다면, 부디 이 종을 그냥 지나치지 마십시오.
4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시어 발을 씻으시고, 이 나무 아래에서 쉬십시오.
5 제가 빵도 조금 가져오겠습니다.
이렇게 이 종의 곁을 지나게 되셨으니, 원기를 돋우신 다음에 길을 떠나십시오.”
그들이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해 주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6 아브라함은 급히 천막으로 들어가 사라에게 말하였다.
“빨리 고운 밀가루 세 스아를 가져다 반죽하여 빵을 구우시오.”
7 그러고서 아브라함이 소 떼가 있는 데로 달려가 살이 부드럽고 좋은 송아지 한 마리를 끌어다가 하인에게 주니, 그가 그것을 서둘러 잡아 요리하였다.
8 아브라함은 엉긴 젖과 우유와 요리한 송아지 고기를 가져다 그들 앞에 차려 놓았다.
그들이 먹는 동안 그는 나무 아래에 서서 그들을 시중들었다.
9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댁의 부인 사라는 어디에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그가 “천막에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러자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내년 이때에 내가 반드시 너에게 돌아올 터인데, 그때에는 너의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
사라는 아브라함의 등 뒤 천막 어귀에서 이 말을 듣고 있었다.
11 아브라함과 사라는 이미 나이 많은 노인들로서, 사라는 여인들에게 있는 일조차 그쳐 있었다.
12 그래서 사라는 속으로 웃으면서 말하였다.
‘이렇게 늙어 버린 나에게 무슨 육정이 일어나랴? 내 주인도 이미 늙은 몸인데.’
13 그러자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사라는 웃으면서, ‘내가 이미 늙었는데, 정말로 아이를 낳을 수 있으랴?’ 하느냐?
14 너무 어려워 주님이 못 할 일이라도 있다는 말이냐?
내가 내년 이맘때에 너에게 돌아올 터인데, 그때에는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
15 사라가 두려운 나머지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하면서 부인하자,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너는 웃었다.”

 


복음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8,5-17

 

5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였다.
6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7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8 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9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10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1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12 그러나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들은 바깥 어둠 속으로 쫓겨나,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종이 나았다.
14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집으로 가셨을 때, 그의 장모가 열병으로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셨다.
15 예수님께서 당신 손을 그 부인의 손에 대시니 열이 가셨다.
그래서 부인은 일어나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16 저녁이 되자 사람들이 마귀 들린 이들을 예수님께 많이 데리고 왔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악령들을 쫓아내시고, 앓는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17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그는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졌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오늘 복음은 앞 장면의 나병환자 치유에 이어, 백인대장의 하인을 고치신 이야기와 베드로의 장모를 고치신 이야기, 그리고 악령 들린 이들과 병자들을 고치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은 백인대장의 한마디의 말만 되새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오늘 날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이 영성체 때에 드리는 신앙고백입니다. 

“주님, 제 안에 당신을 모시기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신성을 접하게 될 때 취하게 되는 두 가지 태도를 보게 됩니다. 

첫 번째 태도는 “주님, 저는 주님을 저의 집에 모실만한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이는 마치 베드로가 예수님을 처음 뵈었을 때,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자신의 비참한 실존을 깨닫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자신이 주님을 집에 모실만한 자격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곧 자신이 율법을 모르는 이방인이라는 것이요, 백인대장의 신분이지만 하인의 병을 어찌할 수 없는 무능력한 이요, 종일 뿐이지 결코 주인이 아니라는 깨달음입니다.

그래서 종인 자신이 감히 주님이신 예수님을 제 집에 모실만한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루카복음의 병행구문에서는 ‘주님 앞에 나서기에도 합당치 못합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는 제 자신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제대 앞에 설 때마다 합당치 못한 제 자신의 모습이 몹시 두렵고 떨리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의 태도는 “주님, 한 말씀만 하시면 제 하인이 낫겠습니다.”라는 의탁과 신앙고백입니다.

이는 마치 베드로가 예수께서 하늘에서 내려온 거룩한 빵이심을 깨달았을 때, “주님, 당신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가지셨는데, 제가 당신을 두고 어디로 가겠습니까?”라고 믿고 의탁하는 것과 같습니다.

곧 그분이 주님이심에 대한 깨달음과 그분의 권능에 대한 의탁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오라’ 하면 오고 ‘가라’ 하면 가고, ‘이렇게 하라’ 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 하면 저렇게 하는 것입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광야에서 ‘낮이건 밤이건 구름만 걷혀 올라가면 길을 떠났고, 구름이 이틀이고 한 달이고 한 해이고 머물러 있으면 떠나지 않았던 것’(민수 9,21-22)처럼 말입니다. 

하오니, 주님!

이제 저도 백인대장처럼,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마태 8,8) 하고 믿음의 간청을 드립니다.

주님의 권능뿐만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믿으며, 특별히 사랑을 성취시키시는 ‘말씀의 권능’을 믿습니다.

저를 ‘먼저’ 믿어주시는 당신의 믿음에 의탁하여, 성모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저도 ‘먼저’ ‘말씀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하오니, 주님! 
저도 말씀을 듣기 전에 ‘먼저’ 믿음으로 듣고,

청하기 전에 ‘먼저’ 믿고 청하게 해주십시오. 

 

오늘 제가 당신의 거룩함 앞에서 제 비참함을 깨닫게 하시고, 
광야에서 당신 백성이 그러했듯이 오로지 당신 말씀에 의탁하여 

가능해 보일지라도 ‘돌아서 가라’ 하면 돌아서 가고,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곧바로 가라’ 하면 곧바로 가게 하소서. 

 

거룩하신 당신이 진정 저의 주님이시오니, 저를 인도하시나이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마태 8,8)

 

주님!

당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게 하소서!

당신이 ‘오라’ 하면 오고, ‘가라’ 하면 가게 하소서!

오로지 당신만을 제 머리 위에 두고 살게 하소서.

당신은 머리 위에 계시되 속박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유를 주시니,

당신께 온전히 속한 자로, 자유를 누리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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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7.0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엘리24 | 작성시간 23.07.01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아멘.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3.07.01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7.0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7.01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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