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7월 2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7.02|조회수390 목록 댓글 10

제1독서
▥ 열왕기 하권의 말씀 4,8-11.14-16ㄴ

 

8 하루는 엘리사가 수넴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에 사는 한 부유한 여자가 엘리사에게 음식을 대접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엘리사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그의 집에 들러 음식을 먹곤 하였다.
9 그 여자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여보, 우리 집에 늘 들르시는 이분은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10 벽을 둘러친 작은 옥상 방을 하나 꾸미고, 침상과 식탁과 의자와 등잔을 놓아 드립시다.
그러면 그분이 우리에게 오실 때마다 그곳에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11 어느 날 엘리사가 거기에 갔다가 그 옥상 방에 들어 쉬게 되었다.
14 엘리사는 종에게 “저 부인에게 무엇을 해 주면 좋을까?” 하고 물었다.
게하지가 “저 부인은 아들이 없는 데다가 남편은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5 그러자 엘리사는 “여자를 불러라.” 하고 일렀다.
종이 여자를 부르니 그 여자가 문간에 섰다.
16 엘리사가 말하였다. 

“내년 이맘때가 되면 부인은 한 아들을 안게 될 것이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 6,3-4.8-11

 

형제 여러분, 

3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가 모두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4 과연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8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9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시어 다시는 돌아가시지 않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죽음은 더 이상 그분 위에 군림하지 못합니다.
10 그분께서 돌아가신 것은 죄와 관련하여 단 한 번 돌아가신 것이고, 그분께서 사시는 것은 하느님을 위하여 사시는 것입니다.
11 이와 같이 여러분 자신도 죄에서는 죽었지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0,37-42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37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8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9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40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41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고,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는 상을 받을 것이다.
4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7월의 첫 주일, 우리는 한 해의 중간에 이르러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마음을 새겨야 할 때입니다.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는 하느님께서 파견한 이를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축복과 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는 예언자 엘리사를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으로 받아들여 숙소를 제공하고 대접한 수넴 여인에게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축복과 자비를 들려줍니다. 

제2독서에서는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이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묻혔으니, 그분과 함께 살게 되리라는 말씀입니다.
 

복음에서는 특히, 예수님께서 파견한 제자들을 받아들이고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들에게는 상이 베풀어지리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히십니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태 10,40)
 

이 말씀은 당신께서 제자들을 단순히 당신의 대리인을 파견하신 것이 아니라, 당신과 한 몸을 이루는 지체로서 ‘당신의 이름으로’ 파견된 것임을 말해줍니다.

곧 당신 안에는 아버지께서 계셔서 당신께서 하시는 일은 아버지의 일을 하는 것과 같이, 당신이 파견한 제자들은 ‘당신의 이름으로’ 당신의 일을 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요,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을 상을 받을 것이요, 당신의 제자를 제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제자가 받을 상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곧 핍박을 당하면서도 섬기는 “작은이들”인 파견 받은 이들에게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에게는 “상”이 베풀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오늘 저희 삶을 돌아보게 하며, 새롭게 살기를 요청합니다.

곧 나는 파견 받은 제자로서 작은이로 살아가고 있는지, 곧 섬기는 이가 아니라 섬김 받기를 좋아하지는 않는지, 또 핍박당하고 거부되는 것을 못 견뎌하고 오히려 상대를 윽박지르고 짓누르지는 않는지, 또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받아들여 대접해주는 신자들의 선의를 마치 정당한 권리인 양 당연히 여기거나 또는 기대하고 즐기고 있지는 않는지, 진정 나는 예수님의 참된 제자인지를 들여다 보게 합니다.
 

오늘 복음의 또 하나의 주제는 당신의 제자 혹은 파견 받은 이가 지녀야 할 태도와 자세입니다.

사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뽑으시고 파견하시면서 당부하신 말씀입니다.

그것은 철저한 ‘버림과 추종’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제자로서 합당하지 못한 태도 두 가지를 말씀하십니다.

“부모나 자녀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마태 10,37)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마태 10,38) 
 

부모나 자녀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라”는 말씀은 가족의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혈연의 자연적 인간적인 사랑(φιλεω)보다 신적인 사랑(αγαπαω)을 앞세우라는 말씀입니다.

곧 그 누구보다 예수님을 앞세워 ‘먼저’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것”으로 자신들이 겪게 될 시련과 치욕을 지는 일입니다.

곧 당시의 십자가는 죄수 중에도 노예죄수나 반란죄를 지은 이의 처형도구였듯이, 대단히 불명예스럽고 치욕적인 죽음까지도 지고 따르는 일입니다.

자신이 훼손되고 손해 보는 것을 감수하고 따르는 일입니다.

 

결국 예수님을 따르는 삶에는 ‘순교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로서 합당한 태도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마태 10,39)
 

이 말씀은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는 이 땅에서의 삶도 기꺼이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명의 상실은 동시에 더 귀한 생명의 얻음이 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반대로, 이 세상에서의 일시적인 가치를 위해 영적이고 영원한 가치를 잃는다면, 결국 자기의 영혼을 잃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응답의 삶을 살아야 할 일입니다.
 

나는 대체 무엇을 앞세워 살아가고 있는지, 대체 무엇을 더 사랑하는지, 하느님인지 나 자신인지, 또 제 십자가는 기꺼이 지는지, 아니면 피하고 있는지, 또 누구의 뜻을 따르고 실현하고자 하는지, 나의 뜻인지, 주님의 뜻인지, 또 내 목숨을 내어놓는지, 아니면 나 자신의 목숨에 연연하고 상처받지 않고 손해 보지 않으려 온갖 안전과 보호 장치를 꾸미고 있는지, 진정 나는 주님을 사랑하고 있고 따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마태 10,40)

 

주님!

아침처럼 어김없이 찾아온 당신을 지나가는 행인처럼 무심히 흘러 보내지 않게 하소서.

반겨 맞아들여 상처받을 줄을 알고, 부둥켜안고 눈물 흘릴 줄을 알게 하소서.

넘어지고 쓰러지신 당신과 함께 아파할 줄을 알고, 더 이상은 당신을 피하지 않게 하소서

찔리고 못 박히신 당신과 함께 거부당할 줄을 알고, 조롱당해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게 하소서.

억울해도 허물을 뒤집어쓸 줄을 알고, 수없이 거부당하면서도 용서할 줄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07.0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07.0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7.02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7.02 아멘!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7.03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