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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7월 19일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7.19|조회수228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탈출기의 말씀 3,1-6.9-12

 

그 무렵 

1 모세는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치고 있었다.
그는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다.
2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3 모세는 ‘내가 가서 이 놀라운 광경을 보아야겠다. 저 떨기가 왜 타 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4 모세가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시고, 떨기 한가운데에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5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6 그분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그러자 모세는 하느님을 뵙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다.
9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에게 다다랐다.
나는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억누르는 모습도 보았다.
10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
11 그러자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
12 하느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이것이 내가 너를 보냈다는 표징이 될 것이다.
네가 이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면, 너희는 이 산 위에서 하느님을 예배할 것이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1,25-27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오늘 복음은 짧지만, 참으로 깊고 아름답습니다.

앞 장면은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드리는 감사와 찬양의 기도요, 뒷 장면은 당신 자신에 대한 계시입니다.

오늘은 두 개의 절로 된 앞 장면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 장면의 예수님의 감사기도는 마치 겟세마니 기도에서처럼, “아버지의 뜻”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겟세마니 기도가 수난의 길을 앞두고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마태 26,42)라는 순명과 의탁의 기도라면, 여기서는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졌습니다.”(마태 11,26)라는 확신에 찬 감사와 찬미의 기도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마태 11,25)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먼저, 아버지께서는 우주의 주권자로서 당신의 뜻을 자유롭게 ‘드러내 보이시기도 하고 감추시는 분’이심을 드러내십니다.

동시에, “감추시고”와 “드러내 보이시고” 라는 표현을 통해서, 영적 진리는 하느님의 주권적인 배려에 의해서만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주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버지의 주권적인 배려에 '감사드리십니다.'
그리고 감사의 이유를 이렇게 고백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마태 11,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졌음을 찬미하고 계십니다. 

아버지의 뜻을 알았기에 찬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뜻이 이루어졌음을 찬미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드린 “감사”(Έξομολο-γουμαί)는 아버지의 뜻에 대한 완전한 인식과 동의를 말합니다.

사실 슬기롭다는 자에게는 드러내시고 철부지에게는 감추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리고 그렇게 되면 당신 사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슬기롭다는 자들이 당신을 알아준다면 굳이 십자가를 지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로 “슬기롭다는 자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는” 아버지의 뜻에 완전한 동의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제 “아버지의 뜻”이 우리 안에서도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눈에 감추어 있더라도 드러나 있더라도,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지기만을 바라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서 일을 이루시는 당신을 찬미하며 감사드려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오늘도 미처 알아듣지도 못한 채 당신의 ‘선하신 뜻’을 부둥켜안고 살아갑니다. 

당신께서는 그 선하신 뜻을 자유롭게 드러내 보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십니다. 

그 드러내신 사랑에서 당신의 얼굴을 뵈오며, 그 감추신 신비에서 당신 심장의 소리를 듣습니다.

하오니, 주님! 
그 안에서 신비를 살게 하시고, 이 모든 것 안에서 저의 믿음과 사랑이 자라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아버지의 선하신 뜻”

(마태 11,26)

 

그렇습니다.

주님!

오늘도 미처 알아듣지도 못한 채 당신의 ‘선하신 뜻’을 부둥켜안고 살아갑니다.

당신께서는 그 선하신 뜻을 자유롭게 드러내 보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십니다.

그 드러내신 사랑에서 당신의 얼굴을 뵈오며, 그 감추신 신비에서 당신 심장의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모든 것 안에서 믿음과 사랑이 자라게 하시고, 그 안에서 신비를 살게 하소서!

당신의 선하신 뜻 그 안에 제가 달려 있으니, 당신 뜻에 응답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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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7.1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감사하는 사람 | 작성시간 23.07.19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7.19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3.07.19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7.19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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