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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7월 26일 수요일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7.26|조회수237 목록 댓글 10

제1독서
▥ 탈출기의 말씀 16,1-5.9-15

 

1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는 엘림을 떠나, 엘림과 시나이 사이에 있는 신 광야에 이르렀다.
그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둘째 달 보름이 되는 날이었다.
2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가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불평하였다.
3 이들에게 이스라엘 자손들이 말하였다.
“아, 우리가 고기 냄비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죽었더라면!
그런데 당신들은 이 무리를 모조리 굶겨 죽이려고,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왔소?”
4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양식을 비처럼 내려 줄 터이니, 백성은 날마다 나가서 그날 먹을 만큼 모아들이게 하여라.
이렇게 하여 나는 이 백성이 나의 지시를 따르는지 따르지 않는지 시험해 보겠다.
5 엿샛날에는, 그날 거두어들인 것으로 음식을 장만해 보면, 날마다 모아들이던 것의 갑절이 될 것이다.”
9 모세가 아론에게 말하였다.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주님께서 너희의 불평을 들으셨으니, 그분 앞으로 가까이 오너라.’ 하고 말하십시오.”
10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말하고 있을 때, 그들이 광야 쪽을 바라보니, 주님의 영광이 구름 속에 나타났다.
11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렇게 이르셨다.
12 “나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에게 이렇게 일러라.
‘너희가 저녁 어스름에는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양식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내가 주 너희 하느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13 그날 저녁에 메추라기 떼가 날아와 진영을 덮었다.
그리고 아침에는 진영 둘레에 이슬이 내렸다.
14 이슬이 걷힌 뒤에 보니, 잘기가 땅에 내린 서리처럼 잔 알갱이들이 광야 위에 깔려 있는 것이었다.
15 이것을 보고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이게 무엇이냐?” 하고 서로 물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3,1-9

 

1 그날 예수님께서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다.
2 그러자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9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마태오복음 13장에서 예수님서는 하늘나라의 대한 일곱 가지의 비유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오늘 우리는 그 첫 번째인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이 비유는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요, 둘째는 뿌려진 씨에 대한 이야기, 곧 열매인 결실에 대한 이야기요, 셋째로는 씨가 뿌려진 땅에 대한 이야기, 곧 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우선 이 이야기는 첫째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로서 밭을 구별하지 않고 씨를 뿌리는 구원의 보편성을 말해주며, 둘째로는 그 씨앗은 열매를 맺고 실현되고 성취된다는 사실을 밝혀주며(이사 55,11), 셋째로는 씨가 뿌려진 밭을 잘 가꾸어야 할 하느님 자녀의 소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의 마지막 구절에서 결론처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마태 13,8) 

그렇다면 분명 나에게도 말씀의 씨앗이 뿌려졌을 터인데, 지금 나에는 몇 배의 열매가 맺혀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내가 좋은 땅인가를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씨앗이 떨어질 때 그 땅이 ‘좋은 땅’이었는지 아니었는지에 따라 열매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씨앗이 뿌려지면 그 땅은 그 씨앗으로 말미암아 좋은 땅이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땅’은 ‘씨앗’과 함께 일구어지기 때문입니다.

곧 씨앗으로 말미암아 밭이 일구어지기 때문입니다.

 

곧 씨앗이 뿌려지기 전의 땅의 상태가 좋은 땅인지 아닌지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씨앗이 뿌려진 후에 땅을 갈고 가꾸는 것에 의해 그 땅의 성질이 결정지어지기 때문입니다.

곧 ‘말씀의 씨를 가꾸는 농사법’은 먼저 밭을 잘 쟁기질 한 다음에 씨가 뿌려진 것이 아니라, 어느 땅이든 상관없이 먼저 씨가 뿌려진 다음에 그 밭이 쟁기질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땅은 씨앗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땅이라 할지라도 쓸모없는 땅인 것입니다.

황무지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니 밭이 거룩한 것이 아니라 씨앗이 거룩하고 씨앗으로 말미암아 밭이 거룩해지게 됩니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밭에 씨앗이 선사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그 씨앗의 존재를, 그 가치를 깨닫는 일입니다.

그리고 베풀어진 씨앗을 맞아들이는 일입니다.

그 씨앗으로 말미암아 변화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마태 13,9) 
그러니 씨앗이 내 안에 뿌려진 채 여전히 묻혀 있지 않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아를르의 체사리오는 말합니다.
“만일 누가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먹지’ 않는다면, (먹지 않고 저장된) 말씀은 만나에 구더기가 끓었듯이 구더기가 끓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땅의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그것은 뿌려진 씨앗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자신 안에 사랑이 부어졌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이요, 뿌려진 씨와 함께 열매를 맺어야 하는 소명을 짊어지는 사람입니다. 

하늘을 쳐다보고 밭에서 일할 줄 알며, 땅의 노래를 하늘과 함께 부르는 사람이요, 하늘의 노래를 땅과 함께 부를 줄 아는 사람입니다. 

 

땅을 매만지며 피땀 흘려 자신의 지문을 새기며 사랑할 줄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요, 그 열매로 자신의 배를 채우기보다 타인에게 내어주는 사람입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 말씀의 씨앗으로 말미암아 저희가 살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마태 13,4)

 

주님!

당신 말씀의 씨앗을 품고 살게 하소서!

씨앗의 모시고 살며, 씨앗을 기르며 살게 하소서.

오늘 제가 당신 말씀의 씨앗으로 말미암아 살게 하시고,

당신 말씀으로 제가 거룩해 지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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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쉬리* | 작성시간 23.07.2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7.2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감사하는 사람 | 작성시간 23.07.26 아멘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7.26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7.26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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