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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7월 27일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7.27|조회수258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탈출기의 말씀 19,1-2.9-11.16-20ㄴ


1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셋째 달 바로 그날, 그들은 시나이 광야에 이르렀다.
2 그들은 르피딤을 떠나 시나이 광야에 이르러 그 광야에 진을 쳤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그곳 산 앞에 진을 쳤다.
9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짙은 구름 속에서 너에게 다가가겠다.
그러면 내가 너와 말하는 것을 백성이 듣고 너를 언제까지나 믿게 될 것이다.”
모세가 백성의 말을 주님께 그대로 전해 드리자,
10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백성에게 가거라.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하게 하고, 옷을 빨아

11 셋째 날을 준비하게 하여라.
바로 이 셋째 날에 온 백성이 보는 앞에서 주님이 시나이 산에 내릴 것이다.”
16 셋째 날 아침, 우렛소리와 함께 번개가 치고 짙은 구름이 산을 덮은 가운데 뿔 나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진영에 있던 백성이 모두 떨었다.
17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모세가 백성을 진영에서 데리고 나오자 그들은 산기슭에 섰다.
18 그때 시나이 산은 온통 연기가 자욱하였다.
주님께서 불 속에서 그 위로 내려오셨기 때문이다.
마치 가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연기가 솟아오르며 산 전체가 심하게 뒤흔들렸다.
19 뿔 나팔 소리가 점점 크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모세가 말씀을 아뢰자, 하느님께서 우렛소리로 대답하셨다.
20 주님께서는 시나이 산 위로, 그 산봉우리로 내려오셨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 모세를 그 산봉우리로 부르셨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3,10-17

 

그때에

10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1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12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13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14 이렇게 하여 이사야의 예언이 저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15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 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16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17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제일 먼저 선포하고 가르치신 것이 “하늘나라가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대한 것을 땅에서 가르치셨으니,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을 일상생활의 낯익은 사물이나 상황으로 예를 들어 쉽게 비유로 설명하셨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지 않고는 ~아무것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마태 13,34)라고 할 정도로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마태 13,10)하고 여쭙자, 먼저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태 13,11) 

참 이상한 일입니다. 

만약 이 말씀대로라면 하느님께서는 군중들에게 하늘나라를 주시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는 말이 됩니다.

정말 그런 것일까요?

 

사실 이 말씀은 '하늘나라'가 신비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하늘나라는 하느님께서 열어 보여주시지 않으면 인간 스스로가 알 수 없는 진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하늘나라의 신비"가 모두에게 가려져 있지는 않다는 말씀입니다.

곧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그 '신비'를 아는 일이 허락되어 있고, 반면에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허락되어 있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하늘나라의 은혜를 베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그 은혜를 거역하기에 허락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마태 13,12)

이는 마치 불공평한 처사처럼 여겨집니다.

‘가진 것을 나누어 아무도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사도 4,34)는 초대교회의 모습에 견주어보아도 너무도 빗나간 처사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불공평한 처사를 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똑같이 하늘나라를 가르쳐 주고 기적을 보여주시지만, 그들 스스로가 받아들이는 자는 더 받아들여 넉넉하게 되고,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마치 탤런트의 비유에서 말씀하신 것처럼(마태 25,28-29 참조),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에 되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를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통해 밝히십니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마태 13,14-15; 이사 6,9-10) 

위의 두 번째 문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주어가 “그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그들을 고쳐주시기를 원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로 자신들의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그것은 그들이 스스로 원하지 않고 거부한 완고함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파라오에게 완고한 마음을 주신 것(탈출 4,21)이 이집트인들에게 당신이 ‘하느님임을 알게 하시기 위함’이셨듯이(탈출 14,4.18),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하느님 백성의 눈과 귀를 닫는 것은 ‘진정한 하느님을 알게 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받아들인 제자들에게 선언하십니다.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마태 13,16)

이는 이미 온 ‘하늘나라’를 믿음으로 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말씀입니다. 

‘하늘나라가 이미 왔다’는 것을 듣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미 이 땅에서 하늘나라를 믿고 있으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태 13,13)

 

주님!

믿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주시어 하늘나라의 신비를 제 눈이 볼 수 있고, 제 귀가 들을 수 있게 하소서.

오늘도 도처에, 그리고 제 안에 벌어진 당신 사랑을 찬양하나이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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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감사하는 사람 | 작성시간 23.07.27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7.2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안나쌤 | 작성시간 23.07.27 아멘!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7.2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박 세시리아 | 작성시간 23.07.27 예수님 말씀을 알아들을수 있도록 신부님 글을 대할 수 있어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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