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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3년 8월 8일 화요일 ·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3.08.07|조회수346 목록 댓글 8

제1독서
▥ 민수기의 말씀 12,1-13

 

그 무렵 

1 모세가 에티오피아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미르얌과 아론은 모세가 아내로 맞아들인 그 에티오피아 여자 때문에 모세를 비방하였다.
2 그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모세를 통해서만 말씀하셨느냐?
우리를 통해서도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주님께서 이 말을 들으셨다.
3 그런데 모세라는 사람은 매우 겸손하였다.
땅 위에 사는 어떤 사람보다도 겸손하였다.
4 주님께서 갑자기 모세와 아론과 미르얌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셋은 만남의 천막으로 나오너라.” 

그들 셋이 나오자,
5 주님께서 구름 기둥 속에 내려오시어 천막 어귀에 서시고, 아론과 미르얌을 부르셨다.
그 둘이 나와 서자 

6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 말을 들어라.
너희 가운데에 예언자가 있으면 나 주님이 환시 속에서 나 자신을 그에게 알리고 꿈속에서 그에게 말할 것이다.
7 나의 종 모세는 다르다. 

그는 나의 온 집안을 충실히 맡고 있는 사람이다.
8 나는 입과 입을 마주하여 그와 말하고, 환시나 수수께끼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주님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그런데 너희는 어찌하여 두려움도 없이 나의 종 모세를 비방하느냐?”
9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진노하시며 떠나가셨다.
10 구름이 천막 위에서 물러가자, 미르얌이 악성 피부병에 걸려 눈처럼 하얗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아론이 몸을 돌려 미르얌을 보자, 과연 그 여자는 악성 피부병에 걸려 있었다.
11 아론이 모세에게 말하였다.
“아, 나의 주인님,
우리가 어리석게 행동하여 저지른 죄의 값을 우리에게 지우지 마십시오.
12 미르얌을, 살이 반은 뭉그러진 채 모태에서 죽어 나온 아이처럼 저렇게 놓아두지 말아 주십시오.”
13 그러자 모세가 주님께 “하느님, 제발 미르얌을 고쳐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4,22-36

 

군중이 배불리 먹은 다음, 

22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23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24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25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26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27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28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29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30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31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32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33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34 그들은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다.
35 그러자 그곳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보고 그 주변 모든 지방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병든 이들을 모두 그분께 데려왔다.
36 그리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호수’ 위를 걸으십니다.

 

이는 홍해바다를 가르고 당신 백성을 구해내면서 당신께서 주 야훼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셨던 것처럼, 당신께서 바다의 어둠을 누르는 권능을 지니신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줍니다.

또 욥기에서도 하느님을 “바다의 물결을 밟으시는 이”(욥 9,8)로 드러내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물 위를 걸으시는 권위 있는 행동으로 당신이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시는 동시에, 하느님이심을 직접 선언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태 14,27) 

“나는 있는 나다.”(탈출 3,14)하시며 야훼 하느님께서 현현하셨듯이, 예수님께서도 “나다.” 하시면서 구원하는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십니다.

곧 당신께서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게 하시는 살아계신 구원자이심을 드러내십니다. 

오늘도 우리는 ‘교회’라는 배를 타고 풍랑이 이는 바다를 건너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교회’라는 배를 타고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저절로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것은 아닙니다.

성령의 돛을 올리고 맞바람과 풍랑을 헤치며 항해를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께서 우리를 무사히 건네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 주님이시요, 우리가 탄 배의 ‘키잡이’시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오너라!”(마태 14,29)라는 주님의 말씀에 주저 없이 안전한 배에서 내려 파도가 이는 물 위를 걸어가는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두려움에 휩싸여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그를 떠받쳐주던 물이 이제는 그를 삼켜버리는 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안전한 배로 되돌아가지는 않습니다. 

동료들에게 구명대를 던져달라고도 하지도 않습니다. 

바로 그 순간 눈은 들어 다시 주님이신 예수님께 향하고 소리 질렀습니다.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마태 11,26) 

 

그는 오로지 주님께만 희망을 두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손을 내밀어 그의 믿음을 붙들어주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마태 11,31)

그렇습니다. 

신앙의 길은 주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을 통해서 가능해집니다.

 

그러기에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풍랑이 이는 길을 떠나야 하고, 물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순종함으로써 신앙의 도약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의 진정한 변화는 하느님에 대해 알게 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복종할 때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 회퍼 목사님은 말합니다. 
“신앙이란 순종이 있을 때에만 참이다.

 순종할 때에만 비로소 신앙은 신앙이 된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주님, ~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마태 14,28)

 

주님!

배안에 머물러 있기만을 고집하지 말게 하소서.

풍랑이 위협할지라도 믿음의 구명대를 입고 물 위를 걷게 하소서.

삼킬 것 같은 풍랑이 오히려 저를 떠받들게 하시고, 넘어뜨릴 것 같은 거센 바람이 오히려 저를 이끌게 하소서.

물 위를 걸어오라고 하신 당신이 바로 ‘저의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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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8.08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3.08.08 Amen.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3.08.08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08.08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08.08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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